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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다이어리 - 시인을 만나는 설렘, 윤동주, 프랑시스 잠. 장 콕도. 폴 발레리. 보들레르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바라기 노리코. 그리고 정지용. 김영랑. 이상. 백석.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starlogo(스타로고)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017/pimg_7685591862329249.jpg)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1938)
아프리가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5년이라는 긴 시간, 그 먼 길을 함께 걸어갈 길동무로 <동주 다이어리DIARY>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동주 다이어리DIARY>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첫 만남은 2017년 첫 달이었습니다. 20년 넘게 청춘을 다 바쳤 일했던 첫 직장에 사표를 내고 업무 인수인계를 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저의 첫걸음은 새 다이어리를 장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동주 다이어리>를 만났고, 새롭게 펼쳐갈 날들을 부탁했더랬습니다. 늘 가방에 넣어놓고 다녔지만, 아까워 쓰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동주 다이어리>는 제게 윤동주 시인이 사랑했던 시를 함께 읽고 묵상하는 '시집'이 되었습니다.
저는 한 번 본 영화는 두 번 보는 일이 별로 없고, 전공서적이 아니면 한 번 읽은 책도 두 번 읽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제가 <동주 다이어리>에는 특별한 욕심을 내보았습니다. 하얀색 도화지를 앞에 두고 망칠까 두려워 뭔가 그려넣는 것을 망설이는 아이처럼 아까워 쓰질 못하니, 2개를 준비하자 싶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017/pimg_7685591862329251.png)
이별
눈이 오다 물이 되는 날
잿빛 하늘에 또 뿌연내, 그리고
커다란 키관차는 빼-액-울며,
조고만 가슴은 울렁거린다.
이별이 너무 재빠르다,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람을,
일터에서 만나자 하고-
더운 손의 맛과 구슬 눈물이 마르기 전
기차는 꼬리를 산굽으로 돌렸다.
윤동주(1936)
<동주 다이어리DIARY>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과, 그 윤동주 시인이 가장 사랑했던 시와, 윤동주가 사랑했던 시인들의 시와, 윤동주를 사랑한 시인들의 시를 매일 만날 수 있는 그런 다이어리입니다. 한 장 한 장 날짜별로 넘겨가는데, 그 하루가 5등분 되어 있습니다. 5등분을 알뜰하게 나누어 쓰면 총 5년간의 기록이 날짜별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해가 바뀌고 다시 그 달, 그 날이 돌아오면 1년 전, 2년 전, 3년 전, 4년 전 오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아름다운 꽃이 피는 그런 일상을 만들고 싶다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씨가 필요하고, 씨를 뿌리고, 가꾸어야겠지요. <동주 다이어리>를 보고 있으니 아름다운 씨를 품고 있는 밭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아름다운 씨, 그 씨와 함께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채워자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