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얻기 위해 영혼을 팔아야 했던 '파우스트의 선택'이 오늘날 재현되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생명공학을 실용화할 것인가, 재고하고 자제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브레이크 없는 차처럼 앞으로만 돌진하는 눈먼 과학에 제동을 걸어온 박병상 박사는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 생명공학의 위험성과 비윤리성을 고발한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 이후 가속도가 붙어온 유전자 조작과 인간 복제 기술은 이제 더이상 우리에게 놀라움조차 주지 못한다.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는 기업인들은 새로운 과학이 인류를 기아와 가난에서 구원하리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막상 신기술의 혜택은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만 돌아갈 뿐이다.

게다가 유전자 조작 동식물들은 생태계를 교란하여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하지만 생명공학 지지자들은 근거없는 낙관론에 기대어 제대로 검증조차 되지 않은 기술로 이미 생태계의 조화를 깨뜨리고 있다. 자신이 갖지 않은 유전자가 '돌연히' 들어오는 것은 '돌연변이'일 뿐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조차 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결연하고 위기감 어린 어조로 생명공학의 실상을 폭로하고, 그것들이 실제로 사회에서 계층간 성별간 불평등을 야기하게 되는 논리를 설명한다. 또한 생명공학의 폐해는 최소한 몇 세대 이후에나 평가가 가능한 것이라며 환경파괴를 저지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박병상 - 1957년 강화에서 태어나, 인하대 생물학과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2004년 현재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 대표로 있으며,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운동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굴뚝새 한마리가 GNP에 미치는 영향>이 있으며, 공저로는 <생명의료윤리>, <진보의 패러독스>, <한국환경보고서 2000>등이 있다.

모유 성분을 가진 젖소, 비타민C를 함유하는 황금쌀, 공해 잡아먹는 나무, 백혈병 치료제를 생산하는 흑염소, 초록색 장미, 소아마비 백신을 대신할 바나나, 가물치만한 미꾸라지, 우유를 3배나 많이 생산하는 젖소, 멸종위기종의 복제, 장기이식용 동물 개발에서 맞춤 장기에 이르기까지, 생명공학이 그리는 그림은 가히 휘황찬란하다.

"굴뚝 없는 산업인 생명공학이 가져다줄 21세기 부가가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아십니까? 자그마치 7천억불이라구요, 7천억불!" "선진국은 생명공학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알기나 합니까? 여기서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후진국을 면치 못할 겁니다." 모든 국민이 어려서부터 '후진국 노이로제'에 빠진 사회, 여기에서 생명공학을 반대하는 자는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불순분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정작 문제는 생명윤리다.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가 통과된 이후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유전자조작 생명체의 이동 및 사용으로 인한 생명안전에 관한 제도는 어떻게든 마련되겠지만, 생명윤리에 관한 논의는 '클로나이드' 같은 기업체에서 인체복제를 선언하는 상황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제도 마련은 요원한 실정이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에서 생명윤리에 관한 법안 마련을 위해 공청회와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최근 과학기술부에서 국가생명안전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생명복제 연구가 앞서나가는 데 비하여 굼뜨기 그지없는 것이 사실이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생명공학자가 '충정'을 선언하고 우리나라에서 인체 또는 배아복제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이미 그 불길한 징후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 박병상(지은이)




대한매일 : 저자는 유전자 조작이란 어떤 생물체를 인위적으로 돌연변이시키는 기술이며,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한꺼번에 생태계로 쏟아져 나올 때 우리의 생태계는 안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거버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유아식 회사들이 미국과 유럽은 물론 홍콩과 일본 시장에도 유전자농산물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반면 국내에서는 조용한 이유가 우리 정부와 소비자의 미온적인 대응 때문이라고 말한다. - 김주혁 기자 ( 2000-10-31 )

문화일보 : 책은 생물학을 전공한 이학박사로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저자가 그동안 틈틈이 '녹색평론' 등에 실은 글 14편을 모은 것으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공학의 실상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 최영창 기자 ( 2000-10-26 )





배아복제와 생명윤리
윤리, 법, 생명공학
생명공학산업과 시민의 저항
배아복제와 이종간 이식의 위험성


생명공학의 실상과 근본 대안
생명복제와 유전자조작이 만나면
유전자 감시의 어두운 미래
생명공학이 초래하는 성차별
유전자조작 식품은 돌연변이 식품
양서류 복제에서 포유류 복제까지
유전자조작 식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실질적 동등성' 논리의 허구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명공학
누구를 위한 '구명선'인가
후손의 처지에서 평가해야 할 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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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등'을 갈구함"
쏟아지는 분자생물학 관련 서적과 연일 매체를 장식하는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 몸 속의 유전자가 우리 삶을 자명하게 설명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만 같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 생물학의 화려한 성과들은 자칫 '이데올로기로서의 과학'이 가진 측면을 간과하게끔 하기 쉽다.

이 책은 현대의 생물학(분자생물학, 사회생물학, 유전공학 등)이 내포한 이데올로기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설계하는 장밋빛 미래에 거침없이 브레이크를 건다. 역시 유전학을 전공한 학자이면서 끊임없이 주류 학계를 비판해온 저자 리처드 르원틴은, 신랄한 어투로 '우리 유전자 안에 없'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발생과정과 환경에 따른 차이, 그것이 인간의 복잡성을 설명하는 데 훨씬 유용하다는 것이다.

르원틴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의식은 생물학적 결정론의 위험성이다. 머리가 나쁜 사람은 머리가 나쁜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고, 암 환자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마약 중독, 정신병, 내성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조차도 유전자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유전자가 개인을 만들고, 개인이 사회를 만든다면, 유전자가 사회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건강한 사람과 아픈 사람,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있는 것은 모두 DNA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는가?

저자는 이렇게 원인과 결과가 잘못된 이데올로기로서의 생물학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하고, 그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한다. 특히 일부 학자들이 제기하는 '문화유전자(meme)'와 같은 개념은 생물학적 결정론의 극단적인 형태라는 지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물학적 결정론은 <올리버 트위스트>나 <나나>와 같은 문학작품 속에도 적잖이 녹아 들어 있다.

저자가 휘두르는 비판의 칼날을 피할 수 없는 또 다른 측면은 산업으로서의 생명 공학이다. 르원틴은 많은 저명 과학자들이 단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유로 생물과학의 '상업적 연관성'을 든다. 그는 인간게놈프로젝트를 "거대 과학과 거대 사업의 만남'이라 부르면서 오늘날 명성을 떨치는 생물과학자들이 거의 생물공학 벤처 업계의 설립자이거나 대주주라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반(反)과학'을 부르짖거나, 과거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단지 현대 과학이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데 적용시키는 지배적인 주장들에 대해 '합리적인 회의주의(reasonable skepticism)'을 진작시키자고 말할 뿐이다.

하지만 어떠한 과학도 이데올로기의 구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 사실 리차드 르원틴의 주장 가운데도 상당한 이데올로기 공세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이야기하며, "생산으로부터 얻는 이익의 극대화, 또는 중앙 계획된 생산에 관한 규범들이 전세계의 기업들을 움직이는 동기로 작용하는 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오염 물질들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또는 개인의 능력 차이가 당연스레 보상의 차이로 연결되는 현상을 이야기하며,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하는 사회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라는 언질에서 그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어디쯤 위치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방송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그대로 묶은 것이라, 정돈된 학술서로서의 면모는 없다. 하지만 그의 강렬한 비판의식만은 톡 쏘는 듯 긴장된 서술 속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비판의식의 근저에는 진정한 평등 - 그럴싸한 말로 부당한 사회구조를 온존시키는 '기회의 평등(equality of opportunity)'이나 '능력주의 사회(meritocracy)'가 아닌 - 을 갈구하는 그의 사상과 신념이 깊이 우러나고 있다. - 정선희(2001-03-12)


생물은 유전자라는 내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우리의 유전자와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 분자는 신의 은총의 현대판인 셈이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우리는 유전자의 구성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계를 창조하지 않으며, 오직 대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이다. 그 문제들이란 짝을 찾고, 먹이를 구하고, 다른 개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세계에 존재하는 자원 중에서 보다 많은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제대로 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견해에 의하면, 우리는 단지 유전자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고, 우리를 통해 세계에 스스로를 전파하는 데 성공하거나 실패하기도 하는 자기-복제 분자들의 일시적인 운반 수단일 뿐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견해를 가장 열렬하게 지지하는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유전자가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창조한 아둔한 로봇'인 것이다.
1장 합리적인 회의주의 중에서



리처드 르원틴 (Richard Lewontin) - 1929년 출생하여 하버드 대학에서 생물학, 컬럼비아 대학에서 통계학과 유전학을 공부했다. 현재 하버드 대학 비교동물학 박물관 내 알렉산더 아가시(Alexander Agassiz) 좌 연구교수로 있다.

학문적으로 뛰어난 성과가 있어야만 뽑힐 수 있는 미국 과학아카데미(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 회원으로 선출되었지만 과학아카데미의 명성이 극비 전쟁연구 지원에 이용되는 등 정치성에 문제를 제기하여 사임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와 유전자 결정론에 대해 많은 우려와 강한 거부감을 갖고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며 비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The Genetic Basis of Evolutionary Change〉, 〈An Introduction to Genetic Analysis〉, 〈The Dialectical Biologist〉, 〈Human Diversity〉, 〈It Ain't Necessarily So〉, 〈Not in Our Genes〉등이 있다.

김동광 - 1957년생. 과학 전문번역가이자 저술가로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과 과학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2004년 현재 고려대학교, 성공회대학교 강사로 재직 중이다. 인간을 위한 과학을 목표로 하는 출판기획사 '과학세대' 대표이다.

옮긴책으로 <비주얼 박물관>, <윈도우 시리즈> <기술의 진화>, <스티븐 호킹의 삶과 사랑>, <과학, 인간을 만나다>, <세계 과학 문명사>, <우주의 역사>,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세계>, <인류의 기원>, <과학의 종말>, <호두껍질 속의 우주>, <만물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외 50여 권이 있고, '첨단과학시리즈', '웅진 과학 탐험: 발명편' 등 많은 과학책을 썼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게놈 관련 보도들은 사람들에게 유전자가 곧 생명이라는 유전자 결정론을 유포시키면서, 유전자를 조작하면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특성까지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조작적 생명관을 조장시킨다. 이렇듯 우리의 정체성은 모든 측면에서 과학기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생물공학(biotechnology)의 경우에서 잘 드러나듯, 현대의 과학기술은 정치경제학의 거센 입김을 쐬며 자라났다.

르원틴의 은 생물공학의 시대, 또는 DNA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사회와 우리 자신을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시각을 준다. 그의 성찰은 '이데올로기로서의 생물학'이라는 부제가 잘 말해주듯이 게놈 프로젝트의 정치경제적 동기를 들추어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근대과학의 방법론적 뿌리에 해당하는 인과적(因果的) 세계관이라는 인식론의 문제에까지 닿아있다.

또한 르원틴은 생물학적 결정론이 문학을 비롯한 서구 문화 일반에 얼마나 끈질긴 뿌리를 가지고 있는지 파헤치고, 오늘날 분자생물학의 뒷받침으로 그 위세를 더하고 있는 유전자 결정론의 역사적 토대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르원틴의 폭넓은 분석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과 생명 현상이 유전자로 환원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 김동광(옮긴이)




국민일보 :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해온 모든 유전자 연구의 성과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하지만 유전자 연구가 잘못된 믿음을 유포하고 그 믿음이 사회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순수한 과학과 자연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인 양 비춰지는 신비스러운 치장 아래쪽에는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이데올로기가 깔려있다” - 남도영 기자 ( 2001-03-13 )

대한매일 : 르원틴은 인간게놈 프로젝트라는 거대과학 뒤에 숨어있는 환원주의와 생물학적 결정론, 상업주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파헤쳤다. 부분을 알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고, 유전자를 알면 개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의 환원주의는 생물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오로지 적응할 뿐이라는 잘못된 사고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비판한다. - 김주혁 기자 ( 2001-03-14 )

문화일보 : 7~8년을 뛰어넘는 혜안을 발휘한 대목을 들자면, 한 인간의 유전정보를 알면 당사자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그를 개조할 수 있다는 주장은 무책임한 발상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나아가 동시대의 과학이 이 세계의 참인 사실들의 집합일 뿐 아니라 과학자로 불리는 이들의 주장과 이론 집합이기도 하다고 일깨운다. - 정동근 기자 ( 2001-03-14 )

조선일보 :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본인이 인식하든 아니하든 사회생물학자들의 유전자 우위론은 결국 이러한 이데올로기에 이용될 것이며, 더구나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올바르지 않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회생물학에 맹공을 펼친 인문학자들의 언어적 공세와는 다르게 오랫동안 유전학과 생물통계학에 몰두해온 저자의 공격은 매우 사실적이며 구체적이다. - 조환규(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 ( 2001-03-10 )

중앙일보 : 신간 은 인간 지놈 프로젝트에 관한 기존의 통념과 상식을 뒤엎는 '딴지걸기'로 시종하고 있다. 지놈 프로젝트가 최종 완성될 경우 사회폭력과 알콜, 마약 중독 같은 것도 없어지고 무병장수의 원더랜드가 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냅다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다.
- 조우석 기자 ( 2001-03-10 )

한겨레신문 : 날로 힘을 더해가는 분자생물학의 문제점을 일찌감치 제기해온 생물학자 리처드 르원틴 교수(하버드대학 동물학과)의 <디엔에이 독트린>은 유전자 만능주의의 거품현상을 지적하면서 “인간과 생명 현상은 유전자로 환원될 수 없다”며 강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성장하는 생명공학의 그릇된 신화에 대한 정면반박이다. - 오철우 기자 ( 2001-03-12 )




저자 서문

1. 합리적인 회의주의
2. 모든 것이 유전자 속에 있다?
3. 원인과 결과
4. 인간게놈의 꿈
5. 사회생물학 비판
6. 사회적 행위로서의 과학

주석
옮긴이 후기

부록 1.
DNA 독트린 -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이데올로기 - 김동광

부록 2.
생명소외로서의 복제 - 김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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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는 '유전자의 세기'라 부를 만했다. 생명 비밀의 배후에 유전자가 자리잡고 있다는 인식이 급속히 퍼졌고, 유전자 서열만 해독해내면 생명 자체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거라는 낙관론이 번졌다.

<생명의 느낌>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과학사학자 이블린 폭스 켈러는 그 낙관론에 급브레이크를 건다. 책 제목 그대로, <유전자의 세기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유전자'란 사실 실체가 모호한 용어에 지나지 않고, 결정론적으로 생물의 형질을 좌우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키를 크게 하는 유전자, 동성애를 불러오는 유전자--이런 유전자는 없다는 것이다. 암, 키, 동성애에 연관성을 가졌다 추측되는 유전물질의 실체를 콕 집어 하나로 분리해내기란 어렵다. 유전자란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개념적 용어에 불과할 지 모른다.

유전자만 밝혀내면 생명공학의 끝이 보일 거라 믿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끝은커녕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일러준다. 유전자 결정론적 시각을 명쾌하게 비판하는 과학교양서로 가치가 있다.

책은 200여 페이지의 가뿐한 분량이지만 전문적인 내용이 압축되어 있어 쉽지는 않다.



이블린 폭스 켈러 (Evelyn Fox Keller) - 이론물리학과 생물학,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공부한 페미니스트 이다. 특히 '여성과 과학'이라는 주제를 학문의 영역으로 정립시킨 대표적 인물로 현재 미국 MIT 대학의 과학, 기술, 사회 연구과정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한음 -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고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2004년 현재 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과학소설집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자연의 빈자리>, <핀치의 부리>, <복제양 돌리>, <인간본성에 대하여>, <쫓기는 동물들의 생애> 등이 있다.




이블린 켈러는 당신이 이미 이해했다고 생각한 것들에 생채기를 냄으로써 그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불편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매우 오랜 만에 유전학의 근본 문제를 다시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 리처드 르원틴(하버드 대학 교수)



국민일보 : 인간게놈지도는 생물이 어떻게 발달하고, 작용하는지에 대한 좀더 복잡한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었을 뿐 생명의 비밀에 대해 밝혀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마도 저자는 이 책에서 (...) 해 이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유전자 같은 것은 없다." - 김현덕 기자 ( 2002-05-14 )

동아일보 : 그러므로 저자가 우리 앞에 제시하는 생명공학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염색체의 언어에 따라 개체가 발생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생명체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 보다 더 복잡하고, 결국 불가능한 일일 지도 모른다.' - 유윤종 기자 ( 2002-05-11 )

문화일보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과학사학자인 저자는 여기에 정면으로 맞서 `유전자는 실체가 아니다`란 미검증 논제를 생물학의 최전선에 있는 분자유전체학을 빌려 조심스레 던지고 있다. - 노성열 기자 ( 2002-05-10 )

중앙일보 : 2000년 6월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 블레어 총리는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전자 생물학이 장차 인류에게 영원 불멸의 삶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흥분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지만 유전자의 비밀을 완전히 밝혔다고 보기 어렵다. - 홍수현 기자 ( 2002-05-11 )

한국일보 : MIT 과학사ㆍ과학철학 교수로 저명한 학자인 이블린 폭스 켈러(66)가 쓴 <유전자의 세기는 끝났다>는 유전자 연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한편 유전자 이외 새로운 방식의 연구가 있어야 생명의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 박광희 기자 ( 2002-05-11 )




시작하는 글 | "유전자"라는 단어의 생명력

1장 안정과 변화를 낳는 힘
: 유전자는 변화를 막는가, 아니면 일으키는가?

2장 유전자의 기능
: 유전자는 무엇을 하는가?

3장 유전 프로그램
: 생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4장 유전자 분석의 한계
: 세포는 얼마나 유전자에 의존하는가?

마치는 글 | 새로운 사유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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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진화론은 생물이 먹고 먹히는 관계, 이기고 지는 관계를 통해 새로운 종으로 발전해 나가는 원리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을 쓴 마굴리스 등은 생명체가 서로 배척하기보다 오히려 공생하고 다른 세포를 흡수하면서 환경에 더 잘 적응, 진화해 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생이 적자생존보다 높은 차원에서 일어나는 자연선택`이라는 주장. 포유류의 세포가 단순히 원시 세균에서 유래된 자손이 아니라 사실상 여러 다른 세균류의 혼합물이라는 사실, 초기 진화에서 종 간의 융합에 관한 사례를 다양하게 거론하고 있다.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넘어 환경친화 또는 공생의 철학까지 짚어 낼 수 있는 책이다.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존재한 미생물에 대한 연구서. 저자들은 지구가 생물과 무생물의 혼합물이라고 본다. 미생물이 지구 시스템을 소유하고 경영하고 있으며 인간은 그 시스템의 한 부분일 뿐. 따라서 인간의 운명은 다른 생물 종의 운명과 맞물려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복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고 해서 이 법칙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 생태계가 처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도 준다.



도리언 세이건 (Dorion Sagan) - 사이언스라이터 사의 공동 경영자로 <생물권, 행성 지구의 변신>의 저자이다. 린 마굴리스와의 공저로 <소우주>, <성의 기원>, <미생물의 낙원>, <수수께끼의 춤 ; 인류의 성 진화에 관하여> 등이 있다.

린 마굴리스 (Lynn Margulis) - MIT 생물학과의 저명한 교수로 세포 생물학과 미생물의 진화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우주과학국의 지구생물학과 화학 진화에 관한 상임위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현재 NASA의 지구생물학에 관한 실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녀는 이 분야에서의 지칠 줄 모르는 연구 결과로 19개의 상을 수상했으며 수많은 국제 학술 강연, 100종이 넘는 논문과 더불어 10권이 넘는 책을 썼다.

<코스모스>로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의 아내였으며,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에도 공헌한 바 크다. 아들인 도리언 세이건과 공저로 책들을 펴냈는데, <진핵 세포로의 진화>, <공생과 세포 진화> 등의 저술이 있다.

황현숙 -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과학세대의 기획 위원으로 과학도서의 기획 및 번역에 참여했다. 옮긴책으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 <생명의 다양성>, <생명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동아일보 : 박테리아나 아메바같이 미천해보이는 생명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행간엔 인간 생명 환경에 대한 철학적 논의가 깔려있는 책. 유전자 복제의 시대, 생태계 위기의 시대에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자못 의미심장하다.... - 이광표 기자 ( 1999-03-02 )

문화일보 : `자연과학의 진실이 이토록 사려 깊을 수 있다니….` 신간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난 느낌은 그런 것이다. `철학적 인간학`보다 굳이 못할 것이 없다. 생물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만큼 이 분야의 최신 학설이면서도 동시에 술술 읽히는 대중적 저술로 쓰였다는 점도 주목거리다.... - 조우석 기자 ( 1999-03-18 )

시사저널 : 마굴리스는 이 책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박테리아에서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박테리아라면 일반인은 기껏해야 병원균 정도를 떠올린다. 상식이 조금 더 풍부한 사람이라면 박테리아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수가 많은 생명체라는 사실을 떠올릴 것이다. 이는 맞다. 46억년 전 지구가 탄생한 이래 가장 먼저 생겨난 생명체 박테리아는 지금껏 끈질긴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 김은남 기자 ( 1999-03-19 )

한겨레21 : 이 책은 생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풀어주며, 생명의 공존을 위한 생명에 대한 이해를 촉구한다.... - 김수병 기자 ( 1999-03-04 )

한겨레신문 : 진화의 역사에서 인류가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은 `사건`도 아니다. 약 10억년 전 박테리아에서 진핵세포로 진화한 일이야말로 가장 결정적 `사건`이다. 진핵세포의 등장으로 인해 포유류의 복잡한 몸과 뇌도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이상수 기자 ( 1999-0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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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올만한 뛰어난 발견을 하고도 인정 받지도, 심지어 이해되지도 못한 채 30년의 세월을 묻혀 지낸 과학자가 있다. 그는 1950년대 이미 유전자의 '자리바꿈(특정 기능을 발휘하는 유전자의 한 단위가 통째로 자리를 옮기는 것)' 현상을 발견하였으나, 당시의 학계는 이를 그저 '미친 소리'라고 단정지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그의 발견은 정설이 되고, 사람들은 앞다투어 그의 공을 치하하기 시작한다. 1983년, 드디어 여성 단독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지만, 방안을 가득 메운 기자들을 향해 그가 한 말이라곤, "난 이렇게 사람들 앞에 있는 것이 불편합니다. 빨리 여길 피해서 조용히 내 실험실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였을 뿐이다.

이 책은 현대 유전학의 초석이 된 탁월한 연구 성과들을 남긴 여성 과학자 바바라 매클린톡의 일대기를 엮은 것이다. 유전학이 막 태동하였을 때 미국에서 태어난 바바라는 평생을 콜드 스프링 하버에 있는 연구실에서 옥수수와 씨름하며 유전자 연구에 헌신하였다.

사실 옥수수와 '씨름'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생명을 '느낌'으로서 생명의 신비들을 하나씩 벗겨냈기 때문이다. 지성과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그의 연구 방법은 차가운 현미경으로 박테리아 같은 것들을 분석하고 해부하기에 급급한 남성 과학자들에겐 낯선 것이었다.

그녀는 줄곧 '대상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또 '나에게 와서 스스로 얘기하도록' 마음을 열면 생명체와 교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관찰 대상에 자신을 몰입시킴으로서 대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매클린톡의 일대기는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유전학에 관한 그의 뛰어난 업적은 두말할 것도 없고, 여성이 과학을 하기에 너무나도 척박한 현실, 그리고 과학을 오로지 '이성'으로 '정복'해야 하는 어떤 것으로 바라보는 주류 과학계의 맹점을 바로 볼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과학자이자 여성인 저자 이블린 폭스 켈러는 안식년을 신청하면서까지 이 책의 완성을 위해 매클린톡을 인터뷰하고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하였다고 한다. 과학자라기보다 구도자에 가까운 그녀의 삶에서 인간과 생명에 대한 참다운 무언가를 구하고자 했음이 틀림없다. - 정선희(2001-09-28)



"매순간 뭐가 어떻게 잘못되고 있는지를 알아차려야 해요. 생명은 한 조각 돌멩이가 아닙니다.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영향을 받지요. 생명은 바깥 환경에 따라 반응을 보이고 문제를 일으키면서 자랍니다. 이런 점들을 헤아릴 줄 알아야지요. 식물에 작은 변화가 생겨도 왜 그런지 곧 알아차려야 해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건 알 수 있지요. 예전에 없던 흠이 생겼다면, 그게 어디서 긁힌 건지 혹은 뭐가 뜯어먹은 자국인지 아니면 바람에 꺾여 그런 건지 모두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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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매클린톡은 과학자 중에서 대단히 드문 종(種)이다. 오늘날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생물학 흐름을 가늠한다면 그녀는 멸종 위기에 처한 그런 종이다.



이블린 폭스 켈러 (Evelyn Fox Keller) - 이론물리학과 생물학,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공부한 페미니스트 이다. 특히 '여성과 과학'이라는 주제를 학문의 영역으로 정립시킨 대표적 인물로 현재 미국 MIT 대학의 과학, 기술, 사회 연구과정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재희 - 1959년생. 서강대에서 생물학과 독문학을, 독일 보훔에서 인지과학과 언어학을 공부하였다. 현재는 저술과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신과학 산책>, <녹색성서>, <깨어나는 여신>등이 있고, 역서로 <신과학과 영성의 시대>, <유전학자 바바라 맥클린톡의 일대기> 등이 있다.




경향신문 : 198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여성유전학자 바바라 매클린톡 전기. MIT 여성교수인 과학철학자 켈러는 ‘생명을 위한 과학’을 추구했던 매클린톡의 삶을 통해 ‘아무리 과학자일지라도 자연·생명과 합일돼야 그 본질을 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김중식 기자 ( 2001-09-22 )

조선일보 : 198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바라 매클린톡 여사의 일대기를 기록한 이 평전은 퀴리부인과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동시에 읽는 느낌을 준다. 과학자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을 받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퀴리를 연상케 하고, 과학의 아웃사이더로 소외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와 과학과의 이상한 관계맺음은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을 때의 아인슈타인을 떠오르게 한다. - 김태훈 기자 ( 2001-09-22 )

중앙일보 : 유전학이란 명칭이 생기기도 전인 1902년에 태어나 일평생 옥수수 유전자의 변이 과정을 연구한 매클린톡은 유전학의 역사에 분기점이 된 '유전자의 자리바꿈 현상' 을 발견한 인물. 자리바꿈이란 염색체의 어떤 인자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빠져 나온 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끼어드는 현상으로, 이제는 유전학의 보편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우상균 기자 ( 2001-09-22 )

한국일보 : “아주 조그만 흔적 하나에서 생명 전체를 이해하는 단서를찾는다”는 그녀의 연구태도는 20세기 유전학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그에 더해 실험과 논리만이 아닌 ‘생명’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과학자에게 필요함을 입증했다. - 정상원 기자 ( 2001-09-21 )




서문 | 20세기 유전학 혁명의 선구자

1. 바바라 매클린톡의 시대

2. 홀로일 수 있는 능력

3. 과학도의 길

4. 여자로 살아가기

5. 제도권에 맞선 외로운 투쟁

6. 유전학의 역사

7. 또 하나의 고향 콜드 스프링 하버

8. 자리바꿈 현상의 발견

9. 서로 다른 언어

10. 분자생물학

11. 유전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역자후기 | 실존과 통하는 그녀들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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