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가 하늘을 가리켰다.
"저건 해왕성, 저건 천…… 아니, 토성이에요!"
거대한 목성형 행성 2개가 이미 2차원으로 변해 있었다. 천왕성의 궤도가 토성보다 더 밖에 있지만 지금은 천왕성이 태양 너머 토성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토성이 먼저 2차원으로 변한 것이었다. - P672

2차원 바다 위에 외롭게 떠 있는 3차원 섬이 계속 가라앉으며 녹아내렸다. 유럽 6호 우주 도시가 완전히 2차원화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 P678

하지만 추락 지역에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했다. 조금 전 AI가 한 말은태양계의 3차원 공간이라는 거대한 카펫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2차원 심연을 향해 떠밀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도망치고 있는 우주선들은 카펫 위에서 느릿느릿 기어가는 벌레일 뿐이며, 그들은 별로 남지 않은 생존 시간조차 얼마 연장할 수 없을 것이다. - P686

"떠나라고요? 어디로요?"
"어디든. 은하계 어디든 갈 수 있어. 살아 있는 동안 안드로메다 은하도 직접 볼 수 있을 게다. 헤일로호는 광속 우주선이니까. 그 우주선에 세계에서 하나뿐인 공간곡률 추진 엔진이 탑재되어 있어."
경악에 가까운 전율이 청신과 AA의 말문을 막았다. - P696

청신이 AI에게 명령한 뒤 화면 속 뤄지를 향해 말했다.
"돌아가겠어요. 아직 시간이 있어요. 아직 천왕성도 다 추락하지 않았잖아요!"
그때 AI가 사무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현재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최고 권한은 뤄지 박사님에게 있습니다. 헤일로호를 명왕성으로 되돌릴 수 있는 건 뤄지 박사님뿐입니다."
뤄지가 통로 앞에 선 채 웃으며 말했다.
"떠날 생각이었다면 아까 너희와 함께 떠났겠지. 난 장거리 항해를 하기엔 너무 늙었어. 내 걱정은 마라. 난 아무것도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잖아. 공간곡률 추진 엔진 시동 준비." - P699

청신은 이제야 알았다. 지구 문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즉벙커, 블랙존, 광속 우주선 가운데 광속 우주선만이 진정한 생존 방법이라는 것을.
윈톈밍이 그 길을 알려주었지만 그녀가 그 길을 막아버리고 말았다. - P704

청신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와 AA가 지구 문명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두 사람이 될 것이다. 그녀가 죽는다는 건 지구 인류의 절반을 죽이는 것과 같았다. 살아남아야만 했다. 이것이 그녀의 잘못에 대한 응분의 벌이었다. - P706

헤일로호가 윈톈밍이 청신에게 선물한 별을 향해 광속으로 날아갔다. - P710

AA가 말했다.
"선생님 잘못으로 태양계가 멸망했다고 생각하세요? 그건 정말 우스운 착각이에요.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자기가 지구를 들어 올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거라고요. 설사 당시에 선생님이 웨이드를 저지하지 않았더라도 그 전쟁의 결과가 어땠을지는 아무도 몰라요. - P713

비행선 옆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흰색 재킷과 어두운 색 바지 차림이었으며 헤일로호가 착륙할 때 생긴 기류에 머리가 어지럽게 날렸다. AA가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그분이에요?"
청신이 고개를 저었다. 멀리서 얼핏 보았지만 윈텐밍이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 P718

주위를 둘러보러 다니는 동안 AA는계속 관이판 곁을 맴돌며 관이판이 말할 때마다 미소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그녀는 지금껏 남자 앞에서 그런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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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AA가 위협의 세기에서 온 이 우주학자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았다. 새로운 세계에 도착하면 AA가 행복한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청신은 속으로 흐뭇했다. - P727

청신 자신은 정신적으로 이미 죽은 상태였다. 그녀의 정신이 계속 살아있도록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윈톈밍이었지만 이제 그 희망도 물거품이 되었다. 286광년 밖에서 만나기로 한 4세기 전 약속은 이미 물거품이 되었다. 물론 육체적으로는 계속 살아가겠지만 그건 그저 책임감 때문이었다. 남아 있는 지구 문명의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했다. - P727

관이판은 헌터호를 타고 회색별로 가보기로했다. 청신이 함께 가겠다고 고집하자 처음에는 강하게 반대하던 관이판이 AA의 한마디에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AA가 말했다.
"같이 가게 해주세요. 윈톈밍과 관계된 일인지 알고 싶으실 거예요." - P728

"빛무덤이라고요?"
"광속 우주선의 항적이 만들어낸 저속 블랙홀이죠. 3호 세계는 블랙홀이에요. 어떤 사건으로 그 세계의 좌표가 노출되는 바람에 그곳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자기 세계를 블랙홀로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우린 그걸 블랙존이라고 불러요." - P730

"암흑의 숲 상태가 우리에겐 생존의 전부이지만 우주 전체로 보면 아주 작은 일이에요. 우주는 거대한 전쟁터예요. 각 진지 사이에 있는 저격수들이 실수로 자기 위치를 노출한 적을 사살하죠. 통신병이라든가 취사병 같은 그게 바로 암흑의 숲 상태예요. 전쟁 전체로 보면 작은 일이라고요. 태양계 인류는 진정한 행성 간 전쟁을 보지 못했어요." - P732

진정한 행성 간 전쟁에서는 신에 버금가는 막강한 위력을 가진 문명들이 서슴없이 우주의 법칙을 전쟁 무기로 삼죠. 무기로 삼을 수 있는 규칙은 아주 많아요. 제일 흔하게 사용하는 게 공간적 차원과 광속이에요. 보통 차원을 낮추는 건 공격무기로 사용하고 광속을 낮추는 건 방어용으로 쓰죠. - P733

공격자가 먼저 자신을 바꾸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저차원 존재로 바꾸는 거죠. 4차원에서 3차원으로 바꿀 수도 있고 3차원에서 2차원으로 바꿀 수도 있어요. 전체 문명이 저차원으로 들어간 뒤에 적에게 차원 공격을 가해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가공할 규모의 광적인 공격을 개시하는 거예요. - P734

전쟁에서 저광속 블랙홀을 만들어 적을 그 안에 가둬버리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방어용 성벽이나 함정으로 더 많이 사용해요. 저광속 지대 중 면적이 넓은 건 성계 하나를 통째로 에워쌀 수 있을 만큼 길어요. 항성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는 수많은 저광속 블랙홀이 하나로 합쳐져 수천만 광년에 걸쳐 이어져 있죠. 그게 행성간 만리장성이에요. 아무리 강력한 함대도 그 함정에 빠지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어요." - P736

"전원 시대가 지나고 전쟁 시대가 되면서 한차원, 한차원 거시에서 미시로 줄어들고, 광속도 계속 늦어진 거로군요………" - P738

"복원자?"
"리세터(Resetter)라고도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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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자는 우주를 리셋해 전원 시대로 되돌리고 싶어 해요."
"어떻게요?"
"시곗바늘이 12시를 지나게 하는 거예요. 공간의 차원을 예로 들어볼게요. 이미 저차원으로 떨어진 우주를 다시 고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해요.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서 우주를 차원으로 낮추고도 계속 차원을 낮추면 시계가 재설정되면서 우주의 거시 차원이 다시 10차원으로 복원된다는 논리예요."
"0차원이라고요? 공간이 차원으로 변하는 걸 봤어요?"
"아뇨, 2차원으로 떨어지는 것만 봤어요. 1차원화도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어디선가 복원자가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들이 성공한 적이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광속을 0으로 낮추는 게 상대적으로 더 쉬우니까 그렇게 해서 무한한 광속으로 되돌아가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는 거죠." - P742

"그렇진 않아요. 죽음의 선이 완전히 확산된 후에는 곡률 추진 항적처럼 그 내부의 광속은 0이 아니에요. 넓게 확산될수록 내부의 광속은 더 높죠. 하지만 그래도 초속 10여 킬로미터의 저광속이에요. 그러니까 죽음의 선이 확산되고 나면 이 성계가 저속 블랙홀로 변할 가능성이 커요. 박사님이 말한 블랙존이죠. 어서 가요." - P743

그때 AA가 그들을 호출했다.
관이판이 응답했다.
"여기는 헌터호. 무슨 일이에요?"
AA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수없이 불렀지만 AI가 받아서 두 분을 깨울 수 없다고 했어요!"
"위급 상황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무슨 일 있어요?"
"엄청난 소식이에요! 윈톈밍이 왔어요!" - P745

그때 갑자기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이 귓속으로 밀고 들어왔다. 예리한칼이 왕복선을 머리부터 꼬리까지 가르고 들어오는 것 같더니 뒤이어 격렬한 진동이 찾아왔다. 바로 다음 순간,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청신은 그것이 찰나의 시간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한없이 짧고 또 한없이 긴 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뭔가를 뛰어넘는 느낌이 들며 청신은 자신의 몸이 시간의 바깥으로 빠져나온 것 같았다. 잠시 후 관이판이 방금 그녀가 ‘시간의 진공‘을 경험한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 P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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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과 AA는 헤일로호를 타고 목성 클러스터로 돌아가 아시아 1호 동면 센터에서 다시 동면에 들어갔다. 예정된 동면 기간은 200년이지만 계약에 한 가지 조항이 추가되었다.
동면 기간 내에 암흑의 숲 공격을 받게 된다면 언제든 소생시킨다. - P601

단독으로 발사된좌표는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언젠가는 결국 청소된다. 허위 좌표일 수도 있지만 1억만 개의 저엔트로피 세계에 그 수보다1만 배는 많은 청소부가 있으므로 그중 누군가는 그것이 진짜 좌표라고 판단할 것이다. 모든 저엔트로피체는 청소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 P609

내가 저엔트로피 세계를 볼 수 있다면, 그 세계도 언젠가는 나를 볼 수 있다. 조금 늦게 보느냐 일찍 보느냐의 차이일 뿐. 그러므로 어떤 상황에서든 남이 청소할 때까지 기다리는건 위험하다. - P609

이건 이 백색의 구체와 우주 도시 결합체가 목성의 그림자속에 숨어 있는 것도 아니고 목성과 나란히 돌며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지금 그들은 목성의 위성이 되어 목성 주위를 돌고 있었다. - P617

청신이 물었다.
"공격 경보가 발령됐나요?"
차오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세기 전 경보가 잘못 발령된 적이 두 번 있었지. 그때 너희를 깨울뻔했어. 하지만 이번엔 진짜야. 얘들아, 나도 이제 120세가 됐으니 이렇게 불러도 되겠지? 얘들아, 암흑의 숲 공격이 개시됐단다." - P619

AA가 창밖으로 보이는 우주 도시 결합체를 가리켰다.
"왜 벙커로 피하지 않는 거죠?"
차오빈이 시선을 아래로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 벙커도 무용지물이니까."
청신이 물었다.
"지금 광립이 태양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어요?"
"광립은 없단다."
"그럼 뭘 발견한 거예요?"
차오빈이 처량하게 웃었다.
"종이쪽지." - P620

관측 데이터에서 외계 우주선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경보 시스템이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외계 우주선이 태양을 향해 광립 대신 다른 물체를 발사한 것이다 - P622

레벌레이션호에서 보낸 무인탐사정이 빠른 속도로 목표물에 다가갔다. 50킬로미터, 500미터……, 탐사정이 목표물과 5미터 거리에서 멈추었다. 탐사정에서 촬영한 고화질 홀로그램 화면이 두 우주선으로 전송되었다. 화면 속에 외우주에서 태양계로 발사된 물체가 떠 있었다. 작은 종이쪽지였다. - P628

사람들은 그 물체가 평범한 종이쪽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마치 환영인 듯 현실 세계의 그 어떤 물체에도 아무런 작용을 미치지 않았고, 작은 우주의 기준면처럼 정확하게 원래 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어떤 접촉으로도 위치나 운행 궤도를 바꿀 수 없었다. - P630

바실리가 우주복 장갑을 낀 손으로 종이쪽지를 만지자 손이 종이쪽지를 뚫고 지나갔다. 장갑 표면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고 바실리도 그 어떤 영혼의 신호도 받지 못했다. 그가 다시 손을 뻗어 종이쪽지가 손바닥 가운데 왔을 때 손을 멈추었다. 작은 흰색 필름이 손바닥을 반으로 가르는 위치에 있었지만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종이쪽지가 손바닥과 맞닿은 부위에 손바닥 단면의 윤곽선이 나타났다. 종이쪽지가 잘리거나 찢어지지 않은 상태로 온전히 손바닥을 관통한 것이다. - P631

외마디 비명 후 레벌레이션호의 모니터에 두 탐사 대원 중 한 명이 탐사정에서 뛰쳐나오는 장면이 잡혔다. 우주복의 추진기를 작동시켜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탐사정의 아랫부분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그곳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달궈진 유리 위에 놓인 아이스크림처럼 탐사정의 아랫부분이 녹아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 P640

"장군님은 저 물체가 아무것도 아니고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고하셨죠. 장군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에요. 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저건 그저 공간이에요. 우리 주위에 있는,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는 공간과 똑같아요. 유일한 차이점은 2차원이라는 거죠. 덩어리가 아니라 평면이예요. 두께가 없는 평면." - P643

"도망칠 수 있나?"
"지금 도망치는 건 폭포의 낭떠러지 끝에 매달린 배에서 노를 젓는 것과 같아요. 탈출속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 노를 열심히 저어도 폭포로 떨어지는 시간을 늦출 뿐이죠. 돌멩이를 아무리 높이 던져 올려도 결국에는 떨어지는 것과 같아요. 태양계 전체가 폭포로 떨어질 거예요. 탈출속도에 도달해야만 여기서 탈출할 수 있어요.",
"탈출속도가 얼마야?"
"네 번이나 계산했으니까 틀릴 가능성은 없어요."
"그래서 탈출속도가 얼마냐고!"
레벌레이션호와 알래스카호 승선원들이 숨죽이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전 인류를 대신해 종말의 판결을 듣고 있었다. Ice가 담담하게 판결을 내렸다.
"광속입니다." - P643

5시간 전 태양계 경보 시스템을 통해 우리 성계에 대한 암흑의 숲 공이
격이 개시되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공격은 차원 공격입니다. 태양계가 존재하는 공간의 차원을 3차원에서 2차원으로 떨어뜨리는 공격입니다. 태양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이 완전히 멸종될 것입니다. - P652

AA가 큰 소리로 외쳤다.
"뤄지 박사님이세요?"
"나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다리가 예전 같지 않아서 마중하러 올라갈수가 없군. 너희가 내려오려무나."
청신과 AA가 통로를 따라 뛰듯이 내려갔다. - P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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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경보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해도 어차피 경보 시간은 기껏해야하루쯤 빨랐을 거예요………….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 경보가 가짜일 가능성도 있어요."
AA가 이런 생각 때문에 조금 전 그녀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는 걸 청신은 모르고 있었다.
AA의 추측이 정확했다는 게 금세 증명되었다. IDC 위원 중 PDC 간부가 청신에게 전화를 걸어 함대 세계와 UN이 이 경보가 오보이며 암흑의숲 공격과 관련된 아무런 조짐도 발견되지 않았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알려주었다. - P511

1호 관측 유닛은 위기의 세기 말에 설치된 린저-피츠로이 관측소였다.
70여 년 전 태양계를 향해 날아오는 강한 상호작용 우주 탐사정, 즉 물방울을 발견한 것도 바로 이 관측소였다. - P518

광속 우주선 프로젝트가 종말을 고한 데는 누가 봐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광속 우주선이 만든 곡률 추진 항적이 지구 문명의 노출을 앞당기거나 먼 우주의 관찰자들이 태양계를 위험한 적으로 인식해 암흑의 숲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 P526

이틀 뒤, 헤일로 그룹 본사의 투명한 홀에서 청신과 웨이드가 만났다.
청신이 말했다.
"원하는 걸 모두 줄게요."
웨이드가 그녀에게 틈을 주지 않고 말했다.
"그 뒤에 자넨 동면에 들어가게. 자네의 존재가 내 일에 방해가 될 테니까."
청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으니까." - P537

"여긴 아시아 1호 우주 도시예요. 목성에서 태양을 등진 방향에 있죠."
차오빈이 그제야 청신의 물음에 대답했다.
새로운 세계가 청신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평범했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동면에서 깨어났음을 실감했다. - P548

진공 중의 빛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중력장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실험실에서 그렇게 강한 중력장을 생성시키는건 불가능했기 때문에 유일하게 가능성 있는 방법은 블랙홀을 이용하는것이었다. 바로 태양 공전 가속기로 초소형 블랙홀을 만들 수 있었다.
블랙홀 연구 팀의 수석과학자는 Way였다. - P572

더 이상한 건 그 실루엣의 각 부위 비율이 정상적이었다는 사실이에요.
블랙홀이 작아서 그의 몸에 기조력이 작용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가 아주 작게 줄어들었지만 그곳의 공간곡률도 아주 크기 때문에 사건의 지평선에 있는 Way의 신체 구조가 파괴되지 않았을 거라는 게 물리학자들의 추측이에요. 바꿔 말하면 그가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P576

"블레어 특사의 말대로 이것이 연방 정부의 바람입니다. 웨이드 선생은 최종 결정권이 청신 박사에게 있다고 하더군요.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수는 없지만 우린 박사에게 큰 희망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젊으신걸 보니 기쁩니다만, 이 일을 하기엔 너무 젊으시군요." - P581

용납할 수 없었다. 연방 정부는 결의를 통해 헤일로 과학 도시와 태양 공전 가속기를 압수하는 동시에 헤일로 그룹의 곡률 추진 이론 연구 및 기술개발을 전면 중단시키고 향후 활동을 엄격하게 감독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헤일로 그룹이 헤일로시티를 태양계 연방에서 독립시켜 더 이상 연방 법률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연방 정부와 헤일로 그룹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었다. - P583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웨이드가 그녀를 실험실로 데리고 가고 비윈펑과 차오빈이 뒤를 따랐다. 실험실은 넓지만 창문도 없이 사방이 막혀 있는 방이었다. 공기 중에서 익숙한 정전기 냄새가 났다. 그곳은 지자 차단실이었다. 60여 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지자가 태양계를 완전히 떠났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P588

웨이드가 물었다.
"뭘 봤나?"
청신이 대답했다.
"반세기 동안의 연구로 3 밀리미터짜리 머리카락을 2센티미터 옮긴 걸봤어요."
"공간곡률 추진으로 옮긴 거야."
비윈펑이 말했다.
"같은 방법으로 계속 가속시킬 수 있다면 이 머리카락은 10미터 만에광속에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아직은 불가능하고 여기서 할 수도 없죠. 이 짧은 머리카락 한 올이 헤일로시티를 통째로 날려버릴 수도 있으니까." - P590

"우린 전쟁을 원하지 않아. 마지막 협상 때 연방 특사에게 우리 무기를보여주고 우리 전쟁 방식을 솔직히 설명해줄 거야. 전쟁으로 치러야 할 대가를 계산해 본다면 연방 정부도 포위를 풀 수밖에 없겠지. 우린 요구 조건이 많지 않아, 태양계에서 수백 천문단위 떨어진 곳에 곡률 엔진 실험 기지를 건설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 P593

그녀가 웨이드에게 물었다.
"그때의 약속은 유효한가요?"
웨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안 그랬으면 왜 자넬 데려왔겠나?"
"좋아요. 전쟁 준비와 모든 저항을 즉시 중단하고 반물질 탄약 전체를연방 정부에 넘기세요. 다른 우주 도시에 잠입한 대원들도 그렇게 하도록즉시 명령을 내리세요!" - P595

하지만 일주일 후 연방 함대 사령부가 헤일로시티에서 압수한 반물질탄약을 공개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금빛 사신 앞에서 전 세계가 경악했다.
뒤이어 연방 정부는 헤일로 그룹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음을 선포하며그들의 자산 전체를 압수하고 태양 공전 가속기 운영권을 몰수했다. 연방우주군이 헤일로시티를 점령하고 과학원과 공학원을 해산시켰으며 웨이드를 비롯한 헤일로 그룹 경영진과 도시 자위대 300여 명을 체포했다. 그후 진행된 태양계 연방 법정의 재판에서 토머스 웨이드에게 반인류죄, 전쟁죄, 곡률 추진 기술 금지법 위반죄가 적용되어 사형 판결이 내려졌다. - P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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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벙커 프로젝트
4대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벙커로 삼아 암흑의 숲 공격으로 인한 태양 폭발을 피하겠다는 프로젝트다. 구체적으로는 4대 행성에서 태양을 등진 방향에 인류 전체가 이주할 수 있는 우주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 P459

그 후 공간곡률을 이용한 항해에 관해 좀 더 온건하고 스케일도 작은 상상이 등장했다. 우주선 뒤쪽의 일부 공간을 어떤 방식으로 평평하게 다려 곡률을 감소시킨다면 우주선은 곡률이 더 큰 앞쪽으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는 가설이었다. 이것이 바로 곡률 추진이다. - P469

이틀 뒤 열린 IDC 위원회 회의에서 모든 전문 팀이 곡률 추진에 관한해석에 동의했음이 발표되었다.
윈톈밍이 삼체의 광속 우주선이 공간곡률 추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지구 세계에 알리려고 했던 것이다. - P471

청신은 윈톈밍을 떠올리며 코끝이 시큰해졌다. 외우주에서 길고 긴 밤을 보내고 낯설고 위험한 외계 사회에서 살기 위해 고군분투했을그 남자가 인류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100편도 넘는 동화를 만들고그중 세 편 속에 이토록 교묘하게 정보를 감추어놓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얼마만큼의 영혼을 쏟아부었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 P472

모스크스트라우멘을 내려다보며 청신의 뇌리에 또 다른 소용돌이가 떠올랐다. 1000억 개 항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주의 바다에서 은빛을 내뿜으며 2억 5000만 년에 한바퀴씩 돌아가고 있는 소용돌이, 바로 은하계였다. - P487

태양계에서 진공 중의 광속을 초속 16.7킬로미터 이하로 늦춘다면 빛도 태양의 인력을 벗어날 수 없다. 다시 말해, 태양계가 블랙홀이 되는 것이다. - P489

결국 바늘귀의 그림에 숨겨진 비밀은 비너스의 잘린 팔처럼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 채 비밀로 남았다. 바늘귀의 그림이 동화 세 편 전체를 관통하는 설정이면서 우아한 냉혹함, 고혹적인 잔인함, 죽음에 대한 탐미가 깃들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속에 생사를 가를 거대한 비밀이 감춰져있는 듯했다. - P491

벙커 프로젝트는 인류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이미 밝혀진 이론을 이용한 것이었으므로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큰 방법이었다. 사실 벙커 프로젝트는 인류의 자연스러운 발전 방향이기도 했다. - P492

블랙존 프로젝트는 태양계가 안전한 곳임을 우주에 알리기 위해 태양계를 저광속 블랙홀로 만드는 계획으로 세 가지 선택지 가운데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높은 방법이었다. 반지름이 50천문단위(약 75억 킬로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공간에서 기본적인 우주상수를 변화시켜야 하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으므로 ‘신의 공정‘이라고 불렸으며 아직 이론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 P493

광속 우주선 프로젝트는 두 곡률 추진 기술에 대해 이론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블랙존 기술에 비하면 난이도가 훨씬 낮았다.
광속 우주선은 지구 문명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없으며 이 기술은 행성 간 도주에만 사용할 수 있다. - P494

윈텐밍의 동화와 해독 결과는 아직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함대 세계와 UN은 윈텐밍의 안전을 고려해 정보 해독결과를 다른 방식으로 하나씩 발표하기로 했다. 정보의 실제 출처를 숨기고 인류 세계의 자체적인 연구 성과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연구를 개입시켰다. - 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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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기 가까이 지난 뒤 계단 프로젝트가 절망에 빠진 지구 문명에 한줄기 서광을 비춰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윈톈밍의 뇌를 실은 계단 프로젝트 비행체가 어떻게 삼체 세계에 포획되었는지는 아마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 P365

이것이 자신이 보는 마지막 일출일 수도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곧 다가올 만남에서 설령 양쪽 모두 대화의 규칙을 충실히 지킨다 해도 그 머나먼 세계는 그녀를 살려서 돌려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규칙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일말의 여한조차 남지 않았다. - P379

청신은 이 고요한 정적이 영원히 계속되길 바랐지만 윈텐밍이 침묵을깨고 그녀에게 물었다.
"어릴 적 같이 놀았던 거 기억해?"
청신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생각지 못한 질문이었고 알아들을 수도없었다. 어릴 적이라니? 하지만 놀란 마음을 속으로 삼켰다.
"매일 밤 자기 전에 전화로 얘기했잖아. 동화를 지어서 들려주었지. 넌항상 나보다 동화를 더 잘 만들었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동화를 지었는지, 100개도 넘을 거야. 그렇지?"
"아마 그럴 거야."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그녀의 입에서 이렇게 태연한 거짓말이 흘러나온다는 사실에 그녀 자신조차 놀랐다. - P388

윈텐밍이 국왕의 새 화가」라는 동화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아주 오래된 민요를 읊조리듯 그의 목소리는 느리고 나지막했다. 청신도 처음에는 한 글자도 빠짐없이 기억하려고 했지만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가 들려주는 동화 속에서 천천히 시간이 흘렀다. 그는 내용이 서로 이어지는 동화 세 편을 들려주었다. 「국왕의 새 화가」, 「도철해」, 「심수 왕자」였다. 세 번째 동화가 끝나자 지자의 화면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나타났다. 1분이 남아 있었다. - P390

누군가 말했다.
"여긴 지자의 사각지대입니다."
인류가 지자를 따돌릴 수 있게 되었다는 걸 그녀는 그제야 알았다. 비록 이렇게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만 가능했지만 말이다.
참모총장이 말했다.
"두 분이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 말씀해주십시오. 생각나는 건 하나도빼놓지 말고 다 말해주세요.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중요합니다." - P393

그 시간 3만여 킬로미터 아래 지구에서는 지자의 집이 시뻘건 불길 속에서 잿더미로 변했다. 지자의 화신(化身)이었던 로봇도 함께 타버렸다. 재로 변하기 전 그녀는 전 세계를 향해 태양계에서 지자가 완전히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 P394

아주 오랜 옛날 ‘이야기 없는 왕국‘이라는 나라가 있었어. 그곳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어. 사실 국왕에게는 나라에 이야기가 없는 게 제일 좋아. 이야기가 없다는 건 아무런 사건도 재난도 없다는 뜻이니까 백성들도 아주 행복하지. - P401

바늘귀가 단숨에 종이를 몇 장 눌러 잘라낸 뒤 신들린 듯 붓을 놀리기 시작했어. 그림 한 장을 완성할 때마다 그림 속 인물이 침대에서 사라졌지. 빙사가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나씩 초상화로 그려져 지하 요새의 벽에 걸렸어. - P409

공령이 길게 탄식했어.
"큰일이군요. 공주님, 큰일 났습니다! 그놈은 악마입니다. 사람을 그림 속에 그려 넣는 악마의 그림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 P411

"하지만, 도철해에 간다고 해도 묘도까지 어떻게 가란 말이에요? 그 바다에 뭐가 있는지 알잖아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세요. 살길은 이것 뿐입니다. 동이 트면 모든 충신이 그림 속으로 들어갈 겁니다. 빙사 왕자가 금위군을 장악하고 왕위를 빼앗겠지요.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심수 왕자님밖에 없습니다." - P415

"고향에 가고 싶지 않아? 허얼신건모쓰컨 말이야."
"아뇨. 워낙 어릴 적에 떠나서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리워해 봐야 소용도 없고요. 이야기 없는 왕국을 영원히 떠날 수 없으니까요."
멀리서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장범의 말을 되풀이해서 따라하는 것 같았어. 영원히 떠날 수 없으니까요. 영원히 떠날 수 없으니까요." - P427

넋을 놓고 듣고 있던 노주가 한참 만에 물었어.
"지금도 바다 곳곳에 도철어가 살고 있어?"
"아뇨. 이야기 없는 왕국의 해변에만 있어요. 시력이 좋은 사람들은 먼바다의 수면에서 바닷새가 먹이 잡는 걸 볼 수가 있어요. 거긴 도철어가 없으니까요. 바다는 끝없이 넓거든요."
"그럼 이 세상에 이야기 없는 왕국과 허얼신건모쓰컨 말고 또 다른나라가 있어?"
"세상에 두 나라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 P430

관 씨가 그녀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고 바다 쪽 모래사장에 있던 호위대장이 그녀에게 손짓을 했어. 공주가 다가가자 그가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어.
"보십시오. 저기가 묘도입니다."
제일 먼저 공주의 눈에 들어온 건 묘도가 아니라 작은 섬에 서 있는 거인이었어. 그가 심수 왕자라는 걸 알 수 있었지. 그가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봉우리처럼 섬 위에 우뚝 서 있었어. - P432

"물론 공주님은 가실 수 없죠. 제가 가겠습니다."
노주는 그의 결연한 눈빛에서 굳은 결심을 읽을 수가 있었어. 노주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어.
"호위대장 혼자 가면 오라버니가 어떻게 믿겠어? 나도 갈래. 꼭 가겠어!"
장범이 평민 차림의 공주를 보며 말했어.
"공주님께서 가신다 해도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 P436

묘도는 원래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였어. 20년 전 심수가 낚시를 하러 갈 때 그의 보호관, 궁중 교사, 호위병과 하인 몇 명을 데리고 갔어. 그런데 그들이 섬에 오르자마자 도철어 떼가 왕국의 근해로 몰려오는 바람에 돌아가는 길이 막히고 말았지.
왕자의 키가 아까보다 더 줄어들어 있었어. 배가 섬에 가까워질수록 왕자의 키가 줄어들고 있었던 거야. - P438

"폐하, 심수를 보았지만 그릴 수가 없습니다."
바늘귀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빙사가 싸늘하게 물었어.
"정녕 그에게 날개라도 돋쳤단 말이냐?"
"날개가 돋친 거라면 그릴 수 있습니다. 날개의 깃털까지 한 가닥 한가닥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지요. 하지만 그는 그릴 수가 없습니다. 그가 원근법과 무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원근법이라고?"
"모든 사물은 가까울수록 크게 보이고 멀수록 작게 보입니다. 이것이원근법입니다. 저는 원근법을 따르는 서양화파이기 때문에 그를 그릴수가 없습니다." - P445

AA가 작은 소리로 청신에게 말했다.
"공주가 선생님과 비슷하네요."
청신이 말했다.
"실없는 소리 하지 마……. 난 그렇게 어리광을 부리지 않아. 적어도 우산은 직접 들겠지." - P451

모호성과 다의성은 문학작품의 특징입니다.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진정한 정보는 동화 세편 속 깊숙한 곳에 숨겨 놓았을 겁니다. 정보의 다의성과 불확실성이 훨씬 더 증가하죠. 따라서 우리 앞에 놓인 난제는 이 속에서 해독해 낼 정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걸 해독할 수 있지만 그 어느 것도 확실치 않다는 사실입니다. - P452

하지만 세 편의 동화에 남긴 모든 내용이 이렇게 난삽하고 모호한 것은아니었다. 적어도 한 가지에 대해서는 그 안에 확실한 정보가 들어 있을 것이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윈톈밍의 정보가 담긴 문을 여는 신비한 열쇠일지도 몰랐다.
그건 바로 ‘허얼신건모쓰컨‘이라는 범상치 않은 지명이었다. - 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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