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니 삼촌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아빠의 말에 따르면 삼촌은 중학생 시절 이미 성인처럼 덩치가 컸다고 했다. 게다가 어찌된 일인지 이마 가장자리부터 탈모가 시작돼 언뜻 사십대로도 보였단다. 신분증검사 없이 술이나 담배를 살 수도 있었지만 삼촌은 그런하찮은 일에 노안을 허비하지 않았다. - P7

"잘 기억해. 무는 개는 짖지 않아. 그건 짖게 만들면 더이상 물 수 없단 뜻이기도 해. 개를 짖게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워. 놈 앞에서 내가 강하다는 걸 증명해야 하거든." - P8

기억해. 좋은 집은 안전한 집이야. 지하철역과 맥도날드가 가까운 편리 따위랑 비교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 P21

"신기하다. 내가 아는 삼촌은 창고와 집, 우체국만 오가는 히키코모리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엮여 있었어. 게다가 모두 삼촌을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고, 꼭 꿈을 꾸는 거 같아." - P33

"잘 들어, 정지안, 누가 네게 해코지를 하면 딱 세 번만 허공에 그놈 이름을 외치는 거야. 고향이나 주소를 알면 더 좋겠지. 그치만 신은 전지전능하니까 이름 석자만으로도 충분해." - P47

민혜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머더헬프의 고객이 전부 연쇄살인범이라고 생각한 모양이군요. 일단 나는 살인이 취미인 짐승은 아니에요. 설명이 필요한 것 같네요. 진만 씨의 고객은 두 부류로 나뉘죠. 취미로 살인을 즐기는 사람과 직업으로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 사람. 나는 후자예요." - P73

그게 그린코드를 가진 사람만 누리는 특권이죠. 살인마든 킬러든 지안 씨를 살해할 순 없어요. 우리 규칙이니까요."
민혜가 다시 붉은 잇몸을 드러내며 웃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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