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표현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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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문화는 그리스 로마의 사상인 헬레니즘(Hellenism)과 그리스도교 사상인 헤브라이즘(Hebraism)의 토대 위에서 생겨나고 발전해왔다고 할 수 있다. … 제1부에서 헬레니즘의 원류인 신화에서 유래한 영어들을, 제2부에서 헤브라이즘의 텍스트 격인 성서에서 유래한 관용구와 비유들을 소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이다"(지은이의 말 中에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신화와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표현사전>이라는 긴 제목이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신화'와 '성서'일까요? 서구의 문화와 사상의 토대가 바로 신화로 상징되는 헬레니즘, 그리고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는 헤브라이즘이며, 영어표현이 그만큼 신화와 성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언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니 이 책은 "서양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도 좋은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생활의 터전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일하는 건물만 보더라도 건물의 이름이 '칼리오페'이고, 뜨개질을 가르쳐주는 가게의 이름은 '아비가일'이며, 자주 갔던 카페의 이름은 '셀레네'였고, '나이키' 운동화를 파는 매장도 있습니다. 아비가일은 성서에 등장하는 여인의 이름인데 지혜로운의 여인의 대명사럼 사용됩니다. 칼레오페, 셀레네, 나이키는 모두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이름들입니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신화와 성서에서 유래한 영어표현사전>은 이렇게 우리가 자주 접하고, 흔히 사용하면서도, 그 뜻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몰랐던 표현들에 눈을 뜨게 해줍니다. 자주 접하고, 흔히 사용하는 표현들이기 때문에 정말이지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습니다! 누군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다면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나온 말이며, 이 여신은 로마 신화의 '빅토리아'에 해당한다고 설명하며 잘난 척하기 딱 좋으니까요. 또 영화로도 유명한 '타이태닉' 여객선의 불행한 사고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텐데, "만약 배의 소유주들이 신화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었더라면 그토록 허영심 가득한 이름은 피했을 것"(18)이라고 잘난 척하기에도 좋습니다. "신화 속에 나오는 티탄족들은 모두 '파괴적 행위'를 담당했기 때문에 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아주 불길한 징조"였다고 말입니다.

이 책은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에도 딱 좋지만, 모르면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는 교양과 상식을 갖추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예를 들면, '샹젤리제'는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개선문으로 이르는 가장 훌륭하고 넓은 길"이라는 상식 같은 것 같입니다. 또한 성서를 더 깊이 읽고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언어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고체계를 보여주는데, 영어권 사람들의 사고체계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성경을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것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 들어 있는 '옛적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어느새 우리의 '말'이 되어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그 사람의 말을 모르면 그 사람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아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우리의 말이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 얼마나 오래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고체계를 담은 도구가 말(언어)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힘이 참 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삶은 그렇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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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 - 물리학자의 눈으로 탐구하는 천지창조의 비밀
제원호 지음 / 패스오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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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브리서 11:3).

<올해의 책>을 투표한다면, 이 책 <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를 단연 으뜸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책은 창세기에서 전하는 천지창조의 순서에 따라, '시간의 창조', '하늘과 땅'(공간)의 창조', '빛의 창조'를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말씀에 숨겨진 영적 의미를 풀어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신앙은 서로 대척점에 있으며, 서로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고 오해하기 쉬운데, <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는 오히려 과학과 신앙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임을 보여줍니다. 과학이 우주의 비밀에 다가갈수록 하나님의 말씀도 더 깊게 열린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날카롭게, 그리고 멋지게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즉 "시간은 관찰자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는 개념으로 우주의 나이를 계산하면, "성경에서 세상이 창조된 6일간의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157억여 년 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오늘날의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수치와 놀라울 만치 비슷하다"(약 140억 년)는 것을 밝힙니다(47). 초기 우주의 관찰자가 아니라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보면, 초기 우주의 시간은 오늘날 우주의 시간보다 매우 느리게 흘렀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를 풀어내는 열쇠입니다.

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창조된 '공간'의 본질에 숨겨져 있는 위대한 창조의 비밀, 절대성과 유일성, 영원성, 무한성, 편만성, 임재성이 내재되어 있는 '빛'의 창조에 숨겨져 있는 비밀에 대한 해석도 놀랍습니다. 어떤 신학자의 설교도 이 보다 더 영적일 수 없을 만큼 성경적이면서도 과학적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앎'(깨달음)이 주는 희열이 얼마나 놀랍고 기쁜 것인가를 생각하면, 지식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 새삼 위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과학, 창세기의 우주를 만나다>는 보이는 세계는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라는 것, 보이는 세계(현상)는 보이지 않는 세계(실체)를 담아내는 그림자와 같다는 것, 많은 사람이 보이는 세계가 전부인 줄 아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보이는 것은 잠깜이요, 오히려 보이지 않는 세계가 영원하다는 것을 탁월하게 증거합니다. 사실 신앙인들은 "믿음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과학적 설명으로 성경을 다시 읽으니 하나님의 말씀이 정말 살아서 움직이는 듯 합니다!

물리학자이면서 신앙인이기도 한 저자는, 창조의 원리와 땅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은 땅을 딛고 살지만 "위"(하늘)를 바라보도록 지어졌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그러므로 만일 누군가가 인생의 공허, 혼돈, 흑암, 깊음의 문제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계속 보이는 '땅'만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62). 진리를 갈구하는 모든 구도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땅에 살며 신음하는 영혼들에게 전도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현대 과학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고급 지식들을 담아내고 있지만,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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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다이어리 - 시인을 만나는 설렘, 윤동주, 프랑시스 잠. 장 콕도. 폴 발레리. 보들레르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바라기 노리코. 그리고 정지용. 김영랑. 이상. 백석.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starlogo(스타로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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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1938)

아프리가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5년이라는 긴 시간, 그 먼 길을 함께 걸어갈 길동무로 <동주 다이어리DIARY>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동주 다이어리DIARY>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첫 만남은 2017년 첫 달이었습니다. 20년 넘게 청춘을 다 바쳤 일했던 첫 직장에 사표를 내고 업무 인수인계를 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저의 첫걸음은 새 다이어리를 장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동주 다이어리>를 만났고, 새롭게 펼쳐갈 날들을 부탁했더랬습니다. 늘 가방에 넣어놓고 다녔지만, 아까워 쓰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동주 다이어리>는 제게 윤동주 시인이 사랑했던 시를 함께 읽고 묵상하는 '시집'이 되었습니다.

저는 한 번 본 영화는 두 번 보는 일이 별로 없고, 전공서적이 아니면 한 번 읽은 책도 두 번 읽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제가 <동주 다이어리>에는 특별한 욕심을 내보았습니다. 하얀색 도화지를 앞에 두고 망칠까 두려워 뭔가 그려넣는 것을 망설이는 아이처럼 아까워 쓰질 못하니, 2개를 준비하자 싶었습니다.







이별

눈이 오다 물이 되는 날

잿빛 하늘에 또 뿌연내, 그리고

커다란 키관차는 빼-액-울며,

조고만 가슴은 울렁거린다.

이별이 너무 재빠르다,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람을,

일터에서 만나자 하고-

더운 손의 맛과 구슬 눈물이 마르기 전

기차는 꼬리를 산굽으로 돌렸다.

윤동주(1936)

<동주 다이어리DIARY>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과, 그 윤동주 시인이 가장 사랑했던 시와, 윤동주가 사랑했던 시인들의 시와, 윤동주를 사랑한 시인들의 시를 매일 만날 수 있는 그런 다이어리입니다. 한 장 한 장 날짜별로 넘겨가는데, 그 하루가 5등분 되어 있습니다. 5등분을 알뜰하게 나누어 쓰면 총 5년간의 기록이 날짜별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해가 바뀌고 다시 그 달, 그 날이 돌아오면 1년 전, 2년 전, 3년 전, 4년 전 오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아름다운 꽃이 피는 그런 일상을 만들고 싶다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씨가 필요하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야겠지요. <동주 다이어리>를 보고 있으니 아름다운 씨를 품고 있는 밭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아름다운 씨, 그 씨와 함께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채워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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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 울다
데이비드 플랫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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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바뀌어야만 한다.

이런 일을 보고 듣고도 이무렇지도 않은 듯

예전처럼 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복음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보며 가슴 아파 울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나(교회)의 모습을 발견하고 통곡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은 애통은 그동안 들려도 들리지 않았던 세상의 신음소리가 제 무감각한 심장을 강타할 때 일어났습니다. <복음이 울다>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실제로 경험하도록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 히말라야 트레킹의 목적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을 정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설산을 오르며 입이 떡 벌어지게 아름다운 장관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복음이 울다>를 통해 우리가 목격하게 되는 것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오히려 외면해버리고 싶은 광경입니다.

<복음이 울다>는 힌두교와 불교의 진원지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9백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예수님의 제자는 백 명도 안 되는 복음의 불모지로 안내합니다. 굶주린 배를 움켜쥔 지독한 빈곤, 아이들이 열에 다섯은 여덟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열악한 환경, 어린 여자아이들을 잡아다가 성노예로 팔아넘기는 인신매매 현장, 질병으로 하루 아침에 수십 명이 죽어나가는 삶의 한가운데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정확히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복음이 울다>는 고통이 가득한 세상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귀를 닫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마음을 닫고 사는 교회들을 흔들어 깨우는 책입니다. <복음이 울다>는 믿는 자들에게 맡겨진 "기쁜 소식"이 "기쁜 소식"으로 전하여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아파합니다. 무언가 변해야만 한다고 외칩니다. 피를 토하는 심정, 그 절절함이 느껴져서 복음 앞에 다시 엎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래디컬>로 전 세계 교회들에 큰 도전을 주었던 데이비드 플랫 목사님은 다시 한번 교회들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아직도 "믿음을 머리로만 '알려고' 애쓰고 마음으로 '느끼는' 법은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17).

<복음이 울다>가 교회에 던지는 중요한 통찰 중에 하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통해 목격하게 되는 그 절박한 육체적인 필요에도 불구하고, 기도마저 무기력하게 느껴질 만큼 참혹한 육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인 상황도 중요하지만 영적 상황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는 것입니다! 육체적인 필요도 외면할 수 없지만, 결국 흑망의 땅, 사망의 그늘에 앉은 영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복음이며, 이 치열한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격려하는 공동체", 죽 주님이 의도하신 "바로 그 교회"라는 사실을 다시 각성시킵니다.

<복음이 울다>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부름 받았다면, 이 모든 고통을 외면하고 그저 편하게 살고 싶은 게으름 이면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갈망도 우리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뜨겁게 알려 줍니다. 이 책은 그런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된 교회가 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으로 우리를 부릅니다. 주님은 이 책을 통해 "제 삶이 이 기도가 응답되는 도구로 쓰이게 해 주십시오"라는 뜨거운 기도와 함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내어드리며 응답할 한 사람을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교회의 진정한 교회됨을 위하여, 가능하면 교회의 모든 성도가 한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개척교회를 시작한지 2년 째인데, 우리가 어떤 교회가 되어야 마땅한 지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얻었습니다. "교회를 교회되게 우릴 사용하소서"라는 뜨거운 기도가 절로 터져나옵니다!

"그래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 이 여정을 나누는 나의 주된 목적은 당신을 이 질문의 지점까지 인도하는 것이었다. 주변 세상의 절박한 필요를 진정으로 느끼는 지점까지, 그리고 온갖 물음이 머릿속에 가득한 가운데서도 예수님이 그 고통 중의 궁극적인 희망이라고 믿게 되는 지점까지. 나아가, 하나님이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곳에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로 당신의 삶을 계획하셨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293).




하나님,

제게 주신 모든 것으로

당신이 원하시는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제대로 된 교회가 되면,

교회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제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합니까?

제 인생을 어떻게 사용해야 합니까?

제가 무엇을 하길 원하십니까?


절박한 세상에서

하나님이 의도하신 교회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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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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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있나요?


"옛날 옛날에 꾸뻬 씨란 정신과 의사가 살았다. 그는 사람들한테 핑크색 안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자기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환자들이 주변을, 자기 자신을, 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건 이를테면 이들에게 새로운 안경을 만들어주는 일과 같다고 생각했다"(10).

꾸뻬 씨가 다시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이번 주제는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입니다. 꾸뻬 씨는 "당신은 오늘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있나요?"라고 물으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세상을 덜 암울하고, 덜 왜곡되게 바라보게 해줄,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보게 해줄 핑크색 안경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꾸뻬 씨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에게도 자기에게 맞는 핑크색 안경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아내 클라라는 자기에게 의미 있는 일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두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할 판이었는데(아내가 무척 좋아하는 일을 그만두거나, 아니면 꾸뻬 씨가 진료실과 자기가 좋아하는 도시를 떠나야 하는 상황), 함께 사는 것도 아니고 헤어진 것도 아닌 이 어정쩡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료실 밖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꾸뻬 씨는 아내를 만나기에 앞서, "뭔가 커다란 번민에 사로잡힐 때마다"늘 찾아가곤 했던 세 친구를 차례로 찾아갑니다. 전쟁터에서 인도주의적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장-미셸, 정말이지 다양한 활동으로 삶을 즐기는 에두아르, 한때 연인이었던 아녜스가 그들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함께 책을 쓰기 원하는 젊은 기자 '제랄딘'이 동행하며 그들의 여행은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은 각각의 사람들이 각기 다른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방식을 보여주며, 꾸뻬 씨와 함께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자기에게 맞는 핑크색 안경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신에게 맞는 핑크색 안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옮긴이는 이 책이 "소설의 양식을 빌린 일종의 심리치료서"(334)라고 말합니다. 등장인물들의 사연에 몰입하다 보면, 독자들도 어느새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어떤 독자들은 내가 지금 내 삶을 망치는 나쁜 안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 있고, 나에게 맞는 핑크색 안경을 만들어야겠다 결심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독자들은 나에게 맞는 핑크색 안경이 무엇인지 이 책에서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찾은 내가 쓰고 있는 나쁜 안경은 '나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나의 약점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버릇'이 있다는 것입니다. '약점에 치중하는 안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감정 때문에 사태를 실제보다 더 심각하게 보게 된다는 설명도 내 감정을 돌아보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꾸뻬 씨는 실연의 상처로 아파하는 제랄딘에게 실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나쁜 감정을 초래하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사건 A(내가 누군가에게 벌미받다)가 C란 감정(절망감, 죽고 싶은 마음)을 초래한다고 믿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사실은 A라는 사건은 B란 생각(예컨대, 앞으론 더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던 남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을 초래하고, 그러고 나서 C란 감정(절망감)을 초래한다"(121). 꾸뻬 씨는 이를 '정서적 추론'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바로 제가 쓰고 나쁜 안경이라는 사실이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적으로 깨달아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순간, 마인드-리딩(mind-reading), 즉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안경을 끼고 있다고 믿고 있다"(165)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믿음이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망치고, 스스로에게 깊은 내상을 입힐 수 있는지를 깨달아졌는데, 바로 이러한 깨달음의 순간이 바로 치료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확신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꼼꼼하게 읽는다면, 독서 치료 효과를 톡톡히 경험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꾸뻬 씨를 따라다니며 지금 나는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나를 질문하다 보니 이것은 다시 '무엇이 내 삶에 동기를 부여해주는가' 하는 질문으로 바뀌었습니다. <꾸뻬 씨의 핑크색 안경>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나밖에 없다는 진실과 다시 마주하게 합니다. 세상을 바꾸려 하기 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을 바꿔써야 한다고 말하니까요. 그러니 결국 바뀌어야 할 것은, 세상(너)이 아니라 나의 관점, 다시 말해 '나'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자기 삶의 뭔가를 바꿔볼 작정이라면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가슴에 새겨봅니다.

재미있게 잘 읽히는 책입니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문제로 혼자 끙끙 앓고 있다면 꾸뻬 씨를 만나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 책 속에서 기대하지 못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도 있을 떼니까요. 끝으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가 있습니다. "안경을 바꾸는 일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매일 꾸준히 몸에 익혀야 하니까"(16)라는 조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가까이 하고 계속 되새김한다면, 꾸준하게 몸에 익히는 훈련 또한 이 책이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꾸뻬씨의 저자 인터뷰 영상 (김미경tv) :

https://youtu.be/pzVcqRAf9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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