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였다. 북쪽 문밖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불목하니들이 어째서 저희 일이나 하지 않고 이 거룩한 명상을 훼방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했다. 돌연, 돼지치기 셋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뛰어들어왔다. 그들은 수도원장에게 다가가 무어라고 속삭였다. 원장은, 처음에는 성무를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듯 조용히 손짓으로 그들을 물리치려했다. 그러나 다른 불목하니들도 교회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밖에서는 누군가가 이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죽었다! 죽었다! 수도사님이었어. 신발 봤지?’ - P197
교회 뒤 담벽 앞에는 전날부터 돼지 피를 채운 커다란 항아리가 놓여 있었는데, 그 항아리 위로 이상한 물체가 불쑥 솟아 있었다. 흡사 재를 쫓으려고, 넝마를 주렁주렁 단 막대기를 두 개 세워 놓은 것 같았다. 막대기가 아닌, 사람의 다리, 머리를 항아리의 돼지 피에다 박고 거꾸로 선 사람의 다리였다. - P198
베난티오는, 자기가 아는 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웃음이라고 하는 것이 참으로 우리 삶에 바람직한 것일 수 있으며 진리의 도구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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