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득 양과의 오른팔을 보니 옷소매가 헐렁한 것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소용녀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오른팔은?"
양과는 쓴웃음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게 신경 쓰지 말고 어서 눈을 감아요. 내가 기를 불어넣어 줄게요."
"아냐. 오른팔은? 어떻게 된 거야? 응?"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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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동굴 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목격했다. 국사 등 네 명이 소녀를 둘러싸고 싸우고 있었다. 다시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구처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큰일이군, 고묘파의 무공이 저 정도라면 우린 결코 그녀를 이길 수가 없겠구나."
그들이 만들어낸 초식은 모두 양과와 소용녀가 그들 앞에서 구사한 적이 있는 초식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소용녀가 사용하고 있는 검법은 이제까지 보지 못한 것이었다. 동작이 빨라 초식을 어떻게 구사하는지조차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찌 이를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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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녀는 전진교 도사들이 서로 싸우든 말든, 몽고의 무사들이 침입을 하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녹청독이 검을 들어 견지병을 찌르려는 것을 보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견지병을 다른 사람의 손에 죽게 할 수는 없었다. 반드시 직접 원수를 갚아야 하니 즉시 앞으로 나서 녹청독의 검을 막았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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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문득 양과의 부친 양강이 생각났다.
"사실 사람도 적로와 마찬가지란다. 좋은 사람과 악한 사람이 어디 따로 있겠느냐? 선을 행하면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악을 행하면 악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 한순간 마음먹기에 따라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악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야." - P24

‘만약 백성들을 향해 활을 쏘았다면 비록 백성들이 죽긴 했겠지만, 몽고군의 공격을 받지는 않았을 거야. 백부님이 지금 저곳에서 위험에 처한 것은 모두 무고한 이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야. 백부님은 저 백성들과 무슨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들을 지키려 하고 있다. 그런 백부님이 아버지를 죽인 이유는 무엇일까? 백부님과 아버지는 도원결의를 맺은 사이였는데, 백부님이 아버지를 죽이다니, 정말 내 아버지란 사람이 그토록 나쁜 사람이었단 말인가? - P30

양과는 곽정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확신했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양과는 군자검을 들어 곽정의 뒷목을 찌르려 했다. 그런데 그가 군자검을 빼려 할 때 무언가 따뜻함이 느껴졌다. 전력을 다해 달리고 있던 곽정의 등에서 뜨거운 열기가 양과의 아랫배에 전해진 것이다. 양과는 문득 어젯밤 자신의 숨소리가 이상해지자 목숨을 걸고 자기를 구해주던 곽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 전에도 홍마를 타고 얼마든지 혼자 빠져나갈 수 있었는데도 자신의 비명소리를 듣고 즉시 달려와주었다. - P72

‘내가 잘못 생각한 거야.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고 이런 분을 해치려 하다니…….‘
양과는 백부님처럼 용감하고 의리 있는 사람을 구하지 않는다면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즉시 곽정의 등에서 뛰어내려 군자검을 휘두르며 곽정을 보호했다. - P74

황용은 처음에는 그저 양과가 오로지 부친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나쁜 마음을 먹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연을 듣고 나니 목숨을 걸고 곽정을 지켜낸 양과야말로 남을 위해 자신을 버리는 진정한 인과 협을 가진 영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P95

양과는 처음 양양성에 들어왔을 때는 오직 곽정 부부를 죽여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나라 걱정에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이들 부부를 보며 크게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몽고 진영에서 곽정은 목숨을 버리며 자신을 구해주었다. 그제야 양과는 곽정을 죽여야겠다는 마음을 완전히 버릴 수 있었다. 오히려 힘껏 은혜에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 P102

30년 동안 강호를 누비며 숱하게 많은 고수들과 겨루어 이겼다. 나의적수가 없으니 이제 이곳에 은거하며 수리를 벗 삼아 지내노라. 나를 누르는 자를 기다렸건만 결국 만나지 못하니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로다. - P161

소리는 숲속 계곡 쪽에서 나고 있었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양과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 살금살금 다가갔다. 나무 사이로 울음소리의 주인공이 보였다. 양과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희미한 달빛 아래 사람 키보다 더 큰 수리 한 마리가 우뚝 서 있었다. - P156

‘이 녀석은 내 동생을 해하려 한 비열한 놈이다. 널 죽여 동생의 복수를 했다고 하면 아빠 엄마도 책망하지 않으실 거야.’
양과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진 뒤 오른팔을 들어 가슴을 보호했다.
그의 눈에는 동정을 구하는 빛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곽부는 분노가 극에 달해 손에 힘을 주어 검을 내리쳤다. - P223

소용녀는 어려서부터 칠정육욕을 억제하는 무공을 닦아, 여덟 살 무렵부터는 언제나 마음이 수면처럼 잔잔했다. 양과를 사랑하게 되면서 이러한 무공이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큰 상처를 입고 열정이 사그라지자 과거에 수련한 무공이 상당 부분 회복되어 쉽게 좌우호박술을 펼쳐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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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탄성을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륜국사 등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구천적은 양과에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이기지 못할 상황에서도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었다. 즉 공손지의 초수에 있는 허점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허점이 없는 공손지의 초수에서 빈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었다. 일동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 P301

"누구와 원한이 있기에 그러십니까? 누구의 수급을 가지고 오라고 하시는 거죠?"
양과의 목소리가 조금 다급해졌다.
‘아가 공손지 그 인간이 편지를 읽는 소리를 듣지 못했느냐? 나의 큰오빠를 해친 것들, 곽정과 황용 말이다."
양과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것 잘되었습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제 아버지의 원수입니다.
선배님의 분부가 없더라도 저는 그들을 찾아가 원수를 갚으려고 했습니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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