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의 거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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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가 좋아하는 멋진 작가다..
처 음으로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꼭 갈릴레오 갈릴레이같은 운율이 느껴지는 이름도 참 좋다..)의 책은 역시 최초의 히트작이라고 할 수있는 '개미'다.. 얼마나 즐겁게 읽었는지.. 그 깊은 지식과 기가막힌 플롯의 구성.. 정말 글빨이 좋은 작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의 첫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타나토노트', '뇌', '파피용'같은 책들을 읽었는데 중간에 읽었던 '나무'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실망감을 안겨 주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베르베르의 소설을 내 나름대로 정의를 해 보자면.. '오랜시간 쌓아놓은 지식을 소설가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독자로 하여금 약간의 추리력을 동원해 읽게 만드는 좋은 구성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베르베르의 소설은 항상 기대를 하게 하는 면이 있다..

뭔가 변했다.. 뭔지는 몰라도.. 하지만 확실한 건 재미는 없어졌다..
요 새 그다지 소설을 읽지 않고 있었던 나에게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을 일은 그다지 없었다.. 하지만 회사 직원이 1권을 읽어 보라고 주면서 손에 쥐고 나서부터.. 고통이 시작되었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전작과 다름없이 순식간에 읽어 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서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이게..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여러번 시도를 해 봤지만 70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어서 접어 놓고 다른 책을 읽고.. 또 시도했다가 못 읽고 다른 책 읽고.. 이러기를 6개월을 했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책장이 이렇게 안 넘어가는 책을 읽기도 참 오래간만이었다..
읽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결국은 일주일전.. 이번만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읽어버리자고 생각하고 저녁 운동도 제끼고 틈나는대로.. 참아가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결국 다 읽었다..

문제가 뭔지 좀 살펴 보자..
그럼.. 나름대로 도대체 왜 그렇게 읽기 힘들었는지 좀 보자..

1. 수사가 너무 많다..
워 낙에 좀 지저분하다 싶을 정도로 꾸밈이 많은 문체이긴 했지만.. 그게 심해지고 심해져서 '카산드라의 거울'에 와서는 정점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불어를 몰라서 그러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번역이 이 정도라면 원문은 온갖 바로바로 이해하기 힘든 꾸밈과 (영어로 치면) 관계사와 대명사가 즐비할 걸로 추정된다.. 그리고 너무나도 비유가 많이 사용되어서 도대체 내가 읽고 있는게 뭘 비유하고 있는건지 까먹을 때가 많았다.. 한 페이지를 읽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는데 내용이 연결도 잘 안된다.. 한마디로 문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읽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하다..

2. 본론과 관계없는 내용이 너무 많다..
위에서 베르베르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베르베르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상상력 사전'이라는 책까지 써냈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한건 모자른 것만 못하다.. 너무 아는게 많다 보니.. 게다가 그걸 소설속에 풀어 놓다 보니 내용이 중간중간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역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3. 2번과 연관되는 것이지만.. 베르베르의 잘난 척은 이젠 거의 극에 달한 것 같다..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든 풀어내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4. 서론이 너무 길고.. 개연성도 없고.. 상상력은 이제 너무 과하고.. 빨리 넘기고 싶은 마음 뿐이다..
적 어 놓은대로이다.. 내가 보기엔 1권이 다 서론이다.. 인물들도 너무 개연성이 없는데다가 행동의 설득력도 없다.. 카산드라의 꿈은 너무 뜬금없고.. 부모의 실험도 전혀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소설적인 개연성이 없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나 빨리 넘겨버리고 싶은 심정이 솟아오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소설은 한장한장 넘겨 읽어서 소설이 끝나는게 아깝다.. 그런데 이 책은 그저 빨리 끝을 보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러고 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이 약간씩은 그런 감이 없잖아 있긴 했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다는 생각뿐이다..

5. 그리고 번역..
뭐.. 세세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번역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요새 누가 학생한테 '양'이라는 표현을 쓰나..? 그 외에도 소소한 불만이 책을 읽는 동안 굉장히 많았는데.. 정말.. 다시는 책을 펴고 싶지 않아서.. 찾아 보지는 못하겠다..

6. 그밖에..
제일 근본적인 설정의 문제인데.. 자폐증을 가진 아이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가 좋아하는 멋진 작가였다..
가 장 최근에 읽은 책이 '파피용'이었고.. 그 다음이 '카산드라의 거울'이다.. '파피용'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이건 정말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생각한다.. 재미도 없었고.. 남는 것도 없고.. 읽기도 힘들고.. 지금까지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에 최악의 책이다.. 이 책이 나오고 얼마되지 않아서 라디오에서 이 책의 광고가 끝이 나고 '신' 광고가 다시 나오던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인기가 없었던 듯..

또 그의 다른 책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아닐 듯..

하여간.. 오래간만에 강력 비추 한 방 날려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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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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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 이 사람은 참 독특한 사람이다.. 분명히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야에 다 정통한 듯 보인다.. 특히 의사로서도 큰 성공을 거둔 것 같은데.. 그보다는 경제 분석가로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도 넘어서서 젊은이들에 대한 멘토로서 더욱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요즘 최대의 화제가 되고 있는 안철수 교수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본 그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의 책 속에서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어서 조금 오래 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부자경제학'이다.. 사실 나는 경제에 관한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왜냐하면.. 워낙 경제학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을 분 아니라 관심도 크게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니라서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도 나같은 문외한에게는 한 번 읽고서 쉽게 이해되는 그런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 듯만은 명확하게 보여 주는 것 같다..

내가 제대로 이해를 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인이 아무리 몸부림 친다 하더라도 재테크로 인한 수익은 금리에 의한 수익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테크는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감안하여 플러스를 시키면 '괜찮다'는 것이다.. 이것만 가지고 얘기를 하면 참 허망하다.. 그리고 저자는 그 허망함을 이 책에서 풀어줄 생각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인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에게 '꿈 깨라'고 한다.. 비유하자면.. 성적을 올리고 싶어하는 학생에게 '국영수를 위주로 열심히 공부해'라고 하는 거다.. 그리곤 그 외에 방법은 없다고 얘기한다.. 즉.. 이 책을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돈 벌 방법을 알려 주지는 않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이 책의 가치는 무엇일까..?

이 책은 경제의 큰 흐름에 대해서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가이드북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경제를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자세히 살펴 보아야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 얘기해 준다.. 내 생각에는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한 경제학 원론서이다.. 일반적인 원론서는 이론에서 시작해서 경제의 일반적인 모습을 예로 드는 식이라면..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부터 시작해서 경제의 일반론을 끄집어 낸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그 일반론은 철학으로 넘어가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는 이 책은 그다지 경제학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경제를 통해서 사회를 이해하는 책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런 방식의 접근법은 왠지 내가 그동안 느끼고 있던 박경철이라는 사람에 딱 맞는 것 같다..

이 책은 재테크를 하는 대단한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읽어 보지 않았으면 반드시 읽어 보면 좋을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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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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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뭐.. 많이들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만.. 딴지일보를 통해서였다.. 한참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각광을 받기 시작할 때 '졸라~'와 '씨바~'를 외쳐대면서 인터넷의 '선데이 서울'을 표방하면서 말도 안되는 3류 잡지같은 매체를 만들어 냈던 그 사람을 기억한다.. 하지만 그 가벼운 말투 속에 있던 깊은 통찰력(물론 온전히 김어준의 것만은 아니었지만..) 또한 무시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딴지일보가 재미가 없어지고.. 김어준이라는 사람이 기억속에서 사라질 무렵.. 갑작스레 알게 된 '나는 곰수다'를 통해 김어준은 인터넷 미디어 세계의 주류로 순식간에 재편입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책을 한시간씩이나 기다리면서 싸인받고 사게 되었다.. 저자 싸인회라는 걸 가본 건 처음이기도 하지만.. 사실 친구하고 만나서 할 일도 없고 해서 책사러 같이 가자고 꼬드겨서 갔다..


제목이 '닥치고 정치'다.. '나는 꼼수다'를 들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쉽다.. 지승호라는 인터뷰어와 김어준이 대담한 내용을 책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더 쉽게 얘기하면 '나는 꼼수다'를 책으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절반 가량의 내용은 나꼼수에 드러난 내용이고.. 반 정도는 아직 표명하지 않은 내용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정확하게 '나는 꼼수다'의 장점과 일치한다.. 그리고 그 장점은 오롯이 김어준이라는 사람의 성격에 의해서 형성이 된다..


어려운 정치를 정말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절대로 어려운 언어로 읽는 사람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정리해 준다.. 현재 돌아가고 있는 집권세력의 집권플랜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 주고 야권이 그 플랜을 엎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시각으로 설명을 하는데 그 설명이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생경한 경제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가 손에 잡았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더더군다나.. 책의 내용이 굉장히 설득력이 있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만드는 면이 있다.. 좀 단정적이고 급작스럽게 논리를 뛰어넘는 면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비상식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김어준이란 사람은 정말 '촉'이 좋다는 것이다.. 정치를 온전히 정치로만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인간의 욕망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게 또 설득력이 좋다.. 특히 국민들은 정치를 통해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


이 책에서 특히 처음에 좌와 우를 공포에 대해 반응하는 자세로써 구별하는 김어준만의 구별법은 본질적인 면에서 참고할 만한 면이 많을 것 같다.. 하긴.. 현재의 권력을 우파.. 혹은 보수로 규정도 하지 않으니 현재 정치의 프레임을 설명하는데는 별로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김어준이라는 사람의 주장이 뭔지 알고 싶은 사람은 읽어보면 아주 좋고.. 지금 정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고 싶은 사람도 읽으면 좋다.. 그런데.. 지금 열심히 '나는 꼼수다'를 듣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상당 부분 내용이 겹치면서.. 앞으로 듣다 보면 나올 것 같은 내용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진보쪽에 속한다면.. 한 번 쯤 읽고 현 상황 파악하는데 도움받기를..



<발췌>

이건 논리적 추론이 아니라 정서적 직관의 영역이지. 내가 자꾸 '느낌'을 이야기하는 이유야. 대중정치는 사실 이 영역에서 결정되거든. 진보진영에선 정치가 논리의 영역에서 결정될 거라고 생각하지만.(16P)


나도.. 그동안 진보가 그렇게 지지고 볶고 사상적 순결을 주장하면서 갈라지는 걸 보면 참 안타까워 했고.. 결국은 정치는 논리의 싸움이 아니라 정서의 싸움이라는 생각을 해 왔다.. 안그러면.. 지금 당장 쌀값 오를 걱정하고 있는 농민들이 한나라당 찍는 건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결국 정치는 '정서'를 가져가는 쪽이 이기는 거다..

닥치고 사서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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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 예루살렘 왕국과 멜리장드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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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건 왠지 익숙한 것 같긴 하지만 잘 곱씹어 보면 그저 대충 알고 지내는 것인 것 같다.. 국내 역사도 그렇고.. 외국 역사도 그렇고.. 특히 유럽 역사는 로마 이후로는 거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중에 특히 십자군이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서 듣고 단편적으로 알고 지내기는 했다.. 그리고 왠지 멋진.. 특히 교회에 다니던 나에게는 성지를 지키기 위해 원정을 떠난 멋진 기사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만화책 등에 나온 십자군의 이미지는 너무나 멋졌기 때문에 항상 십자군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십자군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 역사에 대해서 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십자군에 대한 얘기는 너무나 복잡하고.. 하여간.. 뭔가 하나를 알려고 하면 많이 공부해야 한다.. 십자군 때문에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만화가(박재동)와 평론가(진중권)가 추천을 하고 있었고.. 고맙게도 만화책이다.. 크게 정신집중하여 읽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그것도 참 다행이다.. 근데 사고 보니.. 6권까지다.. 속았다.. ㅡ.ㅡ;; 1권 사고나니 안 살 수도 없고.. 아직 3권까지만 나와 있고.. 4~6권은 출간 예정..

십자군이라고 하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특히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뭔가 모를 동경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왠지 모를 낭만적인 느낌의 전쟁.. 십자가를 아로새긴 새하얀 전투복에 교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이슬람의 지배하에 들어간 예루살렘을 구하는 기독교의 전사들.. 대충 이런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1권 처음부터 그런 편견을 여지없이 깨주고 만다.. 그 시작부터가 은자 피에르라는 사람의 '베드로신의 계시'를 이루기 위해서였으며 애시당초 예루살렘에 대한 성지로서의 존경보다는 경제적인 탈출구로 원정을 시작했고.. 게다가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여러가지 뻘짓거리만 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십자군에 대한 동경은 산산이 부쉬지고.. 십자군 이야기는 결국 흔히 볼 수 있는 권력층의 알력과 지배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전쟁으로 수준이 뚝 떨어지게 된다.. 일단 이것을 안 것만 가지고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것이 첫번째 좋은 점이다..

두번째로는 읽기 쉽다.. 만화니까.. 그다지 어렵지 않게 3권까지 쭈욱 읽어 나갈 수 있으니 그것도 좋다.. 특히 왠지 정말 어려울 것 같고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중세유럽의 세계를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해 준다..

세번째로는 당시 유럽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이슬람과 이스라엘의 역사까지 훑어 주기 때문에 1,000여년 전의 유럽 근방의 역사에 대한 대략적인 지식을 얻는데 아주 유용하다..

만화책으로 지식을 얻는다는게 익숙한 사람은 그다지 거부감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도 없잖아 있다..

저자인 김태권씨는 왠지 모르게 만화로 만든 이 책에 조금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유머가 뭐.. 그렇게 대단한 재미가 있지 않다.. 약간 명랑만화식의 이미지를 주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소만 나올 뿐이지.. 기발하다던지 정말 재밌다고 생각할 만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만화의 태생적 한계인지는 몰라도.. 내용이 도대체 어디까지가 역사적 내용이고 어디부터가 개그인지 알 수가 없어서 정확하게 역사적 사실을 알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십자군에 대해 더 관심이 생겨서 언젠가는 그 부분 책을 읽어 보긴 하겠지만.. 이 상태로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성격은 어렵지 않다.. 십자군에 대해 쉽게 대략적인 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아주 그럴듯한 대답이 줄 수 있다.. 그리고 이슬람을 포함한 그 주변 역사도 다뤄 주기 때문에 중세 유럽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정통적 역사를 공부하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재미삼아 입문 삼아 읽고 나서 좀더 깊이 읽으면 될 것 같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강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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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심벌 1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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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브라운의 소설은 다 읽었다.. 그리고 다 가지고 있다.. 아.. '천사와 악마'는 누구 줘 버렸나 보다.. 없다..
 

댄 브라운의 소설은 그럴싸하고 재미있다.. 항상 현실임을 알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판을 짠다.. 특히 최근의 두개의 소설인 '다빈치 코드'와 '로스트 심벌'은 상당히 흥미진진한 소재로 소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댄 브라운의 소설은 한숨에 읽을 수 있다.. 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항상 사실은 마지막에 밝히고 소설 전체를 마지막 반전을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 그리고 호흡이 짧기 때문에 읽는데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제 그런 구성도 식상해지는 시기가 된 것 같다..
 

'로스트 심벌'은 프리메이슨에 관한 이야기다.. 프리메이슨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세계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어둠속의 지배자같은 느낌이 많이 들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전재하고 얘기를 풀어 나간다.. 사실은 굉장히 상식적인 사람들이며.. 봉사도 많이 하고.. 비밀스러울 것도 없는.. 비밀이라고 해 봐야.. 그저 그들의 전통속의 비밀뿐이라는 그런 전제하에 그것을 파괴하려는 사람과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당연히 마지막에 독자들이 상상할 수 없(을 거라고 댄 브라운만 믿고 있)는 반전이 자리잡고 있고.. 앞의 두편의 소설인 '천사와 악마'와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이었던 랭던이 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지만.. 이제는 많이 식상하다.. 우선은 반전이 너무 예측하기 쉬웠고.. '다빈치 코드'처럼 마지막 1/4이 너무 긴장감이 떨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은 후우.. 한숨만 나온다..
 

그리고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그의 퍼즐들은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그냥 나오면 생각하기 보다는 후딱 넘겨 버린다.. 너무 소설을 꼬아 놓고 있다..
 

'로스트 심벌'은 마치 르네상스 시대에 완성된 인간에 대한 묘사에 절망을 느껴 매너리즘에 빠졌던 화가의 작품을 보는 느낌이다..
 

재미는 있다.. 하지만 예전같은 긴장감은 주질 못한다.. 그리고 이젠 더 이상 신선하지도 않다..
 

한달전 쯤에나 읽은 소설에 대한 평을 이제야 쓰는 건 바쁘기도 했지만.. 별로 쓸 말이 없다는 거다.. 그저.. 재미 없어졌다..
 

듣기로는 선인세를 10억을 주고 사왔다고 하고.. 그것을 제대로 뽑았다고 한다.. 소설 하나 제대로 쓰면 그 다음에는 그냥 조금만 써도 많이들 본다는 생각에 좀 씁쓸했다.. 이젠 댄 브라운의 다음 소설은 사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나올 건 다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댄 브라운 소설의 순위..
 

1. 천사와 악마 : 이게 최고다.. 다빈치 코드보다 더 낫다.. 이후의 소설은 이 소설의 답습일 뿐이다..
 

2. 다빈치 코드 : 마지막 부분이 너무 아쉬운 걸 빼면 그래도 수작.. 여러가지 퍼즐이 재미를 더 한다..
 

3. 디지털 포트리스 : 컴퓨터만 가지고도 긴박감 넘치는 전개.. 
 

4. 디셉션 포인트 : 첫 작품이니 이 정도에 위치하겠지.. 영화화되면 제일 성공할 것 같은.. 하지만.. 팍스 아메리카나는 싫다..
 

5. 로스트 심벌 : 이제는 좀 스타일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반전과 퍼즐에 집착하는 모습이 이제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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