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 - 주님과 함께하는 라이팅북
유성준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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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힘이 있습니다.

필사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합니다.

텍스트가 가진 울림과 힘을 알게 됩니다.

종이 위에 박힌 활자들이 살아나 가슴을 흔듭니다.

목소리로 드리는 기도에서 벗어나 손으로 옮겨 쓰면서 

온몸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 머리말 中에서



"아빠"라고 부르며 기도하라고 예수님은 가르쳐주셨습니다.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아빠에게 나아가라고 말입니다. 다급한 필요가 있을 때는 언제든 "아빠"라고 부르며 달려갑니다. 구구절절 아뢸 필요도 없지요. 그런데 가끔은 하나님 아빠에게 드릴 기도를 연습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나 아름다운, 너무도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창조주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를 때는 정제된 언어로 그분 앞에 나아가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바람은 분주한 일상에 우선순위가 밀리기 일쑤이고, 시끄러운 세상은 우리를 순순히 놓아주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눈을 감아도 깊은 기도의 훈련이 없으니 금방 잡생각의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쓰면서 응답받는 기도>는 이런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교회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던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의 기도 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머리말 中에서



필사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필사의 위력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필사에 도전해보려는 사람은 많으나 무엇을 필사해야 할지는 또다른 고민이기도 합니다. <쓰면서 응받받는 기도>는 "교회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던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의 기도 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들의 기도뿐 아니라, 간절한 기도와 같은 시와 명언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글을 찾아볼 수 있도록 영혼이 곤고할 때, 슬픔과 우울(권태)에 빠질 때, 예배에 갈급할 때, 영혼의 평안이 필요할 때, 밝은 세상을 꿈꾸고 싶을 때로 나누어 총 125편의 글들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여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도우소서.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일이 있을 때 인도하시고

우리를 위험하게 하는 일이 있을 때 보호하시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일이 있을 때 

당신의 평화를 주소서.

아멘.

- 아우구스티누스


손글씨를 쓸 일이 별로 없으니 처음에는 필사하는 과정이 어색하게 느끼지도 했습니다. 채우기 미션처럼 너무 빨리 글을 옮겨 적기도 하고, 그렇게 필사를 하며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 말입니다. 모든 필사가 그렇겠지만 <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는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꾹꾹 눌러써야 할 필사노트입니다. 여기 적힌 기도와 시와 명언은 한 자 한 자 옮겨적는 대로 우리 영혼과 우주에 큰 공명을 일으키는 기도요, 예배가 되니까요. 기도문(신앙시) 필사는 문학 작품을 필사하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단순히 명문장을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필사 자체가 영혼을 적시고 마음을 움직이는 믿음이 선언이 됩니다. 


어릴 때, 다락방에 쌓여 있는 꾸러미들 속에서 아버지의 노트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군대에 있을 때, 명시나 명언들을 옮겨 적은 노트였는데. 그때 읽었던 시 한 편이 삶의 가치관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쓰면서 응받는 감사기도>를 통해 다시 만난 그 시는 "내가 만일"이라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입니다. 깊은 허무의 늪에 빠져 있는 내게 헛되지 않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 시입니다. 


내가 만일 한 사람의 애 타는 가슴을 달래줄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혹은 상처를 가라앉혀 줄 수 있다면,

혹은 힘겨워하는 새 한마리를 도와

둥지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


필사하는 동안 하나님은 이 시를 처음 읽던 날의 충격과 감동을 다시 기억나게 하셨습니다. 그때 드렸던 기도를 다시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는 소원을 아뢰고 응답을 기다리는 기도가 아니라, 내게 필요한 기도는 무엇이며 하나님 아빠는 그것에 어떻게 응답해주시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필사를 훈련하고 싶은데 어떤 글을 필사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 기도(경건)를 훈련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 명시(명문장, 기도문)를 필사하며 문학적 표현과 감각을 익히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분량이라 필사하는 데 부담도 없고, 잘 정제된 시어라 옮겨적기에도 편합니다. 필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한 편의 시집으로 읽기에도 좋은 기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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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현 2016-06-24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의 제목 그대로 응답이 이루어지는 감사의 필사이다.

믿음이 작은 자에게 기대와 감사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간증이 된다.

그래서 많은 성도들에게 추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