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2 - 털보 과학관장과 함께라면 온 세상이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2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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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되길 원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먼저, 문학책을 손에 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 이정모 관장은 몸소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따분한 과학자라는 인상을 떨쳐 버리고 재미난 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학계의 커뮤티터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과학계 행정가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과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을 지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친근하게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며 지금도 새벽4시에 일어나 꾸준히 집필활동과 독서에 매진하고 있는 보기 드문 과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

 

심지어 그가 추천하는 과학책들이 과학계의 베스트셀러로 등장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나는 만큼 출간되는 책들의 추천사도 거절하지 않고 원고 마감일라는 압박감도 즐기면서 왕성하게 집필활동도 하고 있다. 꾸준함과 도전 정신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간혹 정치적인 발언으로 호불호가 갈린다는 독자들의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야 누가 뭐라고 말할 수 있으랴.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이지 저자에게 손가락질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2 』를 읽어 보시면 알겠지만, 꽤 다양한 분야에서 저자가 보고 듣고 판단한 내용들을 맛깔나게 쓴 칼럼에 담았고, 칼럼들을 정선하여 책으로 출간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에 따른 심리적 피로감이 커지고 실제적으로 관련 업무들이 폭증하면서 차일피일 독서를 피하다시피 했던 일상에서 3월을 맞이하여 새롭게 마음을 다지면서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아래는 책을 읽다가 호기심으로 메모해 둔 부분을 다시 옮겨 본다.

 

1.

 

오이를 먹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오이에는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쓴맛을 내는 성분이 들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7번 염색체에 있는 TAS2R38 유전자가 잘 발현되는 사람은 오이에서 쓴맛을 강하게 느낀다.

 

초등학교 선생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급식에서 오이 남긴다고 야단치지 마시라. 안 먹는게 아니라 못 먹는다! (90~91)

 

2.

 

외골격 장치는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것이다. 장애와 노화로 생긴 동작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고 여성이 진출할 수 없던 노동의 장벽을 철폐할 것이다. 실제로 BMW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상체 외골격 장치를 장착하고 일을 한다. 이때 필요한 힘은 자신의 근육이 아니라 외골격 장치에서 온다. (94)

 

3.

 

테라로사는 이탈리아어다. 석회암이 풍화되면서 생긴 붉은(ross), 흙(terra) 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상당 부분이 고생대 때는 바다 밑이었다. 그래서 탄산칼슘 성분이 풍부한 석회암이 많다. 석회암의 탄산칼슘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오고 철과 알루미늄이 흙 안에 남으면서 생긴 붉은 점토 지대를 테라로사라고 한다. 강릉에는 테라로사는 유명한 카페가 있다. (127)

 

4.

 

전 세계 76개 나라에서 3만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별(star) 벌레(bugs) 라는 뜻이 아니라 소설『모비 딕』의 일등 항행사 스타벅(Starbuck)에서 따온 이름이다.(199)

 

5.

 

웬만한 나라치고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다. 자연사박물관은 멸종을 연구하는 곳이다. 우리 인류가 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이 늦어지는 까닭은 그곳을 단순한 전시관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연사를 연구하는 곳이어야 하며 전시는 부차적인 기능이다.(203)

 

6.

 

사서는 책을 빌려주고 받은 책을 닦아서 서가에 꽂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서는 책과 독자를 연결해주는 지식 큐레이터다. 근사한 현대식 도서관 건물에 수만 권의 책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그걸 다 읽을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게 맞는 책을 찾아 권해주고 내 독서 인생을 이끌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들이 바로 사서다. 사서야말로 도서관의 핵심역량이자 생명이다.(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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