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스, 자네가 나한테 명확하고 간략하게 설명해 줘야겠어. 정확히 그 폭탄이 어떻게 된 건지 말일세. 안 그랬다가는 내 맹세코 자네들 둘 다 죽여버리겠네." - P197

제이미의 목소리가 포탑 바로 아랫부분에서 흘러나왔다.
"비켜, 미키! 크리퍼를 태운다고 하더니, 대체 저건 뭐야?"
그렇다. 그들은 작은 크리퍼들밖에는 본 적이 없었다. 좀 더 확실하게 말을 해 줬어야 하나. - P212

몇 초간 말이 없던 스피커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갔다.
"이해가 돼 우리 입장에서 보면 그런 건 낯선 두 프라임 간에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상호 작용이거든. 우호적으로 만난 경우에는 상호 자발적으로 부속물 교환을 해. 아닐 경우에는 강제적이고 때론 일방적이기도 하지. 어쨌든 부속물 교환은 늘 있는 일이야." - P218

"하지만 옛날에는 이 이야기를 믿었을 것 아니야, 그렇지? 그게 신화잖아. 너희가 모든 걸 이해하기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이야기 말이야." 나샤가 다시 물었다.
"아니, 이 이야기는 전승된 게 아니야. 내가 오늘 지어냈어. 원래 내가 하려던 이야기를 너희가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것 대신 만든 거야. 마음에 들지 않았어?" - P231

나는 스피커를 쳐다보았다. "이미 답이 뻔한 것 같지만 물어볼게, 저들이 위험할까?"
파문이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나한테? 그렇지 않을걸. 우리 둥지를 존중하기 때문에 내게 손상을 입히지는 않으려고 할 거야. 하지만 너희들한테는? 그래. 아주 많이 위험하겠지." - P233

"좋아, 저들이 원하는 게 뭐야?" 내가 물었다.
스피커가 머뭇거렸고 나는 속이 짜르르해졌다.
"그게, 우리가 예상한 대로 우리에게 로버를 양도할 것을 요구했어. 그들 입장에서 이 기계에 들어 있는 금속은 대단히 귀중하거든." - P253

"정확해. 우리는 하이브리드야. 일부는 생물이고 일부는 기계지. 금속을 확보하는 걸 상당히 가치있게 여기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고, 다양한 금속 원소의 이용 가능성이 우리의 재생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제한 사항이야."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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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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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다 궁금해서 읽었다.
설정은 흥미로운데 긴박감이 넘친다기보다는 담담하게 진행된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반전 결말이 좀 억지스러운 면도ㅠ있고 위기 해결도 너무 먼치킨스러워서 큰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글은 술술 잘 읽힌다. 드라마도 이 결말대로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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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삼촌은 지난 13 년간 나를 훈련해 왔다. 잘 들어 정지안, 으로 시작하는 삼촌의 말속에 유사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들이 숨어 있었다. - P89

기사들은 일반인이 확실해요. 누군가가 불러들였다고 생각해요. 도착해서 일반인부터 도륙하면 지안 씨가 바로 백기를 들거라 예상한 인물이겠죠. - P95

브라더의 작고도 매섭게 찢어진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가 직접 살인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공모자를 조종했는지는 몰라도 현재로선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이었다. - P102

삼촌은 내가 대학에 입학해 자취를 시작하게 되자 아마존에서 모형 권총을 직구했다. 물론 이제 와보니 그건 진짜 권총이지만 말이다. - P113

그녀는 다리를 절룩거리며 앞장섰다. 나는 빠르게 걸어 어깨로 그녀의 왼쪽 겨드랑이를 부축했다. 우뚝 멈춰 선 민혜가 나를 말끄러미 바라봤다.
"괜찮아요. 우린… 이런 거 익숙하지 않아. 익숙해져서도 안 되고." - P119

"우리 형이 죽었을 때 내가 정신줄 놓지 않았던 건 적어도 형이 왜, 누구에게,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어서였어요. 진만 형이 알려주지 않았으면 진즉 미쳐 돌아버렸을 거라고요. 세상 모두에게 복수할 수는 없지만, 딱 한 놈한테는 할 수 있잖아요. 진만 형이 해줬잖아요!" - P126

"가장 중요한 힌트는 나만 알고 있는 거 같아. 이성조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게 한 말이 있거든."
봉합을 마친 민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자기 대신 정진만을 죽여달라고 했어. 문자로 협박당했대. 오늘 중에 머더헬프의 모든 회원 신상 정보가 공개될거라고. 본명과 주소, 가족관계, 그간 저질러온 범행까지. 놈들은 진만 씨가 죽은 것조차 모르고 있었어." - P138

놈을 향해 차갑게 일갈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 앞에선 모두가 평등해진다. 연쇄살인범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준열은 총알이 박힌 명치를 누르며, 정지화면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 P145

복수란 본디 참고 참고 참다 터지는 압력솥의 증기 같은 것이리라. 거대한 압력이 뿜어내는 수증기엔 오래 참아 속살까지 허물어진 쌀알의시취가 달큰하게 배어날 터였다. - P153

10년 전쯤 살인자의 쇼핑목록이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그때 친구 T에게 다음 작품 제목은 ‘살인자의 쇼핑몰‘로 지어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살인자라는 다소 현실감없는 군상들도 평범한 나와 이웃처럼 인터넷 쇼핑을 하고 커뮤니티에서 일상도 공유하는 세계가 있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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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삼촌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아빠의 말에 따르면 삼촌은 중학생 시절 이미 성인처럼 덩치가 컸다고 했다. 게다가 어찌된 일인지 이마 가장자리부터 탈모가 시작돼 언뜻 사십대로도 보였단다. 신분증검사 없이 술이나 담배를 살 수도 있었지만 삼촌은 그런하찮은 일에 노안을 허비하지 않았다. - P7

"잘 기억해. 무는 개는 짖지 않아. 그건 짖게 만들면 더이상 물 수 없단 뜻이기도 해. 개를 짖게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워. 놈 앞에서 내가 강하다는 걸 증명해야 하거든." - P8

기억해. 좋은 집은 안전한 집이야. 지하철역과 맥도날드가 가까운 편리 따위랑 비교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 P21

"신기하다. 내가 아는 삼촌은 창고와 집, 우체국만 오가는 히키코모리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엮여 있었어. 게다가 모두 삼촌을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고, 꼭 꿈을 꾸는 거 같아." - P33

"잘 들어, 정지안, 누가 네게 해코지를 하면 딱 세 번만 허공에 그놈 이름을 외치는 거야. 고향이나 주소를 알면 더 좋겠지. 그치만 신은 전지전능하니까 이름 석자만으로도 충분해." - P47

민혜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머더헬프의 고객이 전부 연쇄살인범이라고 생각한 모양이군요. 일단 나는 살인이 취미인 짐승은 아니에요. 설명이 필요한 것 같네요. 진만 씨의 고객은 두 부류로 나뉘죠. 취미로 살인을 즐기는 사람과 직업으로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 사람. 나는 후자예요." - P73

그게 그린코드를 가진 사람만 누리는 특권이죠. 살인마든 킬러든 지안 씨를 살해할 순 없어요. 우리 규칙이니까요."
민혜가 다시 붉은 잇몸을 드러내며 웃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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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담과 하와만의 잘못 때문에 뒤따르는 온 인류가 죽어야만한다는 생각 때문에 불편해한다. 표면적으로 이는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의 촛점은 이 첫 인류에 대한 처벌이 자자손손 이어지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먹지 말라고 했던 열매를 따먹은 바로 그 행동이 영원히 상황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 P98

하나님(elohim)을 사용하는 저자는 하나님을 주로 초월적이고 우주적인 신으로 묘사하여 얘기하고 직접 명령하는 분으로 서술하는 반면 주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저자는 하나님을 좀 더 인격적인 용어로 기술하여 신인동형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 P100

무엇이 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동생을 죽이게 하였는지에 대해서는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고대 해석자들은 생각하기에 어쩌면 하나의 사소한 일하나로 말미암아 가인이 그러한 과감하고 맹렬한 행동을 한 것으로 여기지지는 않았다. 거기에는 더 큰 무엇이 관련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 P113

"역사"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동일한 것이다. 즉 지난 사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진술로 말미암아 사람들에게 오래 전에 일어났던 것들에 대한 지식을 주는 것이다. 과거에 일어난 이야기들이 말해지지만 그것은 대체적으로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으며, 특별히 더 이른 시간들에 대해 관여하는 본문들을 가지고 있다. 그것의 목적은 문학적인 것도 아니고 역사적인 것도 아니며 적어도 또한 우리의 상식의 차원도 아니다. 그것의 목적은 현재를 설명하는 것이다. - P116

민간전승과 신비학의 학문으로부터 나온 개념을 인용하여, 궁켈은 많은 성경 이야기들(narratives)에는 유래 설화적인(etiological)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제시했다. 즉 그들의 기본적인 목적은 어떻게 지금(이야기가 형성된 때)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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