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회사 걷기 - 109편의 스토리를 따라
임경근 지음 / 두란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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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는가?

한국사에 설민석 작가가 있다면, 세계 교회사에는 임경근 목사님이 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 교회사 걷기>는 "굶주린 사자도 이기는 믿음, 초대교회"로부터 시작하여, "꽃길은 고통이요 돌짝밭은 은혜라" 이름붙인 로마교회, "탐욕에 눈이 멀어 빛을 잃은" 중세교회, 말씀으로 개혁의 칼을 꺼내들은 루터와 츠빙글리, 종교개혁의 거대한 물줄기를 타고 흐르는 칼뱅과 그 후, "계몽주의와 인본주의에 물든", 서구교회, 이데올로기의 전쟁 속에 있는" 19-20세기 교회까지 세계 교회사를 한 편의 드라마로 보여줍니다. 대형교회라는 시스템 안에서 '편안한' 목회를 해오다 교회 '개척'이라는 사명에 붙들린 뒤로는 계속해서 교회의 교회됨에 대한 질문과 씨름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책 속에서 교회의 교회됨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과연 역사 속에 길이 있었습니다!

<세계 교회사 걷기>는 "교회는 각 시대마다 당면한 과제가 있었다"(388)는 사실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드라마틱하게'라 함은 하나님께서 직접 쓰시는 역사라는 말이요, 시대의 도전 앞에 반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말이요,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참으로 '극적인' 감흥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세계 교회사 걷기>가 교회 역사를 통해 '오늘'의 교회들에게 일깨워주는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첫째, 교회의 역사는 사탄의 공격에 대항하는 영적 전쟁이라는 것. 다시 말해, 교회는 언제나 사탄의 공격에 직면해 왔으며 사탄은 지금도 쉬지 않고 교회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 사탄의 공격은 시대를 따라 더욱 교묘하고 악랄하고 집요해지고 있으니 이에 대항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말씀 안에 깨어 하나님의 지혜로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된 교회는 이미 승리했으며, 그 승리는 영원할 것이라는 것!

둘째, 초대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의 승패는 말씀을 얼마나 잘 배우고 잘 지키는가에 달렸다는 것. "초대교회가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말씀이다. 교회가 새 언약의 말씀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또 전파하는지에 따라 그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22).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는 장소에 얽매이지 않으며,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성령과 말씀으로 세워진다는 것. 개혁은 칼이 아니라 말씀으로 이루어지며, 신앙은 강제할 때 오히려 문제가 생긴다는 것. 단 한 사람이라도 말씀대로 살고자 결단하고 일어설 때, 성령님은 따르는 자들을 일으키며 그들을 통해 교회를 세워가신다는 것!

셋째, 핍박은 교회를 강하게 하고 풍요는 오히려 교회를 타락시킨다는 것! 정말 모든 시대마다 교회가 특권과 풍요와 자유와 권력을 누릴 때, 오히려 신앙적으로는 나태해지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헌신도는 떨어지고, 힘을 잃고, 세속화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부가 쌓이면 늘어난 재산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신앙의 자유가 있을 때 오히려 하나님을 찾고 의지하는 시간과 노력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이 시대는 어떤가? 아무런 핍박이나 어려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금도 교회를 향한 사탄의 공격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탄은 공격을 멈추는 일이 없다. 교회와 성도를 무너뜨리기 위해 먹이를 찾는 사자처럼 어슬렁거린다. 그리스도인은 항상 넘어질까 조심해야 한다"(29).

<세계 교회사 걷기>는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았던 세계 교회의 역사를 하나의 대하 드라마로 읽으며 거대한 물줄기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부분 부분, 조각 조각, 듣고 알았던 지식을 큰 흐름을 따라 하나로 꿰어주니 흐트러졌던 지식들이 머릿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자이신 목사님이 칼뱅을 매우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덕분에 저도 칼뱅에 대한 오해도 풀고, 칼뱅과 그 삶을 매우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매장마다 밑줄을 긋지 않은 장이 없습니다. 그만큼 배울 것이 많았고, 재미있었던 책입니다. 교회사라고 하면 늘 지루하기만 했는데, 교회의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마음으로 깨닫게 되니, 눈이 확 떠집니다!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 그 길은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실감합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고, 잘못 알고 있는 지식들을 바로 잡아주는 것들도 많고, 역사에 남겨진 거룩하고 담대한 신앙의 유산들도 많아, 설교자료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현재 교회의 모습에 실망하고 있거나, 교회의 교회됨을 물으며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세계 교회사 걷기>를 통해 교회마다 교회사 배우기 열풍이 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게다가 당시 로마 시민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은 공허하고 우울했다. 왜냐하면 황제가 각 국가의 종교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 준 탓이다(24).

끝까지 항복하지 않고 항거하던 유대인 40명이 갈릴리의 요새 요타파타에 숨었다. 그들은 제비 뽑아 서로를 살육하는 처참한 일을 벌였다. 마지막 남은 사람이 자살하는 작전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살아남은 이가 자살하지 않았고 로마 군대에 항복했다. 그는 플라비우스였는데, 베스파시아누스는 그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가 바로 <유대 전쟁사>를 기록한 요세푸스다(33).

"저는 이제야 비로소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시작합니다.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어떤 것이든지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가는 나의 길을 방해하지 마십시오. 불이여, 오소서! 십자가여, 오소서! 야수들과 싸워 뼈들이 뭉그러지고, 팔 다리가 떨어지고, 나의 온몸이 부서질 것입니다. 사탄의 잔인한 고문이여, 오시오! 다만 내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이르게 하시오!"(35,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

제네바에서 하룻밤 자고 떠나려 했던 칼뱅의 계획은 어떻게 되었을까? … 마침 칼뱅이 제네바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제네바교회의 목사 기욤 파렐이 듣고 칼뱅을 찾아왔다. … 그는 제네바교회의 개혁에 진이 빠져 있던 참이었는데, 칼뱅의 소식을 듣고 제네바교회를 위해 적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었다. … 칼뱅은 교회에서 설교를 해본 적도 없고 목회는 생각지도 못했다. 더구나 칼뱅은 책을 읽으며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기 위해 바젤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목사직을 요청받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칼뱅은 기욤 파렐의 요청을 단박에 거절했다. 하지만 기욤 파렐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 정도에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말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포합니다. 만일 당신이 우리와 함께 주님의 일 하는 것을 거절한다면 당신의 연구는 위선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저주하실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만을 생각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지 않습니다"(196-197).

프랑스 위그노는 성실하고 부지런해서 경제적으로 부요하거나 지식인이 많았다. 위그노의 망명은 그 지역이나 나라에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대신 프랑스는 그들의 지적 능력과 경제력을 잃으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241).

청교도에 대한 오해들도 있다. … 삶이 엄숙해 숨이 막히고, 검정 옷만 입어 패션 감각이 없고, 남녀를 지나치게 구분할 뿐만 아니라 성적 쾌락을 죄악시하며,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조장한다고 비난받았다. 이런 비난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오해들로 덧씌워졌다. 청교도는 신앙과 삶이 균형 잡힌 신실한 성도들이다. 죄를 멀리하고 미워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움과 기쁨과 즐거움과 희락을 맘껏 사용할 줄 아는 자들이다. 청교도가 주일에 즐겨 입던 검은색 옷은 당시 전통에서 볼 때 고급 패션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262).

주후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사회는 점점 지식인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지혜란 하나님과 성경에서 발견한 것이 아니라, 이성을 계발해 만든 것이었다. 계몽주의로 무장한 인간은 교회의 기초를 흔들고 신앙을 흠집 내기 시작했다.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가 폭발한 것이다. 기독교 역사에서 이런 도전은 처음이었다.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289).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이성을 신뢰하던 인간이 만든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간 탐욕의 결과는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전쟁으로 끝나고 말았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였다(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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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셀프트래블 - 2020-2021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정꽃나래.정꽃보라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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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영화 <친구> 속 명대사가 유행하기 전부터 하와이 여행은 첫사랑과 같은 저의 로망이었는데, 하와이가 하나의 섬이 아니라는 것을 안 것을 몇 년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하와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 라나이, 몰로카이 등 6개의 주요 섬에 대한 여행 정보가 필요합니다. <셀프트래블 하와이>는 그중 주요 여행지인 호놀룰루로 대표되는 오아후 남부와 동부, 북부, 중부, 그리고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에 대한 상세 정보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하와이 가기 전 자주 묻는 질문, 떠나기 전 주의할 점, 하와이에서 꼭 해봐야 할 것 모든 것, 나만 알고 싶은 하와이의 숨은 명소, 무료로 즐기를 문화 공연, 하와이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쉽게 빠르게 여행 준비를 끝내는 법 등을 가이드합니다!

 

 

 

 

 

 

 

 

하와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 속으로!

사실 모든 여행이 그렇겠지만 하와이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여행 경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셀프트래블 하와이>에서도 하와이 물가는 "한국보다 전체적으로 물가가 비싼 축에 속"하며, "외식비, 교통비, 숙박비, 액티비티 등 모든 면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팁 문화가 있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여행 경비에 혀를 내두를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니 경비를 아끼려면 "철저한 계획하에 움직"일 필요가 있는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또 비치에서 물놀이 즐기기,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하와이 고유의 전통문화 체험, 알로하 셔츠와 무무 드레스가 있는 쇼핑, 하와이만의 핫 플레이스 방문, 역사 명소 방문, 해양 액티비티와 대자연을 만끽하는 트레킹까지 즐기고 놀거리가 많은 하와이라 알찬 여행을 위해서는 그야말로 철저한 계획이 필수인 여행지이니, <하와이 셀프트래블>과 같은 세심하고 친절한 가이드북이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와이 셀프트래블>을 보니 나는 (그리고 어쩌면 우리 대부분은) 왜 어릴 때부터 오랜 세월 하와이 여행을 꿈꿔왔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가장 이국적인 풍경과 장엄하면서도 신비한 대자연을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으로 풍덩 빠져들어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유와 낭만과 행복한 에너지가 가득한 그곳, 하와이에서는 모두 친구가되고, 누구나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셀프트래블 하와이>, 책 속 한 장면을 가만히 보고 있기만 해도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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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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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날씨는 참 신기하다, 나는 생각했다.

그저 하늘의 상태일 뿐인데 이렇게나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이다니(145).

생각해 보면, 우리는 우리가 의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날씨의 영향 아래 살아갑니다. 특히 '오늘'의 날씨에 만감하지요. 날씨는 오늘 나의 옷차림을 결정하고, 세차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나들이를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펌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 배를 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비행기를 타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서부터 씨를 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나무를 심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까지 사실상 우리의 모든 일상을 결정합니다. 거기에 습도, 온도에 따라 우리의 불쾌지수, 그러니까 감정까지 날씨의 영향 아래에 있습니다.

오늘처럼 맑은 날 이런 이야기를 하려니 기묘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날씨의 아이>는 우리가 누리는 푸른 하늘이 사실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섬 소년 '호다카'는 해안 절벽 끝에서 멀리 바리 멀리 흘러가는 햇살을 보며 "언젠가 저 빛 속으로 가자"(42) 결정을 했고, 도쿄로 가출을 감행합니다. 그러나 미쳐 돌아가는 날씨 속의 도쿄는 연일 강수일수 갱신을 기록했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거리에서 마치 그 섬 소년만 다른 언어를 쓰는 것처럼 한없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100% 맑음 소녀 히나를 만나게 됩니다.

날씨의 무녀에게는 슬픈 운명이 따르지(186).

우여곡절 끝에 수상한 잡지사에 취직을 한 호다카는 히나에게 맑은 날씨를 불러올 수 있다는 능력을 알고 특별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미쳐 돌아가는 날씨 속에 도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맑은 날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호다카의 <날씨 비즈니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평판을 얻었고, 100% 맑음 소녀는 인터넷에서 소소한 전설이 되고 있었습니다(140).

히나와 함께하는 푸른 시간 속에 풋풋한 사랑을 키워가던 호다카는 잡지사 일로 취재를 나갔다가 뭔가 불안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날씨의 힘을 함부로 사용하면 어디론가 증발해 버린다"(57). 하늘과 사람을 잇는 가느다란 실, 그게 날씨의 무녀인데, 인간의 간절한 소원을 받아 하늘에 전하는 날씨의 무녀에게는 날씨를 치료하는 힘도 있지만, 그만큼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돌아가는 게 이 사회니까(216).

많은 한국 독자가 <날씨의 아이>에 주목한 것은, 작가의 전작 <너의 이름은> 때문일 것입니다. <너의 이름은>이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이야기였다면, <날씨의 아이>는 이상기후로 크고 작은 재난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류는 하늘에 원하는 날씨를 기원할 때마다 '제물'을 드려왔습니다. 누군가의, 무엇인가의 희생을 통해 원하는 날씨를 얻고자 함이었지요. 제물 한 명이 희생함으로써 미친 날씨가 제자리로 돌아간다면 한 사람쯤 희생되어도 괜찮다고 생각을 해온 것입니다.

우리가 바꿨어. 그 여름, 그 하늘 위에서 내가 선택했어. 푸른 하늘보다 히나 씨를.

수많은 행복보다 히나 씨의 생명을. 그리고 우리는 기도했어.

세상이 어떤 모습이더라도 개의치 않고 그저 모두 함께 살아가기를(332).

원하는 날씨를 얻기 위해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과연 그 '제물'에 반대할 수 있을까요? 가벼운 동화처럼 읽히는 <날씨의 아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제법 묵직합니다. 우리가 누리는 푸른 하늘이 사실은 누군가와 맞바꿔 찾아온 거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의 유익을 위해서만 살려 하는 것이 얼마나 지독히 이기적인 삶인지, 그것은 사실 뭔가를 짓밟으며 사는 것이며, 누군가의 희생 위에서만 지탱되는 삶이라 것을 눈을 열어 보게 해줍니다. <날씨의 아이>는 인간의 바람은 세상의 모습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동안의 우리의 바람이 지금처럼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만들어냈다면, 이제라도 다른 꿈을 꾸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담아낸 영상이 궁금합니다. 영화도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내게 천천히 소리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말이 되기 이전의, 공기의 떨림 같은.

그것은 아마도 사람의 바람이다.

그것은 열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

그것은 세상의 모습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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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셀프 트래블 - 호이안.후에, 2020-2021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3
이은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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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여행만의 매력은 뭔가요?

동남아의 번잡함이 싫지만 마냥 휴양만 하고 싶지는 않다면 다낭이 딱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깨끗하고 세련된 도시인 다낭과 고풍스러운 올드타운이 있는 호이안, 베트남 마지막 왕조가 자리했던 후에가 불과 1-2시간 거리에 있어 휴양과 관광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셀프트래블 다낭>이 꼽은 다낭, 호이안, 후에의 매력입니다. 한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 다낭 공항까지 새로 짓게 되었다니 여행지로서 다낭(호이안과 후에를 포함하여)이 너무 궁금합니다. 게다가, "한국인의 경우 15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며, 출입국 카드를 작성할 필요도 없고, 전압도 220V로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 없고,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 데다 현지의 마트에서 소주와 라면까지 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호이안의 저녁 시간을 제외하면 모기도 별로 없으므로 결국 다낭 여행에 꼭 필요한 것은 국내를 여행할 때 필요한 준비물과 똑같다"고 합니다. "여권만 잘 챙기자!"고 외치는 <셀프트래블 다낭>이 또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습니다. "해수욕을 주목적으로 한다면 여름이 좋지만, 해수욕보다는 아름다운 호이안 올드타운과 들판을 돌아다니는 관광을 하고 싶다면 상대적으로 서늘한 겨울을 추천한다"고 하니, 저는 겨울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다낭에서 꼭 해봐야 할 것은, 먹방 투어!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 베트남 음식, 그중에서도 북부와 남부의 음식 문화가 만나는 중부 지방은 그야말로 미식 여행에 최고! 또한 다낭은 베트남 3대 도시로, 높은 생활수준 덕분에 고급스러우면서도 이색적인 음시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신비로운 유적, 느긋하고 평화로운 해수욕, 신나는 테마파크, 시원한 마사지, 로맨틱한 산책, 분위기 있는 카페, 한강의 아름다운 야경까지 즐길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곳이지만, <셀프트래블 다낭>을 들고 자유여행을 떠난다면 '먹방 투어'에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셀프트래블 다낭>의 최신판이자 개정판이기도 한 이번 책에는 다낭의 모든 맛집 정보가 한층 더 강화되어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미식의 중심지로서 미식가가 추천하는 다낭 최고의 맛집에서부터, 먹는 재미가 가득한 길거리 음식에 이르기까지 가이드북을 넘길 때마다 맛있는 이야기, 맛있는 정보가 가득합니다. 길거리 음식 중에서도 "바삭하고 촉촉한 바게트에 각종 고기, 치즈, 허브 등을 듬뿍 넣은 베트남 특유의 샌드위치(반미)"와 망고 모양일 뿐 견과류와 설탕이 든 찹쌀떡이라는 '망고 떡', '바나나 튀김', 젤리, 팥, 코코넛밀크 등이 들어간 음료 '쩨' 등을 버킷리스트에 추가해 두었습니다.

  

숨겨진 고대의 왕국, 미썬 유적지

우리에게는 낯설기만 한 힌두왕조, 신비한 고대인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다낭 셀프트래블>은 자유여행자를 위한 전문 가이드북이지만, 패키지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꼼꼼히 챙길 만큼 친절합니다. 그만큼 후회 없는 여행, 안전한 여행, 가성비 높은 여행, 만족도가 높은 여행을 위해 가이드가 발로 뛰고 몸으로 체험한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얼마나 꼼꼼하게 '다낭을 즐기는 법'(호이안과 후에를 포함하여)을 챙겨주는지 책을 보고 있다 보면, 자유여행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고 도전의식이 마구 불타 오릅니다. 생애 처음으로 해외로 자유여행을 떠난다면 그 첫 자유여행지는 다낭, 호이안, 후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신뢰할 수 있고 든든한 가이드북입니다. 그리고 은근 유머도 있으셔서 셀프트래블 모든 시리즈 중 읽는 재미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역시 첫 여행은 가이드를 잘 만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다낭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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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의 식탁 - 가족을 위해 짓고, 만들고, 담아 내는 정혜영의 따뜻한 식탁 이야기
정혜영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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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살림꾼, 정혜영의 식탁!

한 마을에 아주 큰 부자가 살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가족들을 보면, "가장 비싼 요리를 가장 맛 없게 먹는 사람들"이라고 수근거렸습니다. 가족 안에 다툼과 불화가 끊이지 않으니 세상의 온갖 진미가 가득한 식탁 앞에 앉아도 맛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허기를 채우는 가장 좋은 요리는 귀한 재료로 만든 비싼 요리가 아니라,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며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은 요리가 아닐까 합니다. <정혜영의 식탁>에서 만난 요리처럼 말입니다.

<정혜영의 식탁>은 배우 정혜영 씨가 '우리집 요리사'로 살아온 날들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사계절 별로, 상큼한 봄 식탁, 시원한 여름 식탁, 풍성한 가을 식탁, 따뜻한 겨울 식탁을 담았습니다. "정성 들여 밥을 해 주는 것이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정혜영의 식탁>은 가족을 위한 마음으로 가득했습니다. 다양한 메뉴에도 놀랐지만, 보기만 해도 요리 솜씨가 수준급이라는 것이 절로 느껴져 더욱 놀랐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식탁을 차려내는 것을 정말 즐기는 분이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정혜영 씨의 고백처럼 그 순간들을 깊이 사랑하고 감사하지 못하면 절대 그런 비주얼이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감탄스러울 정도로 요리들이 예뻐서, 먹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습니다. 그 안에 행복이 가득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서일까요, <정혜영의 식탁>을 보고 있으니 투박하지만 따뜻했던 엄마의 요리들이 생각납니다. 한참 철이 없을 때에는 4남매를 키우며 시집살이를 하는 엄마에게 밥투정을 하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엄마는 항상 옥수수빵, 호떡, 마요네즈, 토마토 주스 같은 것을 직접 만들어 먹여주셨습니다. 가정식이라고 하기에는 격이 다르게 보이는 <정혜영의 식탁>을 보며 이런 아날로그적 감성에 젖는 것은, 아마도 음식 하나하나에 엄마의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혜영의 식탁>에는 재료와 레시피, 그리고 요리에 대한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가족의 취향과 재료의 성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분의 요리는 연출된 것이 아니라, "찐"이다 싶습니다. 누군가는 여유가 있으니 이런 요리도 할 수 있는 거라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유가 있다고 모두 이처럼 사는 것은 아니니, 새삼 정혜영 씨가 참 예쁜 사람이다 싶습니다. 예쁜 사람이 예쁘게 사는 모습을 보니, 좋은 기운이 마구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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