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걷기여행 - On Foot Guides 걷기여행 시리즈
프랭크 쿠즈니크 지음, 정현진 옮김 / 터치아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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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라하는 한마디로 걷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다. 어디를 가나 수백 년 된 예술 작품과 건축물, 살아 있는 역사를 품고 있는 이 중세 도시의 참모습을 경험하고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하려면 걷기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표지 날개 中에서).

 
책을 받아들고 일단 세계지도를 검색해 '프라하'의 위치부터 다시 확인해보았다. 유럽이라고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곳이 공산주의 국가였다는 사실이 이 도시를 더욱 생경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모로 '낯선' 그 이국적인 향취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즘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는 '프라하'를 볼 때마다, 어쩐지 차가운 듯한 인상과 중세적인 분위기가 자아내는 고풍스러운 멋에 이끌린다. 한 눈에도 역사가 느껴지는 광장과 높게 솟은 건물 사이로 곡선을 그리며 좁다랗게 나있는 골목길,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돌다리 밑으로 유유하게 흐르는 운하를 볼 때마다 그 생경한 풍경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인다. 프라하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좀처럼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터치아트에서 발간한 <프라하 걷기여행>이 내 눈길을 끈 것은, "이 책에 소개된 12개의 코스들은 모두 한두 시간 안에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문구 때문이다. 걷기여행의 치명적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장시간 걷는 고통'에 발목을 잡힌 경험이 있어 더구나 낯선 외국으로 걷기여행을 떠난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라하 걷기여행>을 보니, 걷기여행을 위해 억지로 짜맞춘 코스가 아니라 '프라하'야말로 걷기여행이 가장 안성맞춤인 여행지라는 것을 알았다. 첫째는, 역사,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은 여유롭게 둘러보아도 이삼일이면 충분할 정도로 프라하가 작고 조밀하다는 것, 둘째는 관광안내 책자에 나오지 않는 고유한 거리,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카페, 아름다운 조각상 등이 시내 여기저기에 숨어 있어 걸으며 감상을 하기 좋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프라하에서는 길을 잃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특히 구시가의 미로 같은 중세 골목에서는 더더욱 길을 잃기 쉽다고 하는데, 오히려 길을 잃었을 때가 프라하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하니, 시간이나 일정 따윈 잊어버리고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며 할일 없이 이 골목 저 골목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프라하의 걷기여행>의 걷기 코스는 "말라 스트라니와 구시가, 신시가는 물론, 강을 따라 늘어선 흥미로운 장소들과 비교적 개발이 덜 된 구시가 동쪽까지" 소개하며, 여행자의 편의를 위해 트램이나 메트로 역 주변에서 시작하고 끝을 맺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마다 제공되는 "독창적인 3차원 고공 촬영 지도"는 프라하 걷기여행을 소망하는 이들에게 프라하의 구석구석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코스를 한 눈에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여름 걷기, 겨울 걷기, 주말 걷기, 주중 걷기, 어린이와 함께 걷기 등 다양한 걷기 Tip을 제공하는데, 그중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교회와 사원 등 수많은 실내 관광지는 계절과 상관없이 춥고 비가 오는 날을 위해 아껴 두는 게 좋다"는 Tip을 꼭꼭 챙겨두었다.

어느 곳이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상하게 프라하는 연인과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이다. 다른 도시처럼 혼잡하고 요란한 도시가 아니어서 혼자 여행하기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조용하고 낭만적인 분위기 이면에 어쩐지 외로운 기운이 느껴진다. 공산당 전제정권이 남긴 우울한 잔해 때문일까, 두 세계 대전 사이 체코슬로바키아가 명실상부한 '유럽의 중심'이었다는 이제는 지나버린 옛 명성의 그림자 때문일까, 보헤미아 최고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과 그 낡은 유산 위로 우뚝 솟아오른 자본주의 성채가 뒤섞여 과거와 현재가 교차해 흐르는 프라하에 가면 들뜨기보다 외로워질 듯한 예감이 든다.

코스 중심의 <프라하 걷기여행>은 구체적인 여행 정보가 비교적 단순하다. 그런데 그 단순함이 오히려 이 도시의 성격과 분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듯하여, 프라하의 매력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을 기억하며, 프라하의 구석구석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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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 시모다
리처드 바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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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한 권 때문에 내 생각을 바꾸는 일은 없도록 하자고 다짐을 했다면(105),
이 책을 읽지 말라!


이 책은 <갈매기의 꿈>을 쓴 리처드 바크의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겐 무조건 읽어야 할 책이었다. 나를 변화시킨 내 인생의 첫 책으로 <어린왕자>와 더불어 <갈매기의 꿈>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으니, 리처드 바크가 쓴 <기계공 시모다>라면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했던 셈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후, 책의 첫 출판년도부터 찾아보았다. 책에서 풍겨 나오는 '너무도 익숙한 분위기'가 많이 낯익었기 때문이다. 책의 띠지 문구처럼, 이 책은 딱 "또 한 권의 <연금술사>, 또 한 권의 <시크릿>"이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당신의
한계가 이렇다고 주장하라.
그러면 그것은 정말로
당신의 한계가
될 것이다(124).

당신 삶의 모든 사람들,
또 모든 사건들이 거기 있는 까닭은
당신이 그것들을 그리로 끌고 왔기 때문이다(181).
 
우리는 쇠막대에다가 구리철사를 둘둘 감은 전자석 상태예요. 그리고 우리는 자성을 띠고 싶을 때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 철사 안으로 우리 내부의 전압을 불어넣기만 하면, 우리는 끌어당기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끌어당길 수 있어요. 자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어요. 그건 원래 그렇고, 그 본질상 어떤 것은 끌어당기고, 또 어떤 것은 전혀 건드리지도 않으니까요(183).


<연금술사>나 <시크릿>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인데, <기계공 시모다>의 초판은 1977년이다. 그러니까 시기적으로 볼 때, 이 책은 현자와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는 '영적 구도서'의 전신이요,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우주의 신비를 폭로한 원조가 아닌가 생각된다. (단편적인 결론이긴 하지만) '리처드 바크'는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의 선구자로 대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계공 시모다>는 "바람을 타고 이 마을 저 마을로 돌아다니면서, 10분에 3달러씩 받고 사람들을 오래된 복엽비행기에 태워주는" 일을 하는 '리처드'가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시모다'라는 순회비행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책을 쓴 '리처드 바크'가 평행이론을 떠올릴 만큼 '생텍쥐페리'와 많이 닮았다는 것이다. 그 역시 생텍쥐페리처럼 상업비행기의 파일럿이었으며,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여우를 만나 깨달음을 얻어가는 <어린왕자>처럼 <기계공 시모다>에서도 외로운 순회비행사가 들판에서 '메시아 노릇에 질려버린 자칭 메시아'를 만나 대화하는 중에 깊은 깨달음을 얻어간다.

<기계공 시모다>가 전하는 주된 메시지는 <ILLUSIONS>이라는 이 책의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세상은 환상이다"(87)라는 시각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부분은 쉽지만, 전체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계공 시모다>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오한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심오할 뿐만 아니라, 도전적이기도 하다.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하여 결국은 '네 멋대로 하라'는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되는 그의 주장이 청취자들을 화나게 만들었던 것처럼, 다음과 같은 그의 명제는 당황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지나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황금률 해석에 있어서, 남들이 원하는 바대로 남들에게 행하라가 아니라)
"네가 진정으로 남들에게 행하고 싶은 대로 남들에게 행하라"(198).

"이 세상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습니다.
다만 어떤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또 어떤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뿐인 거죠"(212).

"이 세상에서 정말로 중요한, 이 세상에서 정말로 행복한,
그리고 이 세상에서 어떤 선물을 준 사람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비범하면서도 이기적인 영혼이었고,
오로지 자신의 최고 이익을 위해 살아간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도 예외는 없습니다"(213-214).


'끌어당김의 법칙' 안에 있는 신비한 능력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크릿>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의 입장에서 그것과 많이 닮아 있는 <기계공 시모다>와의 만남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곱씹을수록 이것은 가벼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계와 삶의 방식을 깊이 성찰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성찰 없이 '끌어당기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의미심장한 경고를 남긴다. 리처드는 시험 삼아 처음으로 파란 깃털을 의식적으로 자력에 의해 끌어당기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오늘은 깃털 하나지만, 내일은 이 세상 모두가 될 거예요!"라고 흥분하는 리처드에게 시모다는 이렇게 경고한다. "조심하도록 해요, 리처드." 그때 그의 말투가 영 잊혀지지 않는다. "안 그러면 단단히 후회하게 될 테니까요......"(192). 이유도 없고, 설명도 없는 경고이다.

믿음이 아니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기계공 시모다>는 삶을 향한 즐거운 모험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를 통해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 세계는 "더 이상 기적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마침내 우리가 알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벌어지게 될" 어떤 기적들로 충만하다(144). 그러나 한 번 읽어서는 그 깊은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없는 책이다. 책 한 권 때문에 생각이 바뀌고,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책, "북미 최고의 영적 구도서"라는 칭송이 아깝지 않은 지혜의 샘, 그 '원조'를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단, 가볍게 읽거나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될, 신비하면서도 위험한 힘이라는 경고문을 하나 붙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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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 - 오늘 내 삶에 역사하는 그리스도
조쉬 맥도웰.션 맥도웰 지음, 박남용 옮김 / 두란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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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증거들!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증거에 기초해서 기독교를 검증해보도록 도전한다.

 
내게 예수 신앙의 이유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과학의 시대에 어떻게 초월적인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는지 묻거나, 예수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편협한 사고방식이라고 비난하거나, 기독교는 신화에 기초해 있다고 반박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경험'을 주로 이야기한다. 믿어지지 않아 믿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나는 경험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믿는 것이라 대답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믿기로 작정한 사람들과 믿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들 사이의 논쟁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는 회의에 빠지곤 했다.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는 개인의 경험적 차원이 아니라, '지적인 탐구'에 도전하는 기독교 변증서이다. 종교와 교회, 성경이라면 넌더리를 냈던 한 청년에게, 어느 날 그의 친구들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주장 즉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셔서 사람들 가운데 사셨으며, 인간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장사한 지 삼일 만에 부활하셨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계셔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계신 것에 대해 '지적으로' 조사해 보라고 도전한 것이다"(19). 그리하여 "개인적으로 성경의 역사성과 타당성을 파괴하려고 시도해 본 후, 성경은 역사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110)고 고백하는 조쉬 맥도웰이, 과학자이기도 한 그의 아들 '션 맥도웰'과 함께 이 책을 집필했다.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는 맹목적인 믿음에 의해서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증거들로 인해 예수를 '주'라 시인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거부감을 강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의 적대감은 '맹목적'일 때가 많다. <누가 예수를 종교라 하는가>는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증거에 기초해서 기독교를 검증해보도록 도전한다.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주장은 사실인지, 우리는 왜 예수의 문제를 '과학적인 증명'이 아닌 '법적-역사적 증명'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지, 신무신론의 문제가 무엇인지, 성경은 믿을 만한 문서인지, 예수의 부활은 역사적 사실인지 등을 차례로 논증해간다.

이 책은 사람들이 "왜 부처나 무하마드나 공자의 이름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이지 않으면서 예수에 대해서는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가?"(23)부터 다룬다. "그 이유는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달리 예수는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와 다른 이들의 큰 차이점이다. 그러나 문제의 초점은 우리가 그 주장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자신을 누구라고 주장하는가, 그 주장이 참인가'에 있다"(24).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은 "예수가 있다면,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라?"는 도전일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라'는 가정 아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을 유보하려 한다. 21세기 지성인들은 예수의 신성이나 그의 부활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려고 하지 않는다"(57)고 분석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증명'과 '법적-역사적 증명'이라고 부르는 것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어떠한 다른 문헌도 성경의 신뢰성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들처럼 많은 자료들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밝힌다." "만약 누군가가 성경을 역사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버린다면, 그 또는 그녀는 고대의 문헌들도 모두 버려야만 한다"(111).

이 책은 학문적인 깊이가 있으면서도 이성적인 사고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듣고자 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독교 신앙인과 비신앙인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책이다. 기독교 신앙인들에게는 견고한 믿음의 뿌리를 내려주며,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벧전 3:15)라는 성경의 명령에 순종하도록 도울 것이다. 또 션 맥도웰이 '신무신론주의의 도전'에서도 지적했듯이, 예수를 부인하거나 무신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신론'의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요청한다.

"콧대 높은 연구로 시작해서 변화된 삶을 경험하는 데까지 자라가는 하나의 과정"(197)을 직접 경험한 조쉬 맥도웰의 변증은 그 어떤 변론보다 날카로우며, 그 어떤 간증보다 강력하다!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고후 10:5) 한다. 기독교는 신화에 기초해 있는 종교일 뿐이며, 신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사람들은 이 책부터 먼저 읽고 논지를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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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이 한국인을 위한 영작비법이다
안영하 지음 / 어학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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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인이 영작문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한다. 한마디로 "영작문에 거의 노출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듣고, 말하고, 쓰고, 읽고"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문법중심의 읽기학습에 치중되어 있는 편향된 영어교육 환경" 때문에 영작문에 노출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그의 분석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다. 8-90년대에 영어를 공부한 우리 시대는 그렇게 했지만, 지금도 영어교육 환경이 이러한가? 오랜 시간 영어를 공부했지만 일상적인 대화조차 자신있게 하지 못하고, 짧은 의견조차 영어로 적을 수 없는 나의 실력을 한하며, 시대를 잘못 만난 탓을 하고 있었다. '달라지는 영어교육 환경'을 느끼며, 영어 공부를 한답시고 흘려보낸 나의 시간을 보상받고 싶은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영어 공교육화 정책 논란이 뜨거웠고, 각종 영어 캠프에, 웬만한 유치원에서도 원어민 영어 강사가 있는 요즘도 그렇게 공부하는가 싶다.  

만일 아직도 "문법중심의 읽기학습에 치중된 편향된 영어교육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무엇보다 영어 실력을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입시나 각종 영어 시험 방법의 문제가 크겠지만, 그것보더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시대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따라올 수 없는 '영어 교과서'와 '훈련되지 못한 영어 교사'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 가르치는 방법(교육)에 대한 개선 없이, '이렇게 공부하라'는 강요만 계속되는 현실이 억지스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교육 환경의 개선 없이, 준비된 교사 없이, 학생들 스스로 학습 방법을 찾아나서야 하고, 영어를 말하고, 읽고, 쓰고, 듣는 것이 온전히 학생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지는 것은 불공정한 자본의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영어교육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고 느꼈던 것은, 일부 가진 자들의 사교육 이야기였을 뿐이라고 생각하니 그렇지 않아도 영어 못해 답답한 가슴이 더 답답해진다.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배가 1-2년만에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돌아왔다. 비결을 물으니 이 책 저자의 말대로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았다'는 것과, '영어 일기를 꾸준히 썼다'고 대답한다. 그리하여 나도 영어 일기 쓰기에 도전을 해보려고 하는데, 첨삭을 해가며 개인 지도를 해주는 선생님도 없고, 암기하고 있는 문법을 영작에 응용할 실력도 안 되어 적절한 교재를 찾고 있던 참이다.

어떤 학습법이든지, 어떤 교재이든지, 개인에게 맞는 '궁합'이라는 것이 있는 듯하다. <바로 이것이 한국인을 위한 영작비법이다>와 나의 궁합은 일단 꽤 긍정적이다. 주어설정에 초점을 맞춘 '영작문 4대 기법'만으로도 '감'이 좀 온다. 저자가 전수해주는 '영작문 4대 기법'은 이렇다.

첫째, 우선, 잘라라!
둘째, 우리말에 해당하는 영어의 확정문형이 있는지 살펴라!
셋째, 토씨(주격조사)를 찾아라!
넷째, 역순원리를 이용하라!

영어학습의 구세대라고 할 수 있는 나에게 <바로 이것이 한국인을 위한 영작비법이다>는 익숙한 방식의 교재이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 책으로 나의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 했다고 검증할 수는 없지만, 백지 같던 머릿속에 떠듬떠듬이라도 영어 문장이 생성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다. 영작을 시도해볼수록 영작은 영어공부의 종합예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 공부를 어느 정도 했으나 실력이 느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영작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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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확신으로 - CCC의 국제적인 강연가 조쉬 맥도웰 목사의 감동간증
조쉬 맥도웰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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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랑합니다."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니?"

 

"저는 이제 크리스천이 되었어요."

 
술에 취할 때마다 어머니를 때리는 술주정뱅이 아버지, 술 취한 아버지가 창피해서 개처럼 창고로 끌고가 밤새 묶어두었던 아들, 그래서 어린 시절, 잠들 때마다 어떻게 하면 완전범죄로 아버지를 죽일 수 있을까만 생각했던 그 아들이 아버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 아들에게는 아버지를 용서할 이유가 없었다. 무기력 했던 어머니는 이미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 뒤였고, 자신은 법조계(또는 정치계)에서 최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해가며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었다. 게다가, 어린 시절 집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하는데도 자신을 방치했던 부모님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 아들이 그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아버지를 사랑으로 품었다. 그는 크리스천이 되었기 때문이다!

<회의에서 확신으로>는 세계적인 선교단체인 CCC의 국제적인 명강사 조쉬 맥도웰의 간증집이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었던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가 크리스천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크리스천이 된 후에 그의 인생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는지를 고백한다. 한 번 손에 잡은 이 책을 나는 다시 내려놓을 수 없었다. 급한 일이 있어 잠깐만 들추어본다는 것이 그 자리에서 내쳐 다 읽어버렸다. '사랑도, 희망도 없던 비참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던 아들',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하다', 소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한 사람의 고통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왔다. 그 고통이 여전히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데도, 단지 자신이 크리스천이 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이 아들은 아버지를 용서한다.

어떻게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대한 그의 대답을 읽었을 때, '크리스천'으로 불리며 살아가는 내 가슴이 '쿵' 하고 무너져내렸다. 크리스천으로서 내가 세상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그 해답이 너무도 선명하게 내게 다가와 마음문을 세차게 두드렸기 때문이다. 기독교를 개독교라 욕하는 사람들 앞에 예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지 못한 내가 부끄럽고, 미안했다.

하나님은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철저히 회의론자가 된 '조쉬 맥도웰'을 불러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신다. 예수님의 부활이 가짜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은 뒤 영국의 도서관까지 날아가 증거를 수집하는 그의 열심을 보며, 하나님께서 조쉬 맥도웰을 택하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기독교의 허구를 증명하기 위해 모든 증거들을 샅샅이 살피며 집중적으로 연구한 그는 단 한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이건 진리야!" 그렇다. 누가 그에게 신앙을 강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저항하려 했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나, 스스로의 연구를 통해 <회의에서 확신으로>으로 옮겨왔다. 조쉬 맥도웰은 자신이 거쳐온 과정 그대로 우리를 <회의에서 확신으로> 이끌어준다.

<회의에서 확신으로>는 조쉬 맥도웰의 삶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 크리스천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면, 이 한 권으로 충분하다!"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작은 책이지만, 짧은 이야기이지만, 기독교 신앙에 대한 모든 비판과 의문과 회의를 압도하는 감동이 이 안에 있다.

이 책은 전도하고 싶은 사람에게,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지만,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해 온 성도들에게 더 큰 도전을 주기도 한다. 아들의 변화를 지켜본 아버지의 고백을 들어보라. "아들아, 내가 본 것처럼 말이다, 예수님이 네 인생 가운데 행하신 일을 만약 내 인생 가운데도 하실 수 있다면... 그러면 나도 그분을 알고 싶구나"(147). 이 짧막한 한마디는 크리스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내 삶이, 이런 고백을 들을 수 있는 인생이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회의에서 확신으로>를 통해 또 한가지 발견하게 되는 놀라운 사실 하나는 '하나님의 섭리', 그 오묘하신 '하나님의 섭리'이다. "나는 교회에서 우리의 재능과 은사를 주님께 드려 섬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었다. 그런데 이 메시지는 나를 도리어 힘들게 했다. 나는 하나님께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정서적으로 파산한 사람이었다. (...) 그러던 어느 날, 내 모든 상처를 하나님께서 가져가시고 그분의 영광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기도드렸다. 내 인생의 약함을 사용하셔서 그분의 강함을 드러내 달라고 기도드렸다. 하나님께서는 실제로 그렇게 행하셨다. 그분께서는 내 약함과 상처를 강함으로 바꾸어 주셨다"(155). 하나님 안에 있으면 상처도, 실패도, 약함도 오히려 자랑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약함을 통해 하나님의 권능을 드러내시며, 세상의 강함을 부끄럽게 하신다. 세상의 논리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 나라의 역설이다!

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지 내게 그 이유를 믿는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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