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응웅의 몸이 선혈 낭자한 것은 다들 봐서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공주에게 무례한 짓을 해서 당한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말을 듣고 하반신을 자세히 보니,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급소 부위에 부상을 입은 게 분명했다. 위사들이 상비약으로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약을 얼른 꺼내 응급조치를 해주었다. - P33

하국상이 소리쳤다.
"냉큼 일어나라! 흠차 대인께서 네게 물어볼 말이 있다."
소녀는 비로소 고개를 들었고, 불빛이 그녀의 얼굴에 비쳤다. 위소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짤막한 비명을 질렀다.
"아!"
소녀도 뜻밖인지 얼른 몸을 일으켰다. 손발에 묶여 있는 사슬이 바닥에 끌려 절그렁그렁 소리가 났다. 그녀의 입에서도 놀란 외침이 터졌다.
"아니... 왜 여기 있지?"
놀란 것은 두 사람 다 마찬가지였다.
위소보로선 정말 천만뜻밖이었다. 이 소녀는 아가가 아니라 목왕부의 소군주 목검병이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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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계집애는 왜 일편단심 저 새끼만 생각하는 거지? 내가 설령 녀석의 귀를 자르고 눈을 후벼파도 여전히 사랑타령을 할 것 같은데!‘
위소보가 제아무리 영악하고 잔꾀가 많아도, 이런 남녀지간의 미묘한 감정 문제에 대해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 P175

위소보는 아가 곁으로 바싹 다가가 손을 잡으며 나직이 말했다.
"밖에 적이 쳐들어온 모양이야."
아가는 괴로워하며 흐느꼈다.
"난・・・ 난 사제랑 혼례를 올렸어…"
위소보는 다시 나직이 말했다.
"그건 내가 바라던 바야 한데 혼례가 너무 초라했던 것 같아"
아가는 화를 냈다.
"이건 무효야. 혹시 진짜로 생각하는 거야?" - P212

위소보는 지금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화제를 돌렸다.
"양 대형, 우린 서로 마음이 맞는 것 같은데… 나를 시답잖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결의형제를 맺읍시다. 자꾸 공공이니 소인이니 하니까 듣기가 거북하네요."
양일지는 좋아했다. 평서왕은 위소보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황상과 가장 가까운 측근이니 앞으로 그에게 부탁할 일이 많을 것이었다. 그리고 이 소공공은 사람됨이 호방하고 의리가 있으니 친구로서 나무랄 데가 없었다. - P221

"이 고인은 대체 누구지?"
그러자 나이가 좀 많은 시종이 대답했다.
"공자의 사부이신 ‘일검무혈‘ 풍석범입니다. 그의 무공을 말하자면,
가히 천하무적이라 할 수 있죠. 지금 공자를 구하러 갔으니 틀림없이 구해올 겁니다."
위소보와 아가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 P237

‘빌어먹을! 내가 만약 네년을 마누라로 삼지 못한다면, 정가 녀석의 18대 개뼈다귀 손자가 돼도 상관없다! 후레자식이 아니라 후레자식의 후레자식이 될 거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당하면 극도의 좌절감을 느껴 눈물을 삼키며 포기할 것이다. 아니면 오기가 생겨 더 나은 다른 사람을 찾든가. 그러나 위소보는 달랐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망나니 근성이 있는 데다 낯가죽도 두껍고 오기도 남달랐다. - P240

강희는 하하, 대소를 터뜨렸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위소보가 나서 일검을 대신 맞지 않았다면 자신은 그 여승의 검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위소보 녀석은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이렇듯 겸손하니, 그 충정이 무척 가상했다. - P251

"소계자, 운남에 갈 배짱이 있느냐?"
위소보는 깜짝 놀랐다. 너무 뜻밖의 말이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반문했다.
"오삼계의 본거지로 가서 정보를 수집하라는 겁니까?"
강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위험이 따르는 일이지. 그러나 넌 나이가 어리니 오삼계가 별로 경계를 하지 않을 거야. 더구나 양일지가 너의 친구니 필요하다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 - P256

"저 ・・・ 어마마마…."
여인은 촛불이 가까이 비치자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누구..…"
위소보가 말했다.
"이분은 당금 황상이십니다. 친히 태후마마를 구하러 왔습니다."
여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강희를 잠시 응시하더니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정말... 정말 황상이란 말인가요?"
갑자기 ‘왁‘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두 팔로 강희를 꼭 끌어안았다. - P269

정극상은 냉소를 날렸다.
"흥! 내가 알기로 천지회에는 오로지 진근남만 있을 뿐인데, 대만의 정왕부가 존재하기나 한단 말이오? 훗날 오랑캐를 몰아내고 대업을 이룬다면 이 천하는 진근남의 것이 되겠지. 우리 대만 정가의 소유가 되겠소?"
진근남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공자의 그 말에는 찬동할 수가 없소. 오랑캐를 몰아내면 다 함께 대명 황실의 주씨 후예를 받들어야 할 것이오!" - P285

위소보는 처음 며칠 동안은 그래도 남의 눈치를 봐가며 몰래몰래 행동을 했는데, 나중에는 아예 대놓고 공주의 방에서 밤을 지새우곤 했다. 그러니 낮에는 사혼사요, 밤에는 부마나 다름이 없었다.
궁녀와 내관들은 그런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일단은 공주가 두렵고,
또한 위소보가 계속해서 많은 은자를 뿌려대니 어느 누가 감히 입을 나불거릴 수 있겠는가! - P359

오응웅을 보낸 후에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미심쩍었다. 그들은 자기와 양일지가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기가 운남에 오면 당연히 양일지를 시켜 접대케 해야 이치에 맞는 일이거늘, 하필이면 왜 자기가 운남에 올 즈음 그를 멀리 심부름 보냈을까? 답례품을 보내는 건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시킬 수도 있는 일이다. 일부러 양일지를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게 분명했다. - P377

서천천이 담요를 가볍게 젖혔다. 순간, 위소보는 놀란 비명과 함께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충격에 몸이 휘청거리며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전노본이 그를 부축했다. 양일지는 두 팔이 잘렸고, 두 다리도 무릎에서부터 잘려나갔다. - P388

"그야 당연하죠. 이 일이 만약 누설되는 날이면 다들 바로 멸문을 당할 겁니다. 평서왕야는 역시 세심하군요. 돌다리도 다시 두들겨보고건너는 게 맞죠. 그럼 소왕야가 다시 왕께 전해주십시오. 이번에 사자동맹이 이루어지면 바로 출병해서 천하를 사분하는 겁니다. 중원 강산은 약속한 대로 틀림없이 왕야가 독차지하고, 나머지자는 절대 중원을 넘보지 않을 겁니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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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는 흥 하고 코웃음을 날렸다.
"그런 헛소리를 들으려고 여기 오자고 한 게 아니야. 당장 내 곁에서 떠나 멀리 꺼질수록 좋아! 앞으로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만약 또 내 눈에 띄면 바로 눈알을 뽑아버릴 거야!"
위소보는 가슴이 철렁했다. - P23

위소보도 속으로 계속 씨부렁댔다.
‘빌어먹을! 아니꼽게 왜 자꾸 잘난 척을 하는 거야? 연평군왕이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하지만 그도 연평군왕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부인 진근남이 바로 연평군왕의 부하였기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속이 쓰렸다. - P51

백의 여승은 위소보가 창칼을 막아낼 수 있는 보의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전에 아가가 그를 두 번이나 찔렀는데도 상처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위소보가 무사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머리를 걸고 상대방과 승부를 벌인 그 배짱과 용기에 대해서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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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소보는 두 여인을 살펴보았다. 한 사람은 스무 살가량에 남색 옷을 입었는데 용모가 수려했다. 그리고 또 한 여인은 나이가 열예닐곱에 불과한 듯싶은데 엷은 녹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이 소녀를 보는 순간, 마치 보이지 않는 철퇴에 가슴을 가격당한 듯 심장이 쿵쾅거렸다. 입술이 바싹 타고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입이 딱 벌어졌다. - P138

"사제, 그 정도면 충분하네."
주위의 승려들은 그제야 녹의 소녀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위소보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기 때문에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었다.
한편 위소보는 칼자국이 증명하듯이 그 당시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손을 뒤로 뻗어 마구 휘젓다가 상대의 몸 어느 부위를 건드렸을 수도 있다. 그건 결코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 P154

위소보는 놀랍고도 의아했다.
"아니... 방금 말한 그 많은 문파의 무공을 하나하나 다 내력까지 알고 있다는 건가요?"
그는 징관에 대해 잘 모르니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징관은 여덟 살때 소림에 출가해 70년 넘게 산문 밖으로 나간 적이 없고, 오로지 무학 연구에만 몰두해왔다. 모든 무학에 관한 서적을 거의 다 섭렵해 아는 것이 광박했다. - P156

징관 선사는 오로지 무학에만 전념해 세속의 일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인지 좀 융통성이 없어 보이지만, 각 문파의 무공에 대한 분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리만치 정통했다. 문인들이 공부에만 열중하다 보면 융통성이 없고 약간 어벙해 보이는 ‘책벌레‘가 되는 것처럼, 이 정관 선사는 평생 오직 무학만 파고들어 ‘무학벌레‘가 되고 말았다. - P157

그런데 여시주의 공격은 더욱 어지러워져 걷잡을 수 없었다.
‘옛날 고수들의 말에 의하면, 무공이 절정에 이르면 아무 흔적도 없다고 했어. 명나라 때에 독고구패 대협도 그랬고, 또 영호충 대협도 역시 무 초식으로 모든 초식을 꺾어 천하무적이 됐지. - P231

표창 아홉 개가 동시에 발출되었기 때문에 회총과 징관이 위소보를 도와주기엔 이미 때가 늦었다. 그들이 대경실색하는 가운데 암기 세개가 금속성을 내며 다 바닥에 떨어졌다. 위소보는 보의를 입고 있어 그 암기에 별로 손상을 입지 않은 것이다.
사수용대전 안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어린 화상이 소림 무공 중에서도 최고의 내공으로 알려진 금강호체신공金剛護體神功을 터득했을 줄이야,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실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어쩐지... 이 어린 화상이 소림의 회자 항렬로, 방장이신 회총 선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유가 다 있었군.’ - P249

"이런 고약한 것! 그날 그날 기루에서 그 나쁜 여자들하고 놀아나더니.… 나의 사매가 예쁘게 생겨 엉뚱한 마음을 품고 강제로.… 결국 사매를 죽이고 말았군! 기루에 가서 그런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이니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
회총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빙긋이 웃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 P255

위소보는 잠시 멍해 있다가 비로소 깨달았다. 이제 보니, 소황제는 아주 주도면밀했다. 애당초 자기를 소림으로 보낸 것도 오늘의 일을 예상한 안배였던 것이다. 일단 소림에 가 반년쯤 지내면서 승려들과 친숙해지도록 한 후, 마음에 맞는 승려들을 선발해 함께 청량사로 가라는 의도였다. - P264

사미승이 통보를 하자 옥림 등은 주지가 온 것을 알고 직접 문밖으로 나와 맞이했다. 위소보를 보자 옥림과 행치, 행전은 모두 어리둥절해 했다. 세 사람은 신임 방장이 소림사 회총선사의 사제인 회명 선사이며 나이가 젊은 고승이라는 것은 전해들었지만, 그게 바로 위소보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옥림과 행치는 이내 그 이유를 깨달았다. 이는 황제가 부황을 보호하기 위해 안배한 일임이 분명했다. - P285

삐걱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행치가 강희의 손을 잡고 문밖으로 나왔다. 부자는 서로 잠시 마주 보았다. 강희는 부친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행치가 말했다.
"넌 아주 훌륭해. 나보다 훨씬 낫다. 아무 걱정 안 할 테니, 너도 걱정하지 마라." - P311

이때 난데없이 꽝 하는 폭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흙먼지가 흩날리며 대웅보전 지붕에 큰 구멍이 하나 뻥 뚫렸다. 그와 동시에 흰 그림자가 번뜩이며 커다란 물체 하나가 떨어져내렸는데, 바로 흰 옷을 입은 승려였다. 그는 장검을 쥐고 전광석화처럼 강희에게 덮쳐가며 소리쳤다.
대명 천자를 위해 복수하겠다!"
강희는 황급히 뒤로 피했다. - P335

‘네가 검으로 찌른 데가 아직도 아파. 그 복수로 엄마라고 몇 번 불렀으니 이젠 서로 밑진 것 없이 퉁친 거야!‘
그가 남을 ‘엄마‘라고 부르는 건, ‘기녀‘라고 욕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속으로 우쭐대며 여승을 힐끗 쳐다보는 순간, 그녀의 고귀한 모습에 그만 자신도 모르게 존경심이 우러났다. ‘엄마‘라고 부른 게 약간 후회됐다. - P351

"난 가짜 태후예요! 난… 태후가 아니란 말예요!"
그 말에 백의 여승은 물론 의아해했지만, 침상 뒤에 숨어 있는 위소보는 더욱 깜짝 놀랐다. 여승이 천천히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 P382

"네, 그건・・・ 만주 오랑캐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 있는 아주 중대한 비밀입니다. 그들이 요동에서 흥성해 우리 대명 천하를 차지한 것은 조상들의 풍수가 아주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 요동 장백산에 황족의 선조인 애신각라씨의 용맥이 있습니다. 그 용맥만 파괴하면 우리 한인들의 강산을 수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랑캐들을 모조리 섬멸시킬 수 있습니다." - P390

"왜 그게 아니라는 것이냐? 네가 남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아? 물론 강호는 워낙 험악한 곳이라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된다고 전에 내가 말한 적이 있지만, 이 아이는 나랑 여러 날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잘 안다. 아주 솔직하고 가식이 없으니 믿어도 된다. 아직 나이가 어려 순진한데 어떻게 일반 강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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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강희가 말했다.
"이렇게 하자. 넌 오대산으로 가서 출가해 중이 되거라. 청량사에서 부황을 모시고…."
위소보는 몹시 다급해져서 똥줄이 탔다. 가서 노화상을 모실 뿐 아니라 중이 되라니,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단 말인가! - P27

이때 갑자기 서재 밖에서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해맑은 여자의 음성이 뒤따랐다.
"오라버니! 무공을 겨룰 시간이 지났는데도 왜 안 오는 거예요?"
그러고는 문을 쾅쾅 두드리며 힘껏 밀었다. 강희가 미소를 지으며 위소보에게 말했다.
"가서 문을 열어줘."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게 누구지? 혹시 건녕공주가 아닐까?‘ - P31

그녀가 끌어당기는 바람에 위소보는 태후의 어깨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그때 팍 하는 소리가 들리며 위소보의 몸에서 오색창연한 물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바로 신룡교의 오룡령이었다.
그것을 본 태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니… 그건・・・ 어디서 난 것이냐?"던 터라 감히...
위소보는 태후와 신룡교의 가짜 궁녀 등병춘, 그리고 유연의 묘한 관계가 순간적으로 뇌리에 떠올랐다. 어쩌면 이 오룡령으로 태후를 겁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본교의 오룡령인데 모른단 말이오? 정말 무엄하군!"
태후는 너무 놀라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 P74

그는 어린 장군이 틀림없이 살려달라고 애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위소보는 무공을 겨루거나 싸울 경우엔 지면 바로 항복하지만, 노름판에선 때려죽여도 쉽게 패배를 인정하고 손을 떼지 않았다. 더구나 아름다운 낭자가 지켜보고 있지 않은가! 남자대장부가 어찌 미녀 앞에서 ‘체면이 깎이는‘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 P99

위소보는 신룡도에서 배운 절묘한 여섯 초식을 아직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그래서 어릿광대인 양 히죽거리며 어수룩하게 굴어 상대방의 웃음을 짜냈다. 그리고 무릎을 꿇는 동시에 비수를 뽑아들고 잽싸게 귀비회모의 초식을 전개해 한순간에 상황을 뒤집은 것이다. 이 초식은 워낙 절묘해 그가 비록 정확하게 전개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위력이 있었다. 그리고 청년은 어릿광대 같은 이 소년이 이런 절묘한 초식을 구사하리라곤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해 당하고 만 것이다. - P104

‘이 사람들은 무공도 고강하고 조정에 맞서는 것으로 미루어 어쩌면 천지회와도 연관이 있을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보내야 하는데 어떡하지?‘
그는 곧 웃으며 말했다.
"노형, 아까 날 죽일 수도 있었지만 결국 손을 쓰지 않았는데 내가 만약 지금 당신한테 본전을 찾을 기회도 주지 않고 그냥 죽여버린다면 그건 영웅호한이 할 짓이 아니지. 따고서 바로 튀는 개똥쇠나 다를 바가 없어. 이렇게 하죠. 우리 다시 머리통을 걸고 한판 벌입시다!" - P107

"효기영 정황기 부도통 겸 어전 시위 부총관, 황마를 하사받은 위소보는 짐을 대신하여 소림사에서 출가해 승려가 될 것을 어명으로 명하는 바이다. 아울러 그에게 법기를 하사하니 즉시 삭발토록 하여라."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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