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진은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땅을 움직이고 지진을 막을 수 있다. 그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이며, 젖꼭지를 빠는 갓난아기의 본능보다 더욱 강하고 절대적이다. 그리고 오로진 아이들이 생명을 잃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을수록 자신의 위험성을 인지할 나이가 되기 전에 절로 능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 P194
"두 반지 이상의 펄크럼 오로진의 자식은 오로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지. 우리는 과학적인 존재가 아니니까. 오로진이 태어나는 데에는 규칙이 없어." 알라배스터가 희미하게 웃는다. "그래서 펄크럼은 로가 사이에 태어나는 아이들을 일단 무조건 로가로 취급한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는 말이야." - P200
본 적도 없고 상상한 적도 없는 것이 부재한다는 사실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인간은 본시 그런 존재가 아닌 것을. 아, 세상에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 P207
난 저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 우리를 좋아해 주길 바라지도 않고, 중요한 건 저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야. - P217
이게 문제다. 표현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언어 그 자체가 정확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 시엔은 자기도 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언젠가, 누군가, 오로진이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발명할 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런 언어가 이미 과거에 존재했었고 다만 잊힌 것인지도 모른다. - P219
별로 큰일은 아니지만 너는 지금 물을 원하고, 태산처럼 거대한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할지라도 오로진은 산맥 정도는 아침식사로 씹어 먹을 수 있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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