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 팀 켈러의 7가지 핵심 가치
CTC코리아 엮음, 전재훈 외 옮김 / 두란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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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화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특정 시기와 특정 지역에서 사람들이 삶에 대해 갖는 질문에 대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형태로, 그리고 그들이 힘 있게 느낄 수 있는 호소와 논증을 통해서, 비록 그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고 심지어 반대할지라도 성경의 답을 주는 것이다(26).

팀 켈러는, 교회 개척의 불모지라는 뉴욕 맨하튼 중심가에서, 극도로 개인주의적이며 특별히 복음주의적 기독교를 불신하는 경향이 강한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6천 명이 넘는 대형 교회로 성장해온 리디머교회를 이끌어온 담임목사입니다.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는 담임 목회자로서 리디머교회를 이끌어온 팀 켈러 목사님의 사역 원리와 핵심 메시지를 '7가지 핵심 가치'로 정리하여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그동안 팀 켈러 목사의 책을 꾸준히 읽어온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또 교회 개척에 막 뛰어든 개척자의 한 사람으로서,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를 읽었을 때, 희망과 절망, 기대와 낙심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이틀 간은 크나큰 고통 속에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정직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팀 켈러 목사님의 첫 책을 읽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미 복음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는데, 실상은 복음을 1도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벼락 같이 깨달으며,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을 통해 복음을 온전히 알아가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현대적인 언어로 그 누구보다 복음의 아름다움을 탁월하게 설명해주는 그의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단순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것에 맞겠습니다. 그런데 팀 켈러의 책을 동역자들이나 교회 청년들에게 추천해주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답변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우니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그의 메시지가 주는 감동을 그대로 유지하며 그 핵심을 전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던 터라 이 책을 만난 것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팀 켈러보다 팀 켈러를 잘 풀어냈다"는 평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어떤 상황적 배경 하에 팀 켈러의 신학이 정립되어 왔는지를 배우며 깊은 좌절과 낙심으로 고통스러웠던 것은, 내가 교회 개척자로서 얼마나 준비가 되지 않았는가를 아프게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비그리스도인들과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그들을 이해한 후, 어떤 신학적 배경 하에 교회를 세워야 할지 고민하며 사역에 적용해가는 팀 켈러 목사님을 뵈니,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팀 켈러 목사님의 사역 원리와 핵심 메시지도 바로 이러한 좌절과 낙심이 교차하는 과정 가운데 탄생하고 세워져갔음을 바라보며 다시 힘을 내보려 합니다. 이 책이 가르쳐주는 내용은 굉장히 방대하지만, 이 책의 조언대로 "우리가 팀 켈러에게 배워야 할 것은 특화된 사역들이 아니라, 그 사역들 중심에 놓인 상황화된 신학적 비전"(27)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리디머교회는 다섯 가지 사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째는 하나님에게 연결하는(예배와 전도), 둘째는 서로에게 연결하는(훈련과 교제), 셋째는 도시에 연결하는(정의와 자비 사역), 넷째는 문화에 연결하는(직업과 신앙의 통합), 그리고 다섯째는 교회 개척 사역이다(201).

2017년 말 기준으로, 기독교 단체는 편의점보다 많으며 커피 전문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2일마다 하나씩 생기고 3일마다 하나씩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71).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황 속에서 교회 개척에 뛰어들고 보니 교회의 분립 개척이 아니면, 소위 말하는 맨땅에 해딩하는 식의 교회 개척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겠구나 하는 것을 매일 실감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특별히 교회 개척자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팀 켈러 목사님의 사역은 한마디로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되는 복음으로 비그리스도인들을 초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팀 켈러 목사님이 전하는 복음의 능력과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잘 요약해줍니다. "복음의 능력은 두 가지 움직임으로 다가온다. 첫째, "나는 내가 감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한 죄인이고 허물 많은 존재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둘째, "나는 내가 감히 바랐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용납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33-34). 팀 켈러의 메시지를 다시 읽어주는 이 책의 저자들은 "'어떤 사역을 할까"라는 것이 고민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복음이 무엇인지를 깊이 묵상할 때, 그 복음은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사람과 세상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219)고 조언합니다.

특별히 이 책을 교회 개척자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이유는, 교회 개척에 대한 강력한 비전과 전략을 소개해 주고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도시 전체의 그리스도인들을 증가시키는 가장 주된 방법은 교회 부흥이 아니라 교회 개척"(201-202)을 통해서라는 팀 켈러의 믿음과 전략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줍니다. 도시의 부흥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일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라는 팀 켈러의 강력한 메시자가, 교회 개척 현장에 있는 모든 개척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줄 것입니다.

어떤 분야이든 모범적으로 그 길을 걸어간 선배가 있다는 것은 참 축복받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를 모범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희망과 위로와 격려가 되어주니까요.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는 가짜와 진짜가 가려지고 있는 듯한 현재의 교회 상황에서 진짜 교회, 건강한 교회, 주님이 의도하셨던 바로 그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몸부림치는 모든 교회들에게 누구보다 강력하고 건강한 모범을 제시합니다. 교회가 할 일이 무엇인지, 비그리스도인들을 전도하는 가장 좋은 전략이 무엇인지, 무엇보다 이 시대에 복음을 맡은 자로서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복음으로 세상을 섬길 것인지에 대한 강력한 시사점을 제공해줍니다. 팀 켈러의 책을 읽고 영향을 받은 독자라면 그 핵심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며, 아직 팀 켈러를 모르고 있는 독자라면 왜 이런 책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팀 켈러의 영향력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에 대한 고민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도 이 책을 괜히 읽었다고 후회하지는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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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열망하다 - 하나님으로 충만히 채워지는 일상
R. T. 켄달 지음, 손정훈 옮김 / 두란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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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 토저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29).

이 책은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지만, 하나님을 더욱더 원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이들보다,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인해 타는 목마름을 느껴본 성도들에게 더욱더 필요한 책입니다. 하나님의 더 큰 임재를 향한 갈망으로 고통스럽던 제 마음이 이 책 덕분에 방향과 길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더' 원하고, 하나님의 '더' 큰 임재 때문에 고통스러운 그 마음이 오히려 '이미' 하나님으로 충만한 증거라는 메시지를 듣는 순간, 제 영혼은 기쁨으로 떨렸습니다. "당신은 하나님의 더 큰 임재에 목마른가? 그렇다면 그 갈망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다"(58). "당신이 의에 주리고 목말라한다면 그 자체가 당신이 이미 하나님을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59).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하나님을 더 알고 싶고, 말씀에 눈을 뜰수록 말씀을 더 깊이 배우고 싶고, 기도할수록 더 깊은 기도 가운데로 들어가고 싶은데, 그런 갈망이 커질수록 무엇인가 오히려 부족하다는 느낌에 시달리고, 그럴수록 오히려 죄인 된 내 모습을 확인하는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열망하다>는 "하나님의 영광을 볼 때 내 죄가 드러난다는 사실"(122)과 조나단 에드워즈의 말을 인용하여 "사탄이 할 수 없는 유일한 한 가지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는 것"(117)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만약 "하나님의 영광을 진정으로 사모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이미 주권적으로 역사하고 계심을 보여 준다 하겠다"(125). 이러한 깨우침은 그동안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괴롭던 제 마음을 기쁨으로 바꾸어놓았고, 억눌렸던 영혼은 크나큰 위로와 소망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주변에 비슷한 갈망으로 괴로워하는 지체들을 만나면 그마저도 하나님의 은혜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그들을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열망하다>에서 그 방향과 답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을 열망하다>는 하나님의 더 큰 임재를 열망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합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후임으로 영국 웨스트민스터 채플을 섬겨온 저자는 자신의 해박한 성경 지식, 차가운 진리를 자랑하지 아니하고, 삶의 시련들, 영적 고뇌들을 겪으며 더 깊어진 뜨거운 진리를 가슴으로 전합니다.

하나님을 더 경험하기 원하는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그분이 당신 삶에 허락하신 시험을 존귀하게 여기는 것이다(184-185).

<하나님을 열망하다>를 읽으며 하나님으로 충만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책을 통해 저에게 충만하게 찾아오셨습니다! 모든 시험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가르칠 수는 있었지만, 진심으로 시련을 귀하게 여기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온 마음과 영혼으로 저에게 시련을 주시고, 그 시련과 함께 충만하게 찾아오신 하나님을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이르기 전에 작은 시험이건 아주 고통스러운 시험이건 먼저 시험이 찾아온다. 사탄의 공격이 있으면 하나님도 반드시 가까이 계시다는 것을 나는 내 경험에 비추어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무언가 곧 좋은 일이 일어난다"(195).

그동안 '용서'에 관한 설교를 많이 들었고, 관련 성구를 암송하기도 했고, 용서에 관해 많이 배우고 가르치기도 했지만, <하나님을 열망하라>만큼 실질적으로 용서로 인도하는 책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용서를 통해 하나님의 더 큰 임재를 경험하도록 돕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더 큰 임재 가운데 진정한 용서 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뜨거운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하나님이 저에게 찾아오셨음을 알았을 때 이 책을 붙들고 감사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과 내가 하나님의 뜻을 알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하나님의 길을 알고자 갈망하기를 원하신다.

이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더 많이 경험하기를 원한다는 뜻이고,

동시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분을 더 많이 보여 주기를 원하신다는 뜻이기도 하다(42-43).

그동안 하나님이 주실 '상급'을 기대하며 산다는 고백을 자주 했었는데, 상급을 기대하며 산다는 것이 어떤 삶인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생생하게 알게 된 느낌입니다. 하나님은 이 책을 통해 저에게 '맹세'를 해주셨는데, 이제는 제 삶의 초점이 사람의 칭찬이 아니라, 하나님의 칭찬에 있노라고 비로소 크고 담대하게, 그리고 진정으로 선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맹세에 관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꼭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보다, 하나님을 더 원하는 갈망을 느껴보신 분들, 하나님이 주시는 것보다 하나님이 더 좋다는 고백이 나오시는 분들, 하나님을 더 깊이 체험하고 싶지만 길을 알지 못했던 분들에게, 하나님의 더 큰 임재 가운데로 들어가고 싶은 갈망 때문에 심한 갈증 가운데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을 만족하게 하시며, 더 큰 약속과 소망 가운데로 인도하여 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우리는 인정해 주신다는 사실을

지금 이곳에서 어떻게 보여 주시는가?

바로 하나님의 임재가 그 답이다.

그분이 우리 안으로 들어오실 때 비로소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찾아오고 그분의 영광으로 충만해진다.

- R. T. 켄달, <하나님의 열망하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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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디도서 당신을 위한 시리즈
팀 체스터 지음, 김주성 옮김 / 두란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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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양육은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인은 한 마리의 동떨어진 양이 아니다. 우리는 양 떼 속에서 거한다. 그렇게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제자 양육의 중요한 특징은 여러 세대를 아울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디도서 전체가 연장자가 젊은이의 믿음과 사역을 북돋는 것이다. … 그것은 세대 간에 이루어지는 제자 양육이다"(94-95).

이 책에 보면, 저자와 한 교회 개척자가 '사역에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에 나눈 대화 내용이 소개됩니다. 그 이야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그가 평생 사역을 하면서 관찰한 바에 의하면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바울이 디모데나 디도와 가졌던 관계를 갖고 있었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려면 아버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56).

<디도서>는 아버지와 같은 바울이 아들 같은 디도에게 쓴 편지입니다. <당신을 위한 디도서>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슴 깊이 파고들었던 질문 하나는 이것이었습니다. "사역자로서 나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인물, 다시 말해, 디도에게 있어 바울과 같은 인물, '진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진리가 이끄는 거룩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권면하고 격려하는' 인물이 있는가?"

간절함에 비해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으니 생명의 교훈을 들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실망이 번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책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당신을 위한 디도서>입니다. 이 책이 바로 아버지와 같은 인물이 절실한 사역자들에게 바울의 역할을 해주고 있으니까요.

"우리도 마찬가지로 "나타나야" 한다. 자비와 긍휼로 세상에 참여해야 한다"(162).

<당신을 위한 디도서>는 <디도서>를 다시 읽어주는 책입니다. 사실 <디도서>는 교회 제직 임명을 위한 교육 때에나 한번 읽을까, 같은 목회서신이라도 <디모데전후서>에 비하면 눈길이 조금 '덜' 가는 신약의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위한 디도서>를 읽으며 <디도서>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디도서>가 이렇게 생명의 복음으로 충만한 책인지 미쳐 몰랐습니다. 무엇보다 '전도'의 사명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가 다시 깨달아졌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이 주를 믿게 하는 일에 인생을 걸었던" 바울처럼(23), 바울이 디도에게 부탁한 일, 즉 우리가 하는 일은 "영원"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 추운 날에 숨을 쉬면 공기 중에 입김이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복음을 말할 때 예수님이 나타나신다는 것, 우리도 자비와 긍휼로 세상에 참여하며 "나타나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또한 목회 사역에 있어서 흔한 위험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교훈하는데, 그것은 '과도한 목회'와 '방임 목회'입니다(49). 저자는 왜 그러한 목회 형태가 나타나는지를 설명합니다. 과도한 목회를 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지배한다고 느끼고 싶거나 사역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싶기 때문"이며, 방임 목회를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거질 당할까봐 두렵거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거나 사람들이 좋아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51). 목회현장에서 생각보다 흔하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을 진리로 굳건하게 붙들지 못해서 일어나는 위험임을 감안할 때, 하나님의 말씀에 더 강격하게 사로잡히도록 목회자들이 회개 가운데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을 위한 디도서>는 새생명을 누리며 영생의 소망 가운데 있는 우리(교회)가 '오늘(지금)'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과 같은 시즌에 교회가 <당신을 위한 디도서>를 함께 읽고 교회의 리더로서, 열매 맺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저마다 새해 목표를 설계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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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 나태주 시집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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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이라는 시가 좋아 '나태주'라는 시인의 이름을 알게 되었지요. 자그마한 꽃잎처럼 작고 예쁜 이 시를 자꾸만 자꾸만 되내이다 보니 어느새 시도, 시인의 이름도 커져만 갔습니다. '홀로서기'라는 시 이후로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적어 보낸 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이 나왔다고 해서 반가웠습니다. 치열하게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상처 입은 마음에 고운 말, 예쁜 말, 정다운 말을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마음도 상처를 받으면 통증을 일으킨다는 걸, 그 통증을 치료하는 데는 고운 말, 예쁜 말, 정다운 말이 특효약이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습니다. "풀꽃 시인 나태주 등단 40주년 기념 시집"이라는 이 시집은 제게 치료제와 같은 언어로 가득했습니다. 힘들고 지치고 고달픈 날들을 여행이라고 생각해달라 하고, 자꾸만 자꾸만 예쁘다고 하는, 그냥 예쁘다는 말이 꼭 제게 들려주는 말 같고, 하늘이 좋다, 구름이 좋다, 골목에 핀 꽃이 좋다, 바람이 좋다, 살아 있어서 좋다 하니 주변에 보이는 사소한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좋아지기 시작하고, 세다 보니 좋은 것들이 많아지고, 그렇게 좋은 것들에 둘러 싸이게 되었습니다. 같이 밥 먹어주서 고맙다, 사랑해줘서 고맙다, 세상에 있어줘서 고맙다,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 하니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더 마음을 쏟게 되더라고요. 이왕 사는 것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순간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말입니다.

오늘의 약속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 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어릴 때부터 일기를 꽤 오랫동안 써왔는데 가지고 있는 일기장이 한 권도 없습니다. 늘 우울할 때, 슬플 때, 이유도 없이 기분이 가라앉을 때 유독 일기를 많이 쓰다 보니 다시 읽기 민망해져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 때보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글을 많이 쓸 거라는 저만의 선입견? 편견? 그런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집은 고운 말, 예쁜 생각, 가장 좋은 표정으로 가득합니다. 시인의 마음이 그러해서 시도 시인을 닮았나 봅니다. 강한 글, 공격적인 말, 힘찬 주장들이 가득한 세상에 이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고 정다운 시를 읽으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만나는 밝은 햇빛, 새소리, 맑은 바람를 세상이 살아 있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여기며, 행복해지기로 약속을 해봅니다. 요즘 '착한' 식당, '착한' 가격, '착한' 운전 같은 표현을 많이 쓰는데, 진짜 착한 것이란 이런 것이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진짜 '착한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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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디모데 - 지금 여기, 초대교회를 살아가는 위그노의 후예들
방선기.신광은 지음 / 두란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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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Vision, No Project, No Plan!

저도 "미션디모데를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미션디모데>는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위그노의 후예'들을 소개합니다. 그들은 복음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부름받은 디모데'라는 정체성을 가진 개신교 공동체입니다. '교회'라고 이름하기보다 '공동체'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것은 신앙공동체이자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소속감'을 강조하는 의미에서의 '공동체'가 아니라, 초대교회의 친밀한 공동체성을 삶으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도전적이었습니다.

특히 도전이 되었던 것은 그들이 쉼터를 섬기는 방식이었습니다. 미션디모데는 교회보다 쉼터가 먼저 출발한 공동체인데, "기거할 곳이 마땅하지 않은 이들"(알코올중독자, 마약중독자, 노숙자, 실업자 난민, 잠깐 머물다 가는 손님 등)을 위해 '쉼터'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노숙자 전용 숙소에 노숙자들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공동체에 기꺼이 받아들여 '함께' 생활하는 방식으로 섬깁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사역이 확대되는 미션디모데는 마치 누룩이 밀가루를 부풀게 하는 것처럼 하나님 나라의 모습(마 13:33)과 닮았다. 비전도 없고, 프로젝트도 없고, 계획도 없이 한 아이의 필요를 보고 반응했는데 길이 열리고, 환경이 변화되고, 새로운 가능성이 보였다. 인간이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면 나머지는 성령이 인도해 주신다"(155).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신뢰하고 전도나 선교에 있어서 인간적인 수단이나 방법을 철저히 배제하는 미션디모데는 비전도 없고, 프로젝트도 없고, 계획도 없고, 예배는 단순하고, 삶은 간소합니다. 미션디모데가 집중하는 것은 오직 말씀과 이웃의 필요입니다. 광야 시대 이스라엘 백성이 낮에는 구름기둥과 밤에는 불기둥을 따라 움직였다면, 미션디모데는 이웃의 필요에 따라 움직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션디모데>를 보며, 이웃의 필요보다는 교회의 필요에 의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이웃의 필요에 진정으로 반응하기 보다 우리의 비전, 우리의 프로젝트, 우리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이웃의 필요를 사역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뜻은 문제를 해결하는 특별한 전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의 필요를 발견하는 데 있다. 그들은 구제든, 전도든, 선교든, 교회 개척이든 전략을 세운 다음에 그것을 실행하기보다는 이웃의 필요를 먼저 발견하고 그 필요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되면 실행한다. 그들이 믿음으로 한다는 뜻은 이루기 어려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재정 상태보다 이웃의 필요를 먼저 고려한다는 을 뜻한다"(313).

교회 개척의 사명을 가진 자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교회의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를 함께 토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개척에 뛰어든지 만 2년 정도가 지났는데, 이 책은 우리가 아직도 대형교회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충격적으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동역'은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역'을 '동업'으로 해석하는 듯 했습니다. 동역에 실패하고 있는 목회 현장,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사역,"은혜롭고 감동적인 설교를 소비하기 위해서 설교자를 선택"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영적 감동을 찾아다니는"(312) 풍조, 소비자의 구매 욕구에 초점을 맞추듯 펼쳐지는 '쇼'와 같이 펼쳐지는 공연을 예배로 착각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미션디모데>는 신선한 충격과 도전을 던져줍니다. 아니, 어쩌면 불같은 충격과 도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시는지 '잘 듣고 잘 순종하면' 족하다고 생각한다(131).

<미션디모데>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매사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말씀에 순종하고자 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어떤 일들을 이루어가시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우리가 자랑하는 '교회'(특히 대형 교회)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합니다. <미션디모데>라는 공동체를 '모델'로 삼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어렵다고 해도,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또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점에서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미션디모데>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서, '교회'라는 조직에 대한 선입견, 특히 대형 교회 시스템에 맞추어져 있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깨뜨려지기를 바래봅니다.

미션디모데로부터 배운 점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 하나는 하나님이 자연을 통해서도 말씀하시고(자연 계시), 성경을 통해서도 말씀하시지만(특별 계시), 이웃의 필요를 통해서도 말씀하신다는 거시다. 그러고 보니 성경에는 이를 지지하는 말씀이 꽤 있다(잠 19:17; 사 58:6-7; 마 25:45). 이웃의 필요는 곧 하나님의 음성이다(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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