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21세기 자본의 불평등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일개 소시민인 나는 적금이 물가상승률을 반영 못하니까 주식을 하자! 라고 결론을 내렸다. 작가의 ‘자본의 누진세‘ 결론은 현실화가 어렵긴 하지만 경제학자로서 합당한 귀결로 보인다. 이 책이 나온지 고작 10여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자본주의는 더욱 힘을 키우고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날 봐, 날 봐! 내 안의 몬스터가 이렇게 커졌어!“
마르케스가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에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떠들썩하게 다루었다면 독일에는 크리스토프 하인의 <호른의 죽음>이 있다. 훨씬 건조하고 조용하게 다루지만 그만큼 섬세하고 우아하다. 물론 그 안에는 나름의 격정이 있는 모양이지만.
친구가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다가 내 생각이 나서 보내주고 싶다 해서 받자마자 열심히 읽었다. 밤에 읽다가 갑자기 눈물 쏟음; 어려운 단어 없어서 좋았고 동물이 주인공이니 판타지 같지만 또 너무나 현실 고증된 부분에서는 더욱 마음이 아리기도 했다. 친구는 어떤 부분을 보고 나를 떠올렸을까? 어린날의 내가 코끼리들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코뿔소였다면 그 친구는 나를 다정하게 대해주던 코끼리 중 하나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지금 동물원으로 돌아온 늙은 노든인가? 이제는 안락함을 추구하면서 살고 있는데 나쁘지 않아..
이 책을 읽고 아쉬웠던 점이라면 영국 여행에서 돌아와서 읽었다는 것이다. 가기 전에 읽었더라면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에서 터너 그림도 좀 더 열심히 보고 유명한 그림이 없다며 안 갔던 테이트 브리튼도 들러서 콘스타블 그림도 보며 둘을 비교해 봤을텐데! 다음에 갈 땐 테이트 브리튼을 꼭 가봐야겠다. 옥스포드는 자주 갔지만 케임브리지는 한 번도 안가봤기에 한 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영국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여행기라서 읽으면서 영국에 자주 가야하는 걸 투덜거리면서 뚱하게 있었던 나를 반성하게끔 했다. 예전엔 박물관에 가면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인문학 미학 이야기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터너의 (이를테면) 야비한 성정 이야기와 버지니아 울프의 말년 이야기, 블룸즈버리 그룹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