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는 달신 숭배를 직접적으로 경고하지 않고도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하늘에 떠 있는 저 밝은 달은 ‘신‘이 아니라 그저 ‘피조물‘일 뿐이라고 정의하면 된다. 곧 달을 탈신화하는 것이다. - P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운총이는 사람이 끔찍이 총명하여 배워 못하는 일이 없건마는 길들지 아니한 생마와 같아서 애를 삭일 줄 모르는 까닭에 바느질만은 비각 중에 큰 비각이라 버선 구멍 하나를 잘 막아 신지 못하였다. - P317

대사는 잠깐 눈살을 찌푸리며
"보우가 다음날 혹독한 형장 아래에 맞아죽을 것을 미리 안다면 지금 호강이 맘에 좋을 것 없으리."
하고 말하였다. - P322

천왕동이는 아직도 말수를 많이 알지 못하는 까닭에 이와같이 말하다가 막히는 때가 종종있었다. - P322

"그래 북악 아래 좋은 기운 있다는 것이 무슨 까닭일까요?"
"건천동에 인물 하나가 났습니다."
"그 인물이 장래 국가의 동량주석이 될 터인가요?"
"다음날 큰 난리에 나라를 구하는 데 그 인물의 힘이 많으리다."
"그 인물이 난 지 몇 해나 되었나요?"
"지금 열살이 넘었거나 말거나 한 아이리다." - P327

덕순의 해라말이 낙착되자 꺽정이가
"존대, 하오, 하게, 해라, 말이 모두 몇 가지람. 말이 성가시게 생겨먹었어." - P362

"내가 백정의 아들이라고 그것들이 되느니 안 되느니 하고 수군거리더니 그대로 나가라더구나."
"백정의 아들은 군사 노릇도 못한단 말이오? 별 망한 놈의 일을 다 보겠소."
하고 봉학이가 분이 올라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 P3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정은 아침도 아니 먹고 대낮을 밤중삼아 늘어지게 잠을 잤다. 보우가 어디서 왔는지 옆에 와서 누우려고 하는데 원형에게 들킬 것을 염려하여 일어나라고 말하는 중에
"중놈이 개 같은 중놈이."
하고 호령하는 원형의 목소리가 들리며 원형이 칼을 들고 들어서서 보우의 목을 찍으려고 하였다. - P277

경복궁 중수가 이태 만에 끝이 나서 대왕대비가 북궐 안에서 재를 올리느라고 보우를 불러들인 뒤로 보우는 다시 터놓고 궐내에 들어와서 거처까지 하게 되었는데, 한 달에 절반쯤 봉은사에나가서 있는 것이 전날과 다를 뿐이었다. - P289

회암사 중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본 까닭으로 말소리는 듣지 못하나마 모양으로 늙은 중이 꾸짖고 보우가 사죄하는 것은 짐작들 하였다. 나중에 그 늙은 중이 짚고 섰던 지팡이를 들어서 보우의 등을 두세 번 때리고 나서 상투바람의 속인을 손짓하여 가지고 나는 것같이 동구길로 내려갔다. - P293

"나는 보우의 모가지를 돌려앉히고 올 줄 알았지요."
"그자가 아직도 십년 운수가 남아 있는 것을 억지로 어떻게 하나." - P295

그 늙은 중을 함흥 양주팔이로 알아볼 사람이 없고, 또 동소문 안 갖바치로 알아볼 사람이 드물다 하더라도 출가한 이후에 만나본 사람들이 병해대사로 알아보기는 쉽지마는 꺽정이는 떠꺼머리가 상투 된 것보다도 수염이 얼굴을 딴판으로 변하게 하여 십여년 전쯤 만난 사람들은 선뜻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 P2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전은 궁중의 한 과부요. 전하는 선왕의 한 아들일 뿐이니 천백가지 천재를 어찌 다 감당하며, 억만 갈래 인심을 어찌다 수습하시렵니까? - P212

보우가 대왕대비를 끼고 한바탕 뒤설레를 치는 바람에 불교가 왕성하여 팔도 사찰이 일신하게 되었다. - P235

원형이 보우를 내쫓으려고 맘을 먹고 있었으나, 대왕대비의 눈치를 잘 살피는 난정이가
"보우를 건드리지 마시오. 섣불리 건드리다가 대비마마께 미움만 받으시리다." - P255

나중에 찰싹 하고 뺨을 치는 소리가 나며 마마의 화나신 말씀소리가 들립디다. 네가 오늘 임금노릇하는 것이 뉘 덕인 줄 아느냐? 나와 우리 오빠들의 덕이 아니냐? 네가 어째서 내 뜻을 거스르느냐? 하고 말씀소리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찰싹 소리가 들립디다. 그 뒤에 얼마 있다가 상감마마께서 나갑시는데 용안에 눈물자국이 가득합디다. - P2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감이 방자에 죽었단다. 방자한 사람은 갑이인 듯하고 방자한 물건은 사람의 엄지손마디란다. 지금 둘째가 방자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원수를 갚자고 떠드는 판이야." - P154

갑이가 짧게 기침 한번 하고 나서 마루 위를 치어다보며
"너의 집 늙은것이 우리 상전을 죽인 놈이다. 내가 우리 상전의 원수를 갚으려고 늙은 놈을 벼른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 P157

정순봉, 이기 등이 차례로 죽은 뒤에 조정은 윤원형의 독판이라 사헌부 대사헌이니, 사간원 대사간이니 또는 홍문관 부제학이니 서슬 좋은 조정 관원들이 대개는 원형의 앞에서 견마의 충성을 다하는 인물들이었다. - P168

원형이 원로를 미워하는 맘이 뿌리 깊이 박히어서 서로 대면하기를 싫어하게 되었다. - P175

원형은 형을 해치고 자식을 죽이고도 뉘우치는 맘이 없을 만큼 위인이 한독할 뿐 아니라 갖은 악덕을 구비하여 갖은 악행을 다 하였는데, 그중에 심하고 심치 않은 것을 갈라 말하기도 어렵지만, 말하려면 가장 심한 것이 탐심이었다. - P2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