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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상담 - 심령을 견고히 하는
오우성.박민수 지음 / 두란노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성경 이야기를 통한 치유 상담의 탄생,
<성경 이야기 상담>(Biblical Narrative Counseling)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 교과서!
학계에서 불어오는 ’통섭’이라는 하나의 키워드가 끊임없이 분화되던 학문의 영역을 하나로 통합하는 물결을 거세게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두란노에서 출간한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도 성경학(성령론까지 포함한)과 상담학이 만나 ’성경 이야기 상담’(Biblical Narrative Counseling)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학문의 ’통합’을 보여준다.
요즘 교회는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심리상담학의 영향력 아래 휘둘리고 있다. 교회마다 경쟁적으로 심리상담과 관련된 각종 ’치유’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심리치료가 성도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적극적인 도입과 함께, 무엇보다 참된 예배와 복음의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물론 나도 참된 예배와 복음의 능력 안에 치유가 있음을 믿는다. 그러나 현실은 심리적인 문제로 심각한 아픔을 호소하는 성도들이 증가하는데, 실제로 많은 성도들이 예배와 말씀 안에서 구체적인 치유를 경험하기보다, 심리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치유를 더 많이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현실’ 때문에 많은 목회자가 심리상담학에 관심을 갖고, 이전보다 더욱 기독교상담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을 읽으며 특별히 이런 반성을 해보았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배울 때 교리적이고 당위적인 가르침에 주력하느라, 말씀의 빛으로 삶을 조명하는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은 성경 이야기 안에 담겨 있는 상담(치료)의 힘을 새롭게 조명해주며, 그 적용 원리와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준다.
"성경 이야기 상담은 결국 성령님께서 성경의 이야기를 수단으로 해서 내담자를 회복시키는 상담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5).
이 책의 저자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듯이, 그동안 기독교 상담은 성경 이야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성경 이야기를 파편적으로 끌어들이는 수준이었지, 무엇보다 성경 이야기 자체를 상담적 견지에서 보다 학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못했다.
예전에, 상담학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경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가정들이 ’역기능 가정’인 것을 발견하고 새삼 놀랬던 적이 있다. 사라와 하갈이 갈등했던(이삭과 이스마엘까지 이어지는) 아브라함 가정, 부부가 자녀를 대놓고 편애했던 이삭 가정, 4명의 처와 12아들을 두어 자녀 차별 문제가 심각했던 야곱 가정, 이 책에도 등장하는 바람난 아내를 두었던 호세아 가정, 아버지를 일찍 여윈 예수님 가정까지 문제 없는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은 이와 같이 서사적인 방식의 ’성경 이야기’를 매개로 상담을 진행하며 성령의 ’역동성’을 의지하는 상담이라 할 수 있다. ’성경 이야기 상담’(Biblical Narrative Counseling)을 처음 소개하고 시도하는 이 책은 ’논문’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이론의 배경적 설명에서부터 실제까지를 다루며, ’성경 이야기 상담’의 실효성을 스스로 검증하고 증명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복음적’이라는 것과 상담의 지향점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을 세워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독교 상담’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상담학적인 견지에서 탐구하는 ’성경 이야기’는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또 하나의 창을 열어주며, 성경 이야기 속에 담긴 치료의 ’역동성’을 사모하며 기대하게 해준다.
시작되는 학문이기에 많은 임상 경험과 이론적 성찰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우리의 ’목적’이 말씀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우리의 목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중심을 꼭 잡고 ’성경 이야기 상담’ 연구의 지평을 넓혀가기를 기도드린다. 무엇보다 모든 사례에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것이 ’성경 이야기’이기에, 저자들도 ’성령의 조명하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리라. 모쪼록 상담자가 ’성경 이야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이야기’가 내담자의 삶에 역사하도록 도와주어야 하기에 내담자에게는 물론 성령의 음성에도 예민하게 깨어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성경 이야기 상담’이 기도하는 상담자를 세워가리라 기대한다.
모든 목회자는 상담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목회현장에서 상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역일 것이다. 목자가 ’양’의 형편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다면, 지지적인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야 할 교회에서 자칫 양이 감당할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는 잘못을 범할 수도 있다고 본다. ’성경 이야기 상담’은 복음의 권위가 회복되고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야 할 또 한 지점을 우리에게 조명해준다. <심령을 견고히 하는 성경 이야기 상담>은 목회자라면 당연히 관심을 가질 책이고, 또 관심을 가져야 마땅한 책이다. 목회 현장에서 활발하게 적용되어지면서 함께 토론하고 발전시켰으면 하는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