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얻기 위해 영혼을 팔아야 했던 '파우스트의 선택'이 오늘날 재현되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생명공학을 실용화할 것인가, 재고하고 자제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브레이크 없는 차처럼 앞으로만 돌진하는 눈먼 과학에 제동을 걸어온 박병상 박사는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 생명공학의 위험성과 비윤리성을 고발한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 이후 가속도가 붙어온 유전자 조작과 인간 복제 기술은 이제 더이상 우리에게 놀라움조차 주지 못한다.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과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는 기업인들은 새로운 과학이 인류를 기아와 가난에서 구원하리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막상 신기술의 혜택은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만 돌아갈 뿐이다.

게다가 유전자 조작 동식물들은 생태계를 교란하여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하지만 생명공학 지지자들은 근거없는 낙관론에 기대어 제대로 검증조차 되지 않은 기술로 이미 생태계의 조화를 깨뜨리고 있다. 자신이 갖지 않은 유전자가 '돌연히' 들어오는 것은 '돌연변이'일 뿐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조차 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결연하고 위기감 어린 어조로 생명공학의 실상을 폭로하고, 그것들이 실제로 사회에서 계층간 성별간 불평등을 야기하게 되는 논리를 설명한다. 또한 생명공학의 폐해는 최소한 몇 세대 이후에나 평가가 가능한 것이라며 환경파괴를 저지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박병상 - 1957년 강화에서 태어나, 인하대 생물학과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2004년 현재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 대표로 있으며,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운동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굴뚝새 한마리가 GNP에 미치는 영향>이 있으며, 공저로는 <생명의료윤리>, <진보의 패러독스>, <한국환경보고서 2000>등이 있다.

모유 성분을 가진 젖소, 비타민C를 함유하는 황금쌀, 공해 잡아먹는 나무, 백혈병 치료제를 생산하는 흑염소, 초록색 장미, 소아마비 백신을 대신할 바나나, 가물치만한 미꾸라지, 우유를 3배나 많이 생산하는 젖소, 멸종위기종의 복제, 장기이식용 동물 개발에서 맞춤 장기에 이르기까지, 생명공학이 그리는 그림은 가히 휘황찬란하다.

"굴뚝 없는 산업인 생명공학이 가져다줄 21세기 부가가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아십니까? 자그마치 7천억불이라구요, 7천억불!" "선진국은 생명공학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알기나 합니까? 여기서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후진국을 면치 못할 겁니다." 모든 국민이 어려서부터 '후진국 노이로제'에 빠진 사회, 여기에서 생명공학을 반대하는 자는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불순분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정작 문제는 생명윤리다. '생명공학안전성의정서'가 통과된 이후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유전자조작 생명체의 이동 및 사용으로 인한 생명안전에 관한 제도는 어떻게든 마련되겠지만, 생명윤리에 관한 논의는 '클로나이드' 같은 기업체에서 인체복제를 선언하는 상황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제도 마련은 요원한 실정이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에서 생명윤리에 관한 법안 마련을 위해 공청회와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최근 과학기술부에서 국가생명안전위원회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생명복제 연구가 앞서나가는 데 비하여 굼뜨기 그지없는 것이 사실이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생명공학자가 '충정'을 선언하고 우리나라에서 인체 또는 배아복제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 이미 그 불길한 징후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 박병상(지은이)




대한매일 : 저자는 유전자 조작이란 어떤 생물체를 인위적으로 돌연변이시키는 기술이며,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가 한꺼번에 생태계로 쏟아져 나올 때 우리의 생태계는 안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거버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유아식 회사들이 미국과 유럽은 물론 홍콩과 일본 시장에도 유전자농산물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반면 국내에서는 조용한 이유가 우리 정부와 소비자의 미온적인 대응 때문이라고 말한다. - 김주혁 기자 ( 2000-10-31 )

문화일보 : 책은 생물학을 전공한 이학박사로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저자가 그동안 틈틈이 '녹색평론' 등에 실은 글 14편을 모은 것으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생명공학의 실상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 최영창 기자 ( 2000-10-26 )





배아복제와 생명윤리
윤리, 법, 생명공학
생명공학산업과 시민의 저항
배아복제와 이종간 이식의 위험성


생명공학의 실상과 근본 대안
생명복제와 유전자조작이 만나면
유전자 감시의 어두운 미래
생명공학이 초래하는 성차별
유전자조작 식품은 돌연변이 식품
양서류 복제에서 포유류 복제까지
유전자조작 식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실질적 동등성' 논리의 허구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명공학
누구를 위한 '구명선'인가
후손의 처지에서 평가해야 할 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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