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저 베일리는 불안감을 떨쳐버리려고 애썼다.
지난 2주 동안 그 불안감은 점점 심해졌다. 아니, 사실은 그보다 더 전부터였다. 그것은 워싱턴에서 그를 소환하면서부터, 재임용되었다는 말이 조용히 전해지면서부터 시작된 불안감이었다. - P11

은하세계는 지구인을 차단하고 있다. 은하는 수세기 전에 지구를 떠난 사람들의 자손인 우주인이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지구 주위에 울타리를 높이 쌓았다. 열린 공간에 대한 공포와 함께 시티문명 안에 지구인을 가두었다. - P14

"사법부에서는 자네를 솔라리아에 파견키로 했네."
베일리의 마음은 잠시 허공의 환상을 찾아 헤맸다. 솔라리아, 아시아? 솔라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다음 순간, 베일리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놀란 목소리를 냈다.
"외계의 솔라리아 말입니까?"
미님은 베일리의 눈길을 애써 외면했다.
"맞아." - P16

50개의 외계에 사는 인구를 모두 합해도 지구 하나의 인구보다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고, 군사면에서 그들은 100배 이상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양전자로봇 경제에 의지하여 적은 인구를 부양하고 있는데, 1인당 에너지생산량은 지구의 수천 배에 달했다. - P19

베일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차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지구를 위해 스파이활동을 하라는 겁니까?"
"스파이활동이라니! 그들이 요청하지 않은 일을 할 필요는 없네. 단지 눈과 마음을 열고만 있으라구. 관찰을 하란 말일세.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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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톨프 박사는 다리를 포개면서 한숨을 쉬었다.
"베일리, 나는 지금까지 두 부류의 지구인밖에 만날 수 없었습니다. 한 부류는 폭도였고, 다른 부류는 정객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지요. - P161

지구의 인구는 멈출 줄 모르고 증가만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가까스로 필요한 열량을 댈 수 있지요. 지구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놓여 있습니다. - P165

만일 당신이 지금 죽는다면 아마도 40년이나 그 이하의 인생을 잃는 게 되겠지요. 하지만 만일 내가 지금 죽는다면 150년,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을 잃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에서는 개개인의 삶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 P169

일라이저. 당시의 상황은 아주 자연스럽게 한 사람의 용의자를 발견하도록 해주었습니다."
"누군가? 대체 그 사람이 누구냐구!"
"범행현장에는 한 사람의 지구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경찰국장인 줄리어스 엔더비입니다." - P174

R. 다닐은 그의 인간 동료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일라이저, 당신은 나의 파트너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내 결점을 잘 알고 있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 - P207

자네 같은 로봇은 이 지구상의 어떤 법정에서도 증인이 될 수 없어. - P220

규격화된 양전자두뇌의 기본회로 이론은 모두 로봇공학 3원칙에 입각해 있습니다. 로봇공학의 제1원칙은 바로 전에 당신이 인용한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제2원칙은 ‘로봇은 사람의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다. 단 그 명령이 제1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제3의 원칙은 ‘로봇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기 스스로를보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227

"박사님은 당신 같은 전문가도 구별하지 못할 만큼 사람과 똑같은 로봇을 우주인들이 만들었으리라고 생각해 보신 적은 없습니까?"
박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듯 소리내어 웃으면서 대답했다.
"베일리, 그럴 가능성은 없어요. 얼핏 보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로봇은 역시 사람과 다른......"
제리겔 박사는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얼어붙은 듯 입을 다물었다. - P232

베일리는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다닐은 완전히 제1원칙에 입각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박사는 자신의 말을 강조하기 위해서 고개까지 강하게 끄덕였다. - P240

"그렇습니다, 일라이저. 하지만 나의 디자인은 전혀 변형되지 않았습니다. 나의 원래 디자인은 뇌분석을 하려는 목적에 맞는 것이었죠." - P250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제시는 어떻게 내가 로봇이라는 걸 알아냈지요?"
베일리의 이마에 진땀이 솟았다.
"그 일은 다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 소문이......"
"파트너 일라이저, 말을 끊어서 죄송합니다만 소문 같은 건 없습니다. - P254

"성서가 무엇입니까?"
베일리는 놀랐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이런 일에 놀란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다시 놀라움을 느꼈다. 그가 알고 있는 한 우주인들은 철저한 유물론자들이다. 그러니 R. 다닐은 우주인이 알고 있는 것밖에 모르는 것이다. - P274

사건은 누군가의 이름을 외쳐 부르고 있네. 그 녀석의 냄새는 이 건물 맨 꼭대기까지 풍기고 있어."
"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일라이저?"
베일리가 조용히 대답했다.
"다닐, 그건 바로 나야." - P310

어느 한 개인과 인류 전체 중 어느 편이 더 중요한가는 분명합니다. - P323

"누가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지 이제 확실히 알아냈습니다. 또 서튼 박사가 어떻게 살해되었는가도 알아냈어요. 이제 나에게는 한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 시간에 당신에게 그동안 조사해낸 모든 것을 보고하고, 또 범인을 체포하고, 수사를 마무리지을 겁니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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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소리내어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제 풀 네임은요, 제지블(구약 열왕기상에 나오는 왕비 이세벧을 말함, 역자 주)이에요." - P70

"내 이름은 일라이저예요. 아시겠어요? 내 풀 네임이 일라이저 (이세벨 왕비를 징벌한 예언자 엘리야를 말함, 역자 주)라구요." - P71

두 사람의 IQ와 유전가치지수, 그리고 경찰국에서의 베일리의 지위를 종합한 결과 그들은 어린아이를 둘까지 낳을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첫 아이는 결혼 1년 안에 가질수도 있었다 - P72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을 건네거나 쳐다보면 안 돼. 한 마디의 말도, 단 한 번의 눈길도 안 되네. 그게 욕실의 관습이야." - P80

베일리는 너무나 기분이 상했다. 계속 벌어지고 있는 일마다 점점 더 그를 참을 수 없는 불쾌감 속으로 밀어넣었다. 제시는 R. 다닐을 사람으로, 그것도 남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P84

"우주인 측에서는 이 사건을 근래에 지구인 사이에 일고 있는 로봇파괴운동과 관련된 사건이라 보고 있네. 외계의 우주국가를 모델로 해서 지구를 통합된 인간-로봇 사회로 이끌어가려는 우주인들의 계획에 반대하는 운동 말일세. 나아가 이번 살인사건을 고도로 조직화된 테러리스트 그룹의 소행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거지." - P92

우리는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게 로봇인지 사람인지를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편을 더 좋아한다네. - P97

외계의 우주국가가 모행성인 지구의 지배로부터 독립한 ‘우주 대반란‘ 이후, 지구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우주국가의 역사라든가 우주국가 사회학에 대한 부분은 모두 빠지게 되었다. - P98

내 몸 속의 회로는 마지막에 어떤 조정을 받았지요."
"그래? 다닐, 그 얘기를 자세히 듣고 싶군."
"별 것 아닙니다. 아주 강력한 드라이브가 내 몸 속의 동기 회로에 삽입된 거죠. 그건 바로 정의에 대한 열정입니다." - P105

어떤 로봇도, 어떤 종류의 로봇도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없도록 제조된다. 다음과 같은 로봇공학의 원칙 제1조가 그것을 말해준다.
‘로봇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다. 또한 필요한 상황에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에게 해를 끼쳐서도 안 된다.‘ - P124

위생적인 우주국가에서는 아무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뿐 아니다. 술도 마시지도 않고 사람들이 즐기는 다른 어떤 악습도 없었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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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지 베일리는 자기 책상에 다가가서야 R. 새미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챘다. 라이지의 기름하고도 엄격해보이는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 P19

경찰국장의 방은 별실로 되어 있었다. 국장실 문의 반투명한 유리에는 ‘줄리어스 엔더비‘ 라는 글씨가 아주 멋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 글씨는 유리섬유에 공을 들여 새겨넣은 것 같았다. 그 이름 밑으로는 ‘뉴욕 시티 경찰국장‘이라는 글씨도 새겨져 있었다. - P20

베일리는 자기의 의지와는 달리 장엄한 그 광경에 감동되는 자신을 느꼈다. 마흔두 해의 그의 생애에서 비 내리는 광경을 본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비뿐만이 아니라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모두 마찬가지였다. - P23

우주인들이 자기네 사회에서 질병이란 질병을 모두 일소해버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병원체가 우글거리는 지구인과 접촉하는 걸 신경질적일 정도로 꺼린다는 것 역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 P27

"뭐 별다른 뜻으로 그렇게 말한 건 아닙니다. 그 우주인이 왜 죽었느냐고 물었던 것뿐이지요."
"가슴이 완전히 날아가버렸네. 누군가가 광선총을 쏘았어."
베일리는 순간 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그는 창문 쪽을 향해 선 채로 다시 물었다.
"뭐라구요?"
"살해당했다는 거야." - P27

"이번 사건을 우주인 파트너와 함께 수사해 주었으면 하는 거야. 우주인 쪽에서는 그걸 조건으로 내걸었지. 그들은 본국 정부에다 이 살인사건을 보고하지 않겠다고 했네. 하지만 우리에게 수사를 맡기는 대신 자신들 중 하나를 이 살인사건 수사에 참가시켜 달라고 요구했지." - P33

"내 파트너의 이름이 뭐죠?"
"R. 다닐 올리버일세."
베일리가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돌려서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국장님. 나는 이제 그와 함께 일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의 풀 네임을 쓰겠어요. 로봇 다닐 올리버라고 말입니다.‘ - P36

지구인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거의가 회고주의자였다. 옛날을 돌이켜 회상한다는 건 분명히 즐거운 일이다. 지구가 우주의 50개의 행성국가들 중의 하나, 그것도 그리 변변한 위용을 갖추고 있지 못한 하나의 행성이 아니라 오직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세계였던 그 당시의 일을 회상한다는 것은 더욱이 그럴 것이다. - P41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우주인이라는 존재였다. 그들은 식민지 건설 초기에 지구에서 다른 식민지 행성으로 이주해간 세대의 자손들이었다. 그들은 소수에 불과했지만 행성 전체를 차지하고 로봇만능의 문명세계를 건설하여 매우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 P46

다닐이 말했다.
"법을 집행하는 데 한 사람 이상의 관리가 동원된다는 건 잘못입니다." - P59

"어떤 상황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저는 절대로 사람에게 방아쇠를 당기진 않아요. 일라이저, 당신도 그건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저는 절대로 사람을 해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지요. 애초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어요." - P64

베일리는 R. 새미에 의해 교체되어버린 빈스 바렛이라는 젊은 친구가 눈 앞에 떠올랐다. 자기 자신도 R. 다닐에 의해 교체될 수 있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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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인생 전반기에서 두드러진 사실 하나는 그가 에서가 되고 싶어 했다는 점이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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