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회식 때문에 늦게 온 그날 나는 아이들과 잠자리에 누웠고 양팔에 아들 딸을 안고 누웠다.
물론 엄마가 없어서 (아쉬운대로)아빠 품에 들어 온 아이들이지만...
목욕을 해서 살냄새 좋은 아이들이 양쪽에서 재잘재잘 내 귀를 간지럽혔다. 내 품으로 아이들을 감싸고 있으니 의젓한 아빠 같아서 뿌듯했고 아이들과 많이 친해진 것 같아 기쁘기도 했다.

"아빠 이야기 해줘"
"응? 어떤 이야기?(갑자기 생각 안나..) 산아 노래 불러줄까?"
"어, 노래 불러줘(^^)"
"산토끼 토끼야 어디로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데로 가느냐. 헤헤헤"
"또 불러줘!"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됐지?"
"또 불러줘~"
.......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동요가 바닥이 났다. 그래도 아빠 쥬크 박스에서 노래 나오기만 기다리는 아이들을 실망시킬 순 없었다. 아 쟁반노래방 좀 자세히 봐둘껄....
"뜨음북 뜸북 뜸북새 노온에서 울고~ 뻐어꾹 뻐꾹 뻐국새 숲에서 울지(?) 우리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됐지? 자자(빨리 자고 싶어졌다;;)"
"또 불러줘~"
"........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 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아악! 가사를 모르겠어~~) 산아, 다야 이거 말고 다른 거 불러줄게~"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사~아는 어릴적 내치인구~ 푸른파도 마쉬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아~~~~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갈매기 나래 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젋은 나알~ 뛰는 가슴안고 수평선 까지 다~알려 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 여어어엉 일만 친구야~~~. 또 불러줄까?"
그 새 아이들은 자고 있었다. 노래가 지겨워 잠이 들었나?  동요 레파토리를 좀 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잠이 들었는데 그날 기억은 안나지만 좋은 꿈을 꾼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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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8-18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빠 쥬크박스, 이거 동요책 이름으로 딱이겠어요. 차좋아 님 같은 고민으로 동요책 찾는 분들 많을 테니.
아이들이 목욕한 다음에 풍기는 살 냄새 - 아, 눈물날 것 같이 좋은 그런 냄새.

차좋아 2011-08-18 12:53   좋아요 0 | URL
동요를 그렇게 모르는지 새삼 알았다니깐요 ㅎㅎㅎㅎ

pjy 2011-08-1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쟁반노래방~~ 저도 요새 그생각 많이 납니다^^; 조카병 초기인데도 이러니 아빠는 얼마나 더 힘드시겠습니까ㅋ

차좋아 2011-08-18 18:10   좋아요 0 | URL
다른 아빠들 사정을 모르니 잘은 모르겠지만 저는 매우 편한 축이지 싶어요. 아마 조카병에 걸리신 pjy님이 더 힘들지도 몰라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1-08-1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노래도 있어요, 차좋아님.

토실토실 아기돼지 밥달라고 꿀꿀꿀 엄마돼지 오냐 오냐 알았다고 꿀꿀꿀
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꿀

꿀꿀꿀꿀은 아기들 잠들때까지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하하핫.

차좋아 2011-08-18 18:13   좋아요 0 | URL
꿀꿀꿀꿀꿀 다음은 다락방님도 모르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동요가 그렇다니깐요 어려워요 어려워~~~ ㅎㅎㅎ

웽스북스 2011-08-1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교 때 걸어다니는 동요집이었습니다 :)

차좋아 2011-08-18 23: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초등학교 때 동요 부르는 어린이가 있긴 있군요. 저는 주로 가요를 불렀지요. 유치원때부터 가요를 들었어요 구창모의 희나리 나미의 빙글빙글.ㅋㅋㅋ

지금도 동요 부르지요? ㅎㅎ

웽스북스 2011-08-19 09:42   좋아요 0 | URL
우리반 동요선생님이었어요! 2교시 끝나고 한곡씩 가르치는. ㅋㅋㅋ

지금은, 모든 노래를 동요처럼 부르지요 -_-

차좋아 2011-08-19 12:02   좋아요 0 | URL
오호~~ 제가 찾던 귀인이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이야 ㅎㅎㅎ
저도 알려줘요~~~ 수강생 모집해야겠다ㅋ

동우 2011-08-23 08:3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야, 웬디님.
웬디님이나 굿바이님 댁은 들여다 보지만, 직접 닷글 달려니 웬지 빚장이 기분들 느끼실까봐 조심스러워... 하하
여기다 답글 한줄.
책부족에는 여일하게 굿바이님 웬디님의 자리 빈채로 있습니다.
두분 올 추천하신 책들도 모두들 읽었지요.
웬디님 추천하신 '불멸'은 책부족 추장님을 밀란 쿤데라라는 작가에 포옥 빠지게 하였고. ㅎㅎㅎ

웬디님.
아무말 마시고 내년도 책 추천하여 주시기를 앙망하나이다. 하하

내년도

블루데이지 2011-08-1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저는 아는 동요는 많은데....부르다 보면 음정도 가사도 어느새 그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구요~ 가사치임에는 틀림없어요~~ㅋㅋ
힘내세요~~ 차좋아님처럼 좋은 아빠님께서는 복받으실거예요~~아이들 참 행복하겠어요^^

차좋아 2011-08-18 23:32   좋아요 0 | URL
저도 아는 동요는 많아요. 알기는 많이 알아요. 부르지 못할뿐 ㅋㅋㅋㅋ 들으면 아! 동요다, 하고 알긴 알아요 ㅋㅋㅋ
힘나요^^ 고맙습니다.
다음에 동요 완주 하면 다시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