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침입자가 아니라면....
옆에 앉아 있던 차이팅이 갑자기 입을 열자 위용이는 번뜩 정신을 차렸다.
"살인자는 저택에 있었던 다섯 사람 중 하나라는 뜻입니다."
뤄 독찰이 냉정하게 말했다. - P42

이 노탐정은 왜 이미 죽은 사람에게 특히 신경을 쓰는 것인가? 처음에는 위융리에 대해 묻더니 이제는 위첸러우에 대해 묻고 있다. - P51

탕 아저씨는 속으로 이렇게 되면 수사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노탐정은 할 말이 있지만, 뤄 독찰은 그가 어떤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조사를 따라가다가 추리 내용이 맞는지 틀린지를 지적하는 건 간단하지만 지금처럼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정말 알 수가 없는 것이다. - P58

"아니요, 전 사부가 말한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뤄 독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부는 ‘피해자가 다잉메시지를 남기지 않은 것이 바로 가장 분명한 다잉메시지다‘라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 P71

"피해자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었지만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피해자는 죽더라도 범인이 누구인지 알리고 싶지 않았다는 걸 의미합니다." - P72

"우리가 명확한 증거를 놓치고 있는 게 있나요?"
"삐." 이번의 YES는 마치 ‘바보들 같으니, 다들 눈이 멀었나?‘라고 말하는 듯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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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구의 문제야. 내가 실패하는 날엔 패스톨프 박사도 나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겠지만, 지구인들 역시 모든 희망을 잃게 되지. 그들이 지구를 떠나 은하계로 대대적인 이주를 해야 할지도 모를 이 판국에 말이야. - P38

"내게 무슨 볼 일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말해주시겠소?"
"당신에게 그 로봇과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걸 확신시키고 싶었던 거요. 나는 초파장 뉴스에서 이 사건이 보도되기 전까지는 그 로봇의 이름조차 듣지 못했소. - P48

제발 그녀에게 ‘내 생각에, 그는 이번 일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해줘요. 당신도 방금 내가 그러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소. 아무 증거도 없이 내 명예를 실추시킨다면 당신을 고발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요. - P64

"그녀는 당신을 거부했소. 당신보다 로봇을 더 좋아한다는 게 괴롭지 않았소?"
"글쎄. 그런 상황이 닥친다 하더라도 난 그게 사실이라고 믿지 못할 것 같소. 또 그게 사실이더라도 신경쓸 일도 아니고. 로봇은 단지 로봇일 뿐이오.. 여자와 로봇이든, 아니면 남자와 로봇이든 그건 단지 자위행위일 뿐이라구요." - P82

"하나, 살인이 발생한 곳에는 살인자가 있다. 본인은 아마디로 박사에게 자기를 변호할 기회를 주고 싶다......" - P93

아마디로는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당신을 비난하는 건 아니니까. 나는 당신이 지구인의 기준을 가지고 행동했다고 확신해요. 하지만 지금 당신은 오로라인의 기준을 넘어선 거요. 우리는 정말 믿기 어려울 만큼 평판을 소중히 여긴다오." - P115

"인간형 로봇이 다닐을 능가하려면 어떤 점이 더 필요할까요?"
"더 인간에 가까워야지요. 성의 구별이 있고 아이도 가질 수 있어야 하오. 만약 새로운 행성들에 인간사회가 충분히 건설되고 나면 우린 후손을 보아야 하니까 말이오." - P125

그는 벌써 이틀 동안이나 바깥에 나와 있었으며 거의 적응해가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두려움이 완전히 정복된 건 아니었다. 이제야 그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생각을 치열히 함으로써 공포심을 잠재워왔는데, 폭풍우가 몰아닥치자 그런 사고의 치열성은 철저히 짓밟혀버렸던 것이다. - P153

내 걱정은 하지마. 난 그 중 한 명에 불과하니까. 넌 수십억의 인간을 걱정해야 해. 다닐, 제발! - P164

"지스카드!"
그가 속삭였다. 그 순간 폭풍우 속을 뚫고 비행을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지스카드가 제일 먼저 도착했던 것이다. 다른 로봇이 그를 발견하기 전에 그가 먼저 베일리를 발견했다. - P182

베일리는 비몽사몽 간을 넘나들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어젯밤에 지금처럼 막 잠들 무렵에 그의 뇌리를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갔던 어떤 깨달음의 기억이 다시 그의 머리에 불현듯 떠올랐다. - P196

당신은 2년 전에도 단 한번의 접촉으로 날 자유롭게 했지요. 일라이저, 당신은 지난 밤에 날 완전히 자유롭게 해주었어요. 난 2년 전에 과연 내가 욕망을 느낄수 있나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리고 지난 밤에도 과연 내가 잔더 이후에 다시 욕망을 느낄 수 있나를 확인해야 했구요. - P216

베일리가 말했다.
"글래디아, 잘 좀 생각해봐요. 내가 정말 뭐라고 안 합디까?"
"정말 기억이 안 나요. 잠깐, 기다려봐요! 이런 소릴 한 것 같아요. 아주 낮은 소리로 ‘그가 제일 먼저였다!‘ 하던가요?" - P226

진짜 쟁점은 은하계의 탐사와 정착이라는 문제요. 그것을 오로라 단독으로 독자수행할 건지, 아니면 다른 우주 행성과 공동추진할 건지, 그것도 아니면 지구인에게 맡길 건지의 문제인 거요. 아마디로 박사와 세계당 사람들은 오로라가 그 부담을 떠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패스톨프 박사는 지구인에게 맡길 것을 주장하고. - P241

"나는 사적인 권력이나 승리의 만족감 같은 건 원하지도 않습니다. 내 생각에 오로라에 최선일 거라는 판단에 의해서만 움직여왔습니다. 나는 지금도 패스톨프 박사의 계획대로 하다간, 언젠가는 오로라의 종말이 오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내가 이 지구인이 하는 짓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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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장 드라마가 정지화면 상태로 끝난 것 같은 순간이었다. 로봇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베일리도, 바실리아 에일리나 박사도 마찬가지였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드디어 바실리아가 한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일어섰다. - P11

"......우리는 친구란 말입니다."
바실리아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친구라고? 지구인과 인간형 로봇이? 그래, 잘 어울리는군. 둘 다 완전한 인간은 아니니까 말야." - P14

한 패스톨프 박사는 나를… 나를 하나의 인간으로는 보살피지 않았단 말예요. 그에게 나는 하나의 실험대상, 즉 관찰할 필요가 있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했어요.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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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 독찰은 병원 냄새를 싫어했다.
공기 중에 흩어져 물컥대는 소독약 냄새 말이다. 병원에 무슨 좋지 못한 기억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병원 공기는 종종 냄새가 비슷한 시체보관소를 떠올리게 했다. 27년간 경찰로 일하며 무수한 시체를 봤지만 그 냄새에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 P11

경찰 조직에도 파트타이머처럼 근무하는 동료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이 직업의 신성한 본질을 망각한 채 상관의 명령을 단순히 집행할 뿐이었다. 노동력을 월급으로 교환해 살아가는 보통의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 P16

"간단히 말해 두뇌를 사용하기만 하면 그 사람의 기본적인 생각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라는 겁니다."
뤄 독찰이 애플의 장광설을 끊고서 컴퓨터들 중 하나의 모니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손짓했다. - P27

"잠깐만요. 그러니까 당신 말은 혼수상태의 관 경관님에게 이 기기를 씌워서 사건 상황을 추리한다는 건가요? 우리에게 사건의 결말을 알려준다고요?"
차이팅이 애플의 말을 끊고서 뤄 독찰에게 물었다.
"바로 그렇습니다." - P29

피해자는 사망 당시 책장 옆에 누운 상태였습니다. 후두부에 두군데 타박상을 입었고 치명상은 작살총으로 발출한 작살에 적중된 복부의 상처이며 출혈과다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 P36

위융이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뤄 독찰이 왜관 경관에게 도움을 청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지 사건의 환경 정보를 서술했을 뿐인데, 혼수상태에 빠진 노인은 금세 뤄 독찰이 많은 인력과 물질을 투입하고서야 얻어낸 결론을 끌어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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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알 수 없는 것은 우리 인류가 접촉한 행성 어디나 생물체가 이렇게 적은 까닭이 뭔지, 지구만이 왜 그렇게 다종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며 북적거리고 있는 건지, 왜 지구만이 지성을 진화시켜온 곳인지 하는 겁니다. - P141

한 가지가 쇠퇴하면 모든 것이 쇠퇴합니다. 확실히 우리는 모든 면에서 쇠퇴해가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오래 살고, 너무나도 쾌적하게 살고 있습니다. - P143

인간의 두뇌는 양전자 두뇌보다 확실히 복잡하지요. 로봇공학 3원칙이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도 그것이 있다면 어떨까요? 인간에게 적용되는 원칙이있다면 도대체 얼마나 있는 걸까요?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모릅니다. - P144

소문에 의하면 내가 인간형 양전자두뇌를 효율적으로 파괴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로봇공학자가 인간형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 그것을 모두 파괴해버릴 것이며, 오로라가 신천지로 이주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은하계를 나의 지구인 공범자의 손에 쥐어줄속셈이라고 말입니다. - P158

솔라리아에서 섹스란 ‘나쁜‘ 것이었어요. 섹스는 증오의 대상이었으며 모든 사람이 그것에 등을돌렸지요. 섹스로 인해 생겨나는 증오를 사람들은 너무나 혐오했어요.
그런데 오로라에서의 섹스는 권태로운 것이었어요. - P182

"R. 잔더 파넬이 당신의 애인이 아니었다면, 내 말이 틀렸다고 해요."
그러자 글래디아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R. 잔더 파넬은 내 애인이 아니었어요."
그리고는 좀더 큰 소리로 분명하게 말했다.
"그는 나의 남편이었어요." - P186

내 마음을 이해해주기 바래요. 인간과 비슷하게 보였지만 그는 로봇이었어요. 사람인 남자들을 만지는 것은 아무래도 망설여지는데, 잔더는 사람이 아니었고 태어나서부터 로봇들과 함께 생활해온 나로서는 잔더라면 아무 거리낌 없이 만질 수가 있었거든요. - P192

나는 딸들을 보육소로 보내지 않았어요. 내가 직접 기르기로 했지요. 법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지만 매우 드문 일입니다. 나는 금세기의 위인까지는 못 됐지만 이미 로봇공학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 P211

패스톨프는 당혹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사실은 내 딸이 나에게 섹스를 청했는데, 내가 거절했거든요.‘
"당신에게 섹스를 청했다구요?"
베일리는 깜짝 놀랐다.
"그저 자연스러운 일이오." - P212

바실리아도 그렇지요. 그녀는 몇 년 전에 세워진 오로라 로봇공학연구소의 연구원입니다. 그 연구소는 나를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없에버려야 할 ‘악마‘라고 보고 있는 로봇공학자들이 운영하는 곳이지요. - P216

패스톨프의 말투가 심상찮았다.
"잔더가 아무리 인간과 비슷하다고 해도, 글래디아가 로봇과 결혼하는 꿈을 꾸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소. 오로라 사람이라면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거요." - P219

기초이론을 알고 있다고 해도 로봇을 못쓰게 만드는 것은, 말하자면 질문과 명령을 연달아 해서 결국엔 정신동결상태로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게다가 꽤 어려운 작업이오. 공교롭게도 때맞춰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는 할 수 없소. - P222

"그녀가 자네를 가끔 재프로그래밍했다는 얘기는 들었네만...... 확실히 능숙하긴 했던가보군."
베일리가 말했다.
.
.
"나를 놀리는 것 같군. 그녀가 해놓은 일이 정확히 뭔가?"
지스카드가 잠시 주저했다. 베일리는 그것이 뭘 의미하는지 곧장 알아챘다.
"재프로그래밍에 관한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습니다." - P258

패스톨프 박사는 여명의 우주에 있는 여명의 시티에 살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그는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몰라요. 그는 미몽의 우주를 개명할 방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로봇을 보내 탐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인데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구요!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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