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응웅의 몸이 선혈 낭자한 것은 다들 봐서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공주에게 무례한 짓을 해서 당한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말을 듣고 하반신을 자세히 보니,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급소 부위에 부상을 입은 게 분명했다. 위사들이 상비약으로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약을 얼른 꺼내 응급조치를 해주었다. - P33

하국상이 소리쳤다.
"냉큼 일어나라! 흠차 대인께서 네게 물어볼 말이 있다."
소녀는 비로소 고개를 들었고, 불빛이 그녀의 얼굴에 비쳤다. 위소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짤막한 비명을 질렀다.
"아!"
소녀도 뜻밖인지 얼른 몸을 일으켰다. 손발에 묶여 있는 사슬이 바닥에 끌려 절그렁그렁 소리가 났다. 그녀의 입에서도 놀란 외침이 터졌다.
"아니... 왜 여기 있지?"
놀란 것은 두 사람 다 마찬가지였다.
위소보로선 정말 천만뜻밖이었다. 이 소녀는 아가가 아니라 목왕부의 소군주 목검병이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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