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회 교과서 - 상위 1% 중학생의 특목고 인성면접을 위한 필독서
구본창 지음 / 채륜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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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전문가가 다시 쓴 사회 교과서!


고등학교 때까지 배웠던 ’사회’ 과목과는 달리,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사회학’은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사회’가 하나의 거대한 실체로 인식되면서,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 즉 보이지 않는 사회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세상을 달리 바라보게 해주었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갖게 해주었다. 그러나 ’사회학’을 공부하는 방법론에 익숙하지 않아 기초 개념부터 다시 익힐 수 있는 적당한 개론서나 입문서를 찾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생을 살면서 가장 교양 수준이 높은 때가 바로 ’고등학교’ 시기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입시를 위해 가장 폭넓은 과목을 공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어를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중학교 영어 교과서를 교재로 삼듯이, 입시 전문가가 다시 특목고 인성면접을 위해 집필했다는 <생각하는 사회 교과서>에 관심이 갔다.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기초적인 ’생각의 틀’을 제공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저자인 구본창 선생님의 다소 ’의외의’ 이력이 눈에 띄었다. 한국의 빈민층 형성과정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으며, 친일사관의 잔재가 정리되지 않은 기존의 주류 역사학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 제기를 통해 올바른 역사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단순히 ’입시전문가’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날카로운 역사의식을 가진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고 ’이 책은 무엇인가 다르겠구나’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충만했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생각하는’ 사회 교과서이다.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해주면서, ’나의 생각’을 가지고 사회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제 의식’을 심어줌으로써 사고와 논리를 키워준다. 전체적으로 ’문화가 이루는 사회’, ’정치가 이끄는 사회’, ’경제가 만드는 사회’, ’역사가 숨쉬는 사회’라는 네 개의 큰 카테고리 안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전체적인 시각을 키워주면서, 동시에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구체적인 현안들까지 다루어준다.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원인과 그 문제가 왜 문제인지를 짚어주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책을 읽었다. 

무엇보다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준에 놀라고, 최고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최고의 입시전문가의 명강의에 감탄했다. 머릿속에 기본적인 개념이 착착 자리하면서, 현재 우리사회에 이슈가 되는 문제들까지 돌아볼 수 있었다. 실례로, ’독도문제’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워졌는지 모른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일본에 대해 ’분노’하기만 했지 독도문제에 대해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는 것이 현명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솔직히 나는 한마디도 대답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의 설명은 독도문제를 바라보며 ’답답해 했던’ 내가 진짜 답답하고 무지한 국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미 독도는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영토이며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 아무리 가자고 해도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재판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독도가 국제사회에서 영토 분쟁 지역으로 크게 부각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실질적 점유의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을까?"(125)

독도문제 만큼이나 충격에 가까울 정도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는, 선생님의 이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바로 ’역사가 숨쉬는 사회’ 카테고리였다. 사회 교과서와 어울리는 주제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학생들에게 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려는 선생님의 뜨거운 마음이 느껴지는 열강이었다.

"역사는 보는 시각, 즉 사관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보다 더 생생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존경심이 든다. 나도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억하고 있는 ’삼별초’와 ’팔만대장경’을 당시 백성의 시각에서 다시 보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원군과 명성황후에 대한 평가였다. ’민비’를 ’명성황후’로 고쳐불러야 한다는 물결 속에 ’명성황후’가 재조명되면서 나도 모르게 의식 속에 ’명성황후’에 대한 존경심이 자리하고 있었나 보다. 그러나 대원군과 명성황후의 대립을 설명하며, 명성황후는 어떤 인물이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는 선생님의 강의는 그야말로 내게 ’경악’ 수준의 충격이었음을 고백한다. 우리 역사가 친일파의 잔재로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수정되었다고 생각한 지금의 역사 상식도 끊임없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긴장감이 생긴다.

쉽고 재밌게 읽으면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생각의 틀을 탄탄하게 익힐 수 있어 좋았다. 입시를 준비하는 하는 중학교 아이들의 수준이 놀라울 뿐이다. 이 책은 입시준비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일반 교양과 상식으로 읽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본다. '이론'적인 개념들을 익히면서, 실제적인 사회 문제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독서였다. 우리가 먼저 읽지 않는다면, 이 책으로 배운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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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상담 - 심령을 견고히 하는
오우성.박민수 지음 / 두란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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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를 통한 치유 상담의 탄생,
<성경 이야기 상담>(Biblical Narrative Counseling)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 교과서!



학계에서 불어오는 ’통섭’이라는 하나의 키워드가 끊임없이 분화되던 학문의 영역을 하나로 통합하는 물결을 거세게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두란노에서 출간한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도 성경학(성령론까지 포함한)과 상담학이 만나 ’성경 이야기 상담’(Biblical Narrative Counseling)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학문의 ’통합’을 보여준다. 

요즘 교회는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심리상담학의 영향력 아래 휘둘리고 있다. 교회마다 경쟁적으로 심리상담과 관련된 각종 ’치유’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심리치료가 성도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적극적인 도입과 함께, 무엇보다 참된 예배와 복음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물론 나도 참된 예배와 복음의 능력 안에 치유가 있음을 믿는다. 그러나 현실은 심리적인 문제로 심각한 아픔을 호소하는 성도들이 증가하는데, 실제로 많은 성도들이 예배와 말씀 안에서 구체적인 치유를 경험하기보다, 심리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치유를 더 많이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현실’ 때문에 많은 목회자가 심리상담학에 관심을 갖고, 이전보다 더욱 기독교상담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을 읽으며 특별히 이런 반성을 해보았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배울 때 교리적이고 당위적인 가르침에 주력하느라, 말씀의 빛으로 삶을 조명하는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은 성경 이야기 안에 담겨 있는 상담(치료)의 힘을 새롭게 조명해주며, 그 적용 원리와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준다.

"성경 이야기 상담은 결국 성령님께서 성경의 이야기를 수단으로 해서 내담자를 회복시키는 상담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5).

이 책의 저자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듯이, 그동안 기독교 상담은 성경 이야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성경 이야기를 파편적으로 끌어들이는 수준이었지, 무엇보다 성경 이야기 자체를 상담적 견지에서 보다 학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못했다. 

예전에, 상담학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경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가정들이 ’역기능 가정’인 것을 발견하고 새삼 놀랬던 적이 있다. 사라와 하갈이 갈등했던(이삭과 이스마엘까지 이어지는) 아브라함 가정, 부부가 자녀를 대놓고 편애했던 이삭 가정, 4명의 처와 12아들을 두어 자녀 차별 문제가 심각했던 야곱 가정, 이 책에도 등장하는 바람난 아내를 두었던 호세아 가정, 아버지를 일찍 여윈 예수님 가정까지 문제 없는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은 이와 같이 서사적인 방식의 ’성경 이야기’를 매개로 상담을 진행하며 성령의 ’역동성’을 의지하는 상담이라 할 수 있다. ’성경 이야기 상담’(Biblical Narrative Counseling)을 처음 소개하고 시도하는 이 책은 ’논문’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이론의 배경적 설명에서부터 실제까지를 다루며, ’성경 이야기 상담’의 실효성을 스스로 검증하고 증명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복음적’이라는 것과 상담의 지향점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을 세워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독교 상담’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상담학적인 견지에서 탐구하는 ’성경 이야기’는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또 하나의 창을 열어주며, 성경 이야기 속에 담긴 치료의 ’역동성’을 사모하며 기대하게 해준다.

시작되는 학문이기에 많은 임상 경험과 이론적 성찰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우리의 ’목적’이 말씀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우리의 목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중심을 꼭 잡고 ’성경 이야기 상담’ 연구의 지평을 넓혀가기를 기도드린다. 무엇보다 모든 사례에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것이 ’성경 이야기’이기에, 저자들도 ’성령의 조명하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리라. 모쪼록 상담자가 ’성경 이야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이야기’가 내담자의 삶에 역사하도록 도와주어야 하기에 내담자에게는 물론 성령의 음성에도 예민하게 깨어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성경 이야기 상담’이 기도하는 상담자를 세워가리라 기대한다.

모든 목회자는 상담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목회현장에서 상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역일 것이다. 목자가 ’양’의 형편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다면, 지지적인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야 할 교회에서 자칫 양이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는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고 본다. ’성경 이야기 상담’은 복음의 권위가 회복되고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야 할 또 한 지점을 우리에게 조명해준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은 목회자라면 당연히 관심을 가질 책이고, 또 관심을 가져야 마땅한 책이다. 목회 현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어지면서 함께 토론하고 발전시켰으면 하는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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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클루스 제2권 - 모차르트의 악보 39 클루스 2
고든 코먼 지음, 김양미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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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개의 단서를 찾아라! 
"어떤 공식에 모든 걸 끼워 맞추면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작사인 드림웍스가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원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주목받기 충분한 책이다. 총10권의 시리즈로 기획된 <39 클루스>는 "릭 리이어던이 전체 구성과 1권을 쓰고, 6명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나머지 아홉 권을 나누어 쓴다." 2권 <모차르트의 악보>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는 ’고든 코먼’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집필했다. 


그레이스 할머니는 위대한 가문의 일원끼리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이런 시합을 왜 제안한 것일까?


1권에서는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는 에이미의 지혜가 빛을 발했다면, 2권에서는 모험심이 강한 댄의 활약이 돋보인다. 볼 일 없는 아이들이었던 에이미와 댄은 갑자기 전 세계를 변화시킬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자들 때문에 이 시합은 매우 위험한 여행이다. 우승을 하게 되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을 얻게 되는 시합이니 만큼 목숨까지 걸지 않으면 절대 계속할 수 없는 위험한 모험이다. 그러나 에이미와 댄은 어떤 어려움과 위험 속에서도 결코 이 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런데 그레이스 할머니는 위대한 가문의 일원끼리, 즉 친척끼리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이런 시합을 왜 제안한 것일까?


단서를 좇아 역사적인 위인들의 삶을 탐구하는 대모험, 
전 세계를 넘나드는 보물찾기는 계속된다.

일종의 보물찾기라 할 수 있는 이 시합은, 서른아홉 개의 단서를 좇아 전 세계와 바다와 대륙을 두루 돌아다니며 펼쳐지는 ’대’ 모험이다. 에이미와 댄은 그레이스 할머니의 죽음으로 완벽한 고아가 되었지만, 자신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의 일원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들을 돌보지 않는 보호자에게 맡겨져 수없이 바뀐 오페어 보모들의 손에서 자란 두 아이에게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이제 그들은 진실을 알았다. 그들은 벤저민 프랭클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비롯하여 많은 천재와 개혁을 꿈꾸는 이상주의자, 그리고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그들의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13).

에미니와 댄은 세계 곳곳에 숨겨진 가문의 힘의 근원을 찾아 모험을 계속 할 때마다, 세계적인 위인들이 모두 자신들과 친척이라는 사실에 거듭 놀라게 된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카일 가문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두 번째 단서를 열어줄 열쇠, 
모차르트의 악보를 들고 빈으로 향하다.

첫 번째 여행의 단서는 벤저민 플랭클린이었고, 이제 두 번째 단서가 되어줄 모차르트의 악보를 가지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한다. 모차르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을 작곡했던 ’빈’에 그 답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 팀이 되어 모차르트의 삶을 추척하는 에이미와 댄, 그리고 그들의 오페어 보모인 넬리는 위험천만한 여행을 하며, 모차르트의 누나였던 ’난네를의 일기’에 결정적인 단서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에미이와 댄은 남동생이었던 모차르트만큼 대단한 천재였고 훌률한 음악가였지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유명해지지 못하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난네를의 일기’를 추척한다. 그리고 그녀의 일기장에서 세 장의 일기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드러나는 가문의 실체와 두 번째 단서!

에이미 일행은 카일 가문의 각 분파들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루시안 파의 유명 인사들은 대부분 세계적인 지도자, 위대한 장군, 비밀 요원, 그리고 스파이들이었어. 이런 사람들은 어떤 능력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까? 전략, 기획 아마 그게 루시안 파의 재능일 거야!"(162). 그리고 야누스 파 사람들은 예술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차르트와 같은 위대한 음악가들, 렘브란트와 피카소, 그리고 대 스타인 조나 위자드까지 야뉴스 파에 속한 예술가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레이스 할머니는 에이미와 댄이 어느 가문에 속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에이미와 댄은 과연 어느 분파에 속해 있을까?

사라진 나네를의 세 장의 일기장은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들과 친척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 준다. 그리고 그들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름 옆에 그레이스 할머니가 남긴 단서를 발견한다. 첫 번째 단서는 이것이다. 

"그녀의 삶을 앗아간 단어에서 음악을 뺀다"(227).

독자는 단서를 풀어가는 에미니 일행을 통해 벤저민 플랭클린과 만나고, 모차르트의 삶을 추적하고, 역사에 묻힌 천재 음악가 ’난네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처럼, 마리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까지 덤으로 알게 된다. 이것이 <39 클루스>의 모험에 숨겨진 매력이다. 그녀, 즉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앗아간 단어는 바로 ’케이크’이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가장 유명한 일화는 이거야. 누군가가 그녀에게 농부들이 빵이 없어서 폭동을 일으켰다고 말해주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대. ’그럼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228).  

에이미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 말이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것의 상징이 되었고,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는 데 한 가지 요인이 되었음을 댄에게 알려준다. 결국 프랑스 혁명 때, 마리앙투와네트는 기요틴(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


시합의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에미니와 댄, 
다음 단서를 찾아 일본의 도쿄로 향하다.

첫 번째 여행에서 찾아낸 단서는 ’솔루트’라는 성분이었다. 에이미와 댄 일행은 두 번째 여행을 통해 또다른 단서를 찾아낸다. 그들은 이 시합을 풀어갈 중요한 열쇠를 깨닫는다. "이 시합은 어떤 공식에 모든 걸 끼워 맞추면 되는 거야"(252). 또 하나, 시합의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에이미와 댄은 모험을 통해 "우리가 정말 어떤 아이들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252)라고 고백한다. 

에미와 댄, 그리고 넬은 세 번째 단서를 찾아 일본의 도쿄로 향한다.

과연, 이 시합의 승자를 누가 될 것인가?
"카브라 남매에게는 돈이 있었다. 홀트 가족에겐 근육이 있었다. 이리나에게는 교활한 술책과 특수 훈련이 있었다. 앨리스테어에게는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이 있었고, 조나에게는 명성이 있었다. 에이미와 댄 카일에게는 지혜말고는 별 다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들만이 두 번째 단서의 뚜껑을 열었다."(256). 


추격은 계속된다.

<39 클루스>는 네 개의 분파로 이루어진 카일 가문의 비밀과 힘의 근원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와 단서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혈전이 거듭되는 ’액션’,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꼬마인 에이미와 댄이 용감한 도전을 계속하며 서로 협력하여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성장 소설’의 미덕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세계를 넘나들며 역사적 위인들의 삶을 추적하는 대모험은 <39 클루스>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인의 삶이 살아 숨쉬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추격과 모험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유적지를 답사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오락성 모험소설이면서, 위인전을 방불케 하는 학습효과도 뛰어나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소설이다. 

(’앨리스테어 오’ 삼촌은 한국 사람인데, 전 세계에 숨겨진 힘의 근원을 찾아가는 에이미와 댄, 그들이 단서를 찾아 우리나라에도 올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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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 - 개정증보판
이래현 지음 / 키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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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스토리(뜻)와 이미지로 익히다.


중학교 2학년 때, 우리반 담임선생님은 작곡을 전공하신 음악 선생님이셨다. 그런데 선생님은 매일 아침 자습 시간에 우리반 학생들에게 특이한 미션을 주셨다. 매일 아침마다 한자 10개씩을 외우도록 한 것이다. 영어 단어도 아니고, 중요 과목도 아닌 ’한자’를 외우라니! 우리는 납득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치루었던 ’연합고사’에는 한문이 겨우 4문제밖에 출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풀 때에도 한문 문제는 그냥 찍는 친구들이 많았다.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만큼 배점도 낮은 과목인데, 황금같은 아침 시간에 강제적으로 ’한자’를 외우도록 하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담임선생님은 매일 시험까지 보셨다! 

결코 현명한 입시전략이라고 할 수 없고, 소문을 들으신 한문 담당 선생님도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로 엉뚱한 공부였지만, 우리는 담임선생님의 특별한 지시이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매일 그렇게 습관처럼 한자를 외우던 우리 반에 기적이 일어났다. 중간고사에서 한문 과목의 학급 평균이 96점을 기록한 것이다! 한문 선생님은 다른 반들과 평균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는 이유로 우리반 반평균을 깎기 위해(!) 말도 안 되게 엄격한 기준으로 주관식 문제를 다시 채점하기도 하셨다. 

지금 다시 그 담임 선생님을 만난다면 어떤 의도로 우리에게 한자 공부를 시키셨는지 여쭤보고 싶다. 선생님께서 직접 그 뜻을 밝혀주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죽어라고 해도 안 되는 과목이 있었지만 한문 공부는 ’암기’만으로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포기했던 과목이고 겨우 4문제가 출제되었지만, 우리는 그 4문제에서 만점을 받을 때마다 어떤 성취감과 특별한 기쁨을 맛보며 적어도 ’한자’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그 해 1년 동안 반 강제적으로 외운 한자 실력으로 내가 평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중학교 3학년이 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한자를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국어 과목에서 필요한 한자를 외워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미 중학교 2학년 때 익힌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 다시 한자 공부의 필요를 느끼고 있다. 어렸을 때 암기한 한자를 많이 잊어버리기도 했고, 주로 어른들께 명함을 받았을 때 읽지 못하는 한자가 더러 있어 당황한 경험이 몇 번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끔 모르는 한자를 찾아보려 할 때, 부수를 몰라 <옥편>을 갖고도 한참을 헤매는(!) 경우도 잦다. 

중국어를 공부하시는 아버지와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동생 덕분에 우리집에는 한자 관련 학습 교재가 꽤 많은 편이다. 그런데 주로 문제지 위주의 교재라서 한자를 익힐 교본을 찾고 있었다. 옥편을 펴놓고 무작정 암기를 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도 해봤지만 금방 지루해졌다.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는 그런 내게 안성맞춤인 교재이다. 그림과 글자를 연관시킨 한자설명이 스토리와 함께 머리에 이미지로 남기 때문에 암기 효과가 정말 탁월하다. 예를 들면, "쌀(米)을 헤아려(量) 확인해 놓은 양식"이라는 설명으로 "양식 량(糧)"를 익힌다. 설명과 연관된 그림이 한 번 더 시각적인 효과를 준다. 설명 자체가 하도 탁월해서 재밌게 읽으면서 한자의 형성 원리도 깨우치고, 뜻도 이해하고, 뜻 글자인 한자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저자는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처럼 이 책을 활용하여 한자를 쉽게 익힐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해주는데, 정리를 하면 이렇다. 
첫째, 부수 214자의 음과 뜻을 정확히 암기한 다음, 한자 공부에 들어간다(이 책의 부록에는 부수 214를 한눈에 보며 익힐 수 있는 ’부수 214 연상이미지 브로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하나 이상의 뜻을 가진 부수를 모두 암기해 두면 한자 학습에 편리하다.
셋째, 연상 작용을 활용하여 암기한다.
뿐만 아니라, ’한자하우스’(www.hanjahouse.co.kr)에 접속하면,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의 저자 이래현 선생님이 직접 강의한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고 한다.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는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에서부터 부수자(214), 한자(2000)자, 그리고 기출문제 한자어와 각 급수별(8-1급) 고유한자까지 수록하고 있어 한자를 익히며 시험에 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60만 부를 돌파한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의 저력이 느껴진다. 재밌고 알차다.

많이 잊어버린 한자를 다시 암기하고, 가끔 명함을 받을 때 읽지 못하는 한자가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는 것이 나의 소박한 일차 목표이지만, 욕심을 낸다면 간혹 한자를 읽지 못하는 동료나 후배들에게 막힘 없이 한자를 읽고 해석해줄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면 좋겠다.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그저 한자를 익히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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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만나는 영어성경 : 신약편
문단열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영어 공부와 성경 묵상을 동시에! 
문단열 선생님의 전공을 제대로 살린 일석삼조의 책!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영어 교육의 권위가 느껴지는 ’문단열’ 선생님이 쓰신 책이다. 내가 문단열 선생님을 더욱 잘(!) 알게 된 것은 몇 해 전, 우리 사회에 학력 파문이 거세게 일었을 때였다. 사회 유명 인사들의 학력 파문은 사회 전반에 그야말로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었다. 유명 인사들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많은 분야에서 ’거짓’으로 학력을 위조한 인사들이 퇴출되었다. 

그때 ’학력’이 아니라,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고, ’실력’으로 더욱 유명해진 영어 선생님이 바로 ’문단열’ 선생님이다. 한때 영어를 가르칠 내세울 만한 학력을 갖지 못하여 어려움도 겪었다고 들었는데, 문단열 선생님의 정직성이 학력 파문의 여파에서 더욱 빛을 발하면서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유명해지고 실력을 인정받게 되는 역전의 계기가 되었다.

많은 실력자들이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학력을 내세운 잘못 때문에 퇴출의 쓴 잔을 마셔야 했을 때, 그동안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과 서러움을 겪어오셨던 ’문단열’ 선생님은 그들과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사회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나중에 그분이 목사님의 아들이라는 사실까지 덤으로(!) 알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문단열’ 선생님을 높여주셨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큰 은혜를 맛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문단열’ 선생님이 자신의 전공(!)을 100% 살린 책을 내놓았다. 바로 타임북스에서 발간한 <매일 만나는 영어성경>이다. 이 책을 펴내면서 선생님이 ’머리말’에 쓴 글이 인상적이다. 
"어느 학도가 영문과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신학대학원에 가서 목사가 됩니다. 세월이 흐른 뒤, 그의 아들은 신학교에 가지만 결국 영어 선생님이 됩니다"(6).

신앙의 대를 잇는 뭉클한 감동과 함께 문단열 선생님의 삶을 인도하여 오신 하나님의 섭리가 느껴지면서, 이 책 안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까지 전해져오는 듯하다. 연세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20여 년 간 다양한 곳에서 영어를 가르친 선생님이니 <매일 만나는 영어성경>은 선생님의 전공을 확실히 살린 책이라 할만하다. 더구나 "이제는 천국에 계신 아버지, 문홍지 목사께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선생님의 고백은, 이 책을 만들 때 얼마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했을지 짐작하게 해준다.

내가 만난 <매일 만나는 영어성경>은 <신약편>이다. 문단열 선생님은 이 책이 ’영어 공부’와 ’성경 말씀의 본뜻을 묵상’하는 일석이조, 즉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에 하나의 유익을 더 보태고 싶다. 물론 영성이 성장하는 것도 유익이지만, 바로 성경 말씀이 영어로 쉽게 ’암기’된다는 사실이다! 많은 독자가 공감할 거라 믿는데, 설명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한 문장씩 끊어서 <말씀 새기기>를 하는 중에 긴 영어 문장이 쉽게 암기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 성경과 영어성경을 대조하여 읽을 때, 말씀이 말하고자 하는 그 본래의 뜻에 더욱 정확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는 말씀을 영어 성경으로 보면 이렇다. "He must deny himself and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me"(Matthew 16:24). 여기 ’must’라는 단어 하나가 이 말씀에 담긴 강한 명령의 어조를 더 확실하게 보여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이 너무 얇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구약편>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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