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의 말을 요약하면, 최근에 기묘한 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두 수도사가 베렝가리오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는군 - P214

윌리엄 수도사는 틈날 때마다, 비록 자기가 종교 재판과 이단 심판의 조사관으로 있었지만 고문만은 되도록 피하는 주의였다는 말을 하고는 했다. 그러나 베렝가리오가 윌리엄 수도사가 그런 분이었다는 걸 알 리 없었다. 말하자면 베렝가리오는 윌리엄 수도사를 오해한 것이었다. 아니, 윌리엄 수도사 자신이 베렝가리오로 하여금 자신을 오해하게 만든 셈이었다. - P217

내 죄목인즉 내 허영심, 내 육체를 쾌락의 거처로 믿은 허물,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한 죄, 내 상상 속에 둥지를 틀고 있던 괴이한 형상을 즐겼다는 것이다. - P219

「왜 그렇게 불렀는지,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그에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두렵습니다. 수도사님, 수도사님께 고백하고 싶습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악마가 제 오장육부를 파먹고 있습니다.」
윌리엄 수도사는 베렝가리오를 떠밀었다가 다시 손을 내밀어 그를 일으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 된다. 베렝가리오. 나에게 고해를 청하지 말라. 네입을 여는 것으로 내 입을 봉하려 하지는 말라는 말이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어떤 방법을 쓰든 네 입을 열게 하였으면 하는 것이다. - P220

아이마로는 이 전통을 되찾고 싶은 것이야. 성도들의 삶의 모습이 바뀌었으니, 수도원이 옛날의 전통을 찾는 길은(즉 그때의 영광, 그때의 권세를 다시 누리는 길은)수도원이 성도의 이 새로운 삶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함께 변하는 수밖에 없다. 오늘날 이곳의 성도들을 지배하는 것은 무서운 무기도 장엄한 의식도 아닌, 바로 돈의 힘이기 때문에 아이마로는 수도원 건물 전부와 장서관까지 공장, 즉 돈을 버는 공장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것이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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