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처음 도착해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꼴까따에서 델리로 가는 기차를 탈 때만 해도 나는 온갖 괴소문과 루머에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었기에 엄청 고급형 기차라는 라즈다니 기차를 탔었다. 완전 고급형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3급정도의 수준이었기에 [다즐링 주식회사]에 등장하는 삐까뻔쩍 이국적인 기차의 특실과는 완전 차원이 다르다.  

벽 하나에 3개의 판때기가 붙어 있어서 거기에 누워서 잠을 자는데, 가운데서 자는 사람과 맨 아래서 자는 사람은 거의 동시에 자고 깨고 해야 한다, 가운데 침대가 펼쳐져 있으면 맨 아래사람도 누워있어야 한다. 그 칸 사이사이가 매우 좁다.
이게 나한텐 굉장히 중요했던게, 피곤하고 긴장도 많이 풀려서인지 델리까지 가는 24시간(?) 내내 주는 밥도 뿌리치고 잠만 잤기 때문이다. 맨 위층에서-, 왠지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만 하루를 멀뚱멀뚱 마주보고 앉아있어야 하는게 뻘쭘하기도 했고- 

이 사람들은 기억도 안난다.     

뭐랄까, 깨끗한 척 하면서 나오는 컵에 담긴 짜이나 과자 부스러기들, 플라스틱에 담겨 있는 음식들이라니;;; 병원이냐- 

그러다가 친구와 한달반만에 상봉을 했고, (비행기표를 못구해서 잠시 들렸다 가기로한 태국에서 한달동안 놀다니-_-)
델리에서 유흥의 밤을 며칠 즐기다가 (아, 즐겁고 지루해)
드디어 기차로 7시간거리의 푸쉬카르로 향하게 되었는데, 
이 때 드디어 자고 있으면 인도인이 다리를 쓰다듬는다거나, 가방을 훔쳐간다던가 하는 로컬 기차를 타게 되었다. 

이 기차에서 나는 동정심에 관해서 나의 혐오스러운 이기주의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침대칸의 중간중간 통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종착지까지 가려면 48시간정도가 걸린다는데, 표가 없어서 혹은 돈이 없어서 그렇게 며칠을 바닥에 앉아서 이동을 한다고 한다. 나는 그들이 돈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감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바른생활 사나이 스페인 친구(이름도 어째 하수스니)는 어린이를 바닥에 재울 수 없다며 선뜻 침대를 내주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자신은 바닥에 침낭을 깔고 눕는다.
평생 침대를 벗어나 자보지도 않았을 그 아이가 선뜻 바닥에 드러눕는 건 정말 내게 충격이었는데, 다음날 기차에서 내려 푸쉬카르로 이동 하려는 차에 사기를 쳐대는 사람들을 선뜻 믿고 따라나서려고 하는 걸 내가 겨우겨우 끌고 와서 로컬버스를 태웠다. 밤새 쥐랑 눈이 마주쳤다느니, 등이 아프다느니 하며 깔깔대는 이 아이를 어쩌면 좋으니, 

수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있지만, 수많은 로컬들과 어울려 이야기 했었지만,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다가 어느 집까지 끌려들어가선 이번에 새로 태어났다는 아이를 안아보고, 그 아이가 내게 오줌을 싸버려서 아주머니들이 닦아주고; 신이난 아줌마는 괜히 날 끌어안고 춤을 추고, 주위에선 노래를 부르던 기억, 밤버스를 타고 가는데 엄청 어려운 영어를 쓰는 아저씨가 자꾸 토론을 요청해서 잠결에 '파든?'을 백번 요청했던 기억, 화장실가고싶다고 했더니 날 화장실까지 데려다주고 문 앞에서 지켜주던 아주머니, 내가 예수님이라도 되는 양 옷자락이라도 한 번 잡아보겠다며 우르르 몰려들던 어린이 소풍객들(솔직히 이땐 식겁), 내 손이 너무 차갑다며 따뜻한 손으로 내 손을 부벼주던 아줌마, 푸쉬카르같은 성지에서 맥주구해다주던;;; 낙타사파리 중개인 등등)

아-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군가를 닮은 인도아저씨였다. 괜히 너무 친근해서 막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처음으로 내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한 사람-) 짧은 영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인도르에서 꼴까따까지 가는 기차 안이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36시간 이상은 걸렸을 것이다. 

인도말을 모르는 나를 대신해서 식사를 주문해주기도 하고(매번 자느라 식사시간을 놓쳐서 사모사따위로 배를 채웠는데ㅠ)
꼴까따에서 바로 방콕가는 비행기를 타야한다니깐, 왜 꼴까따까지 비행기를 안탔냐며(돈이 없다니깐 진짜 어이없다는 눈치- 외국인이라고 다 돈많은거 아니라구요ㅋ), 기차가 자꾸 연착되는걸 나보다 더 걱정해주시고(6시간 여유를 뒀었는데, 10시간 이상 연착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나보고 운이 정말 좋단다^^)
시간이 빡빡하게 겨우 도착해서 내리자마자 내 가방을 들고 내 손을 잡고 택시 승강장으로 뛰어가서는
바가지 씌우지 말라고 택시아저씨에게 신신당부를 하시곤,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걱정어린 눈으로 배웅하던 아저씨 ㅠㅠ  

오늘 자꾸 그 아저씨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 보니 아저씨 마르케스님 닮았네^^
핸드폰 바꾸면서 아저씨 사진도 잃어버려서 씁쓸하다.

- 아저씨, 근데 그 기사아저씨가 결국 나 바가지 씌웠어요 ㅠㅠ  

그곳에서 만나 함께 여행하던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그리워했었는데 요즘엔 호기심이 지나치게 많던 착한 인도사람들이 많이 생각난다. 나는 그 속에서 더럽다거나, 속았다거나, 위험하다거나 하는 느낌을 단 0.1초도 느낀적이 없었다. (비싸잖아~ 라고 느꼈던 적은 많았지만, 사실 이게 1000원도 차이가 안나는건데 뭐 그렇게 아낄려고 벌벌 떨었는지-_-) 단지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닐 것이다. 공간과 시간의 골목골목에서 마주쳤던 나의 소중한 인연들이 오늘따라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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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5-1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열심히 적고보니, 이거 왜적었지..
솔직히 여행기라는게 다 거기서 거기고, 딱히 앞으로 여행할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아니라면, 자기한테만 특별한건데 어떻게 남들에게도 전해줘볼까 싶어서 안달복달하면 잘난척하는것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사진도 없고, 정보도 없고, 괜히 특별한 척이나 하고 있고 가짢네 ㅋㅋ

[해이] 2009-05-1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이런 여행기를 적고싶어도 못적어요ㅠ 이번 여름방학때는 꼭 나가야 되는데ㅋ

Forgettable. 2009-05-13 09:42   좋아요 0 | URL
ㅋㅋ 요즘들어 왜케 놀러가고 싶은지, 그런 마음을 주체못해서 쓰고는 있는데요 ㅎㅎ
읽어주셔서 고마워욤ㅋ

꼭 다녀오세요~ 무서워도 다 이겨낼 수 있다니깐요 ㅎㅎ

lazydevil 2009-05-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바보같지만 해외여행 가서는 적당히 겁먹고 소심하게 지내는게 현명한 거 같아요.
그렇다고 바가지 콤플렉스와 현지인 의심증으로 여행을 망치면 곤란하죠.
늘 빠듯한 경비지만 적당히 바가지 써준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다니다보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나쁜 분들보다 친절한 현지인을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거 같아요.^^;
아~~~ 인도 가보고 싶네여~~. 태국도 그립구요....


2009-05-13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4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09-05-1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하루 생활경비 3만원이면.. 태국이나 인도같은 나라에선 완전 럭셔리한거잖아요 ㅠㅠ 전 하루에 만원정도 써도 널널했다는;
ㅋㅋㅋㅋㅋ
한국 환율은 어느 나라를 가냐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요즘은 너무 떨어져서 여행 준비하는 친구가 걱정이 많더라구요. 아 지금 마음으로는 정말 바가지를 세배 열배 써도 좋으니 당장 떠나고 싶을 뿐입니다 ^^;

Forgettable. 2009-05-17 15:4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다음주쯤 어디라도 갈 계획입니다^^
호감블로그라니 정말 제가 들은 칭찬중에 최고의 칭찬이에요 ㅠㅠ 꾸벅(__)
뭐, 그냥 머리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기록해두는 것일 뿐이라 딱히 애를 쓰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여기서 얻어갈 정보도 별로 없고 그래서.. 요즘 이곳의 정체성에 대해서 잠깐씩 고민을 했었는데-
감사합니다. ㅎㅎ
 

*
탑이 좋아, 쥐드래곤이 좋아 하면 탑!!!!!! 
빅뱅이론이 좋아, 넘버스가 좋아 하면 빅뱅이론!!!!! (왜 빅뱅이 연속으로.. ㅎㅎ)
국문학이 재밌어, 철학이 재밌어 하면 철학!!!!! 
독일문학이 더 매력적이야, 아님 프랑스문학 하면 독일문학!!!!! 
술이 좋아 차가 좋아 하면 술,
삐까뻔적한 유적지가 좋아 폐허가 다 되가는 쓸쓸하고 황량한 유적지가 좋아 하면 만두(MANDU), 
한가한 주말에 레미제라블 시작할래 팔묘촌 읽을래 하면 팔묘촌,
무채색이 좋아 유채색이 좋아 하면 원색,
스모키가 좋아 청순발랄이 좋아 하면 스모키, 
여름이 좋아 겨울이 좋아 하면 겨울,
해변이 좋아, 바다 속이 좋아 하면 바다 속,
잘생긴애가 좋아 돈많은애가 좋아 하면 잘생긴애,
꽃이 좋아, 이파리가 좋아 하면 이파리,

나름대로 좋아하는 게 확고한 편인데  
라면이랑 짜파게티 중에서는 매번 고민해봐도 고를 수가 없다. 너무 어렵고 심오한 선택ㅜㅜ 

그리고 분명 아침엔 퇴근 후엔 집에 와서 뒹굴겠다고 수백번 다짐하며 집을 나서는데,
저녁이 되면 눈이 말똥만해지면서 술생각이 간절하다. 이것 역시 누구도 풀 수 없는 난제 ㅠㅠ

** 

요새 나름 연예뉴스를 즐겨보게 되었는데, 송윤아랑 설경구랑 결혼기사에 악플들이 대단하다.
왜, 정말로 사랑을 만나서 지금까지 기다려서 결혼하는거 아냐.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럴까, 오히려 더 진실되 보인다.
결혼해서 살다가 정말 이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났는데 난 결혼한 몸이니 그 사람을 보내는 게 진실된건가?
상대방이 자기 진심을 따라 살고, 그 진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증명한다면 그게 배신일까,
그 진심을 속이고 나까지 속이는게 더 배신이다.  

그러니 정말 이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다시 후회하면서 돌아오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기꺼이 내가 좀 아프더라도 그 사람을 놓아주고 싶다. 껍데기랑 살면서 속이 문드러질 바에야-

그게 그냥 불륜으로 지나가는 욕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서로 기다려서 이제서야 결실을 맺겠다는건데,
욕하는 사람은 도대체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며칠 전에 톡에서 '착한 남친이 악플러에요ㅠㅠ' 이런 글을 봤다.
근데 리플이 더 웃긴다, 악플러를 변호하는 리플이 더 많은 거 아닌가?!!  
원더풀 인터넷에 그들이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

나이가 들수록 주위에서 결혼 소식도 많이 들리고 결혼에 대한 상담(왜 나한테;) 도 많이 받는데
참 쉬우면 쉽고 어려우면 어려운게 결혼인것 같다. 

친한 언니는 남편 집 사정이 안좋아서 처가살이를 한단다, 그리고 친한 오빠는 여자친구가 부모님을 모시고 싶지 않다고 해서 헤어질뻔 했단다, 또 다른 언니는 남자친구랑 헤어지더니 결혼은 안해도 될 것 같단다, 블라블라블라- 

20살 초반에는 28살 정도에 결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점점 결혼생각이 없어진다.  

**** 

이제 비에서 여름냄새가 물씬 난다.
오렌지 먹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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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5-1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라면이랑 짜파게티 사이. 정말 고민하는거 자체가 고난의 과정이죠.
2. 그러니 정말 이사람이다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다시 후회하면서 돌아오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난 기꺼이 내가 좀 아프더라도 그 사람을 놓아주고 싶다. 껍데기랑 살면서 속이 문드러질 바에야-
- 공감합니다ㅋ

Forgettable. 2009-05-1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밥 없을 때마다 아주 사람 미치겠어요 -_-
2. 헤헤 제가 평소에 추구하는 사랑방법에 공감해주시니 감사- 그런데 무지 어렵잖아요~ ^^
 
황금 나침반 - His Dark Materials: The Golden Compa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요즘 멍때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귀가 멍멍하게 울릴 정도의 음악속에서 정신놓고 낯선 사람들과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 연예뉴스나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하루에 미드 5~6개의 에피소드를 연달아보며 그냥 생각 없이 산다. 이런 내게 필요한 건 뭐?
생각할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판타지 영화! 

집안을 이리저리 부유하다가 TV를 켰는데 우연히 [황금나침반]을 한다. 2시간은 떼우겠구나- 하며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의외로 너무 재미있다. 출연진도 빵빵하고 CG도 깔끔하다.  

일단 캐릭터부터 말해보자면 니콜키드먼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조연들이 빛난다. 어쩜 하나같이 그렇게 매력적인지 영화를 보는 짬짬이 광고시간을 이용해서 배우들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삼촌인 다니엘 크레이그(!!) : 말안해도 이미 007시리즈의 본드임은 모두가 알 터-
열기구 조종사 아저씨 : 목소리와 콧수염이 매력적임.
퀸오브마녀 :  마녀 역에 따악 어울리는데 진짜 아름다움. [몽상가들]의 그녀 
라일라의 귀여운 친구들 : 장난꾸러기 꼬마들은 귀엽다.  
집시 아저씨와 빌리의 어머니 :  집시의 매력을 보여줌.
아이스 베어 : 라일라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보호자. 매우 진짜 완전 믿음직함. 

책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한 번 읽어볼 참이다. 

2시간이라도 구리구리한 현실로부터 날 구원해주는 판타지를 난 정말로 사랑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아빠가 말씀하신다.  

쟤는 쪼끄만게 뭐가 그리 할 일이 많다니. 

그렇다. 이제 1부가 막 시작한 참이고 지금까지 보여준 라일라의 용기와 명석함은 빙산의 일각이었으며 그녀는 이제 찬란하고 치열한 인생의 시작점에 섰을 뿐이었던 것이다. 무력하게 사소로운 일들에만 매달려서 하루하루를 버둥거리면서 사는 내게 판타지는 하나의 구원이지만, 그 구원이라는 것이 하나의 도피라는게 또 치명적이다. 내가 동경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라일라는 도망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삶을 선택했고, 선택받은 것인데 말이다.

그들처럼 스펙터클하게 살기 위해서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데
나는 그저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들의 주위에서만 빙빙 돌면서 천재들의 양산물만 받아 먹으며 그들의 언저리에서 엑스트라로만 살다가 말 것인가. 내 인생을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는 건데,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요즘은 그저 사춘기 소녀처럼 둥둥 떠다니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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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09-05-1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4>의 잭 바우어는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응가도 안하고, 숨가쁘게 뛰어다니며 악당들을 무찌르잖아요.
설마 그렇게 살고 싶으신 건 아니겠죠? 주인공으로 사는 거... 그거 너무 힘들어요~~~^^;;

Forgettable. 2009-05-1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잭 바우어는 제가 제일 되고 싶지 않은 주인공이에요 ㅋㅋ 보는 내내 저사람은 뭐먹고 살까.. 궁금궁금
아 비오니까 더 무기력해져요~~

[해이] 2009-05-1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류의 영화엔 별 취미가 없어서 ㅠ ㅋ

Forgettable. 2009-05-1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멍때리고 보기에 딱 좋아요!!! 최고임 ㅋㅋ
님하 프랑스 같이 갈 사람은 구했삼? 혼자 갔다와요~ 혼자 가서 거기서 친구 만드는게 더 잼나용 ㅎㅎ

[해이] 2009-05-11 23:47   좋아요 0 | URL
제가 외국 포비아가 있어서요... 혼자 가기 너무 무서워서 그래요;;; 계속 알아는 보고 있는데 역시 프랑스는 좀 레어 아이템이라 그런지 가는 사람이 많이 없네요. 미쿡은 그래도 꽤 있는데.

Forgettable. 2009-05-12 10:50   좋아요 0 | URL
ㅇㅎㅎ
뭐가 무서워요! 라고 하기엔 나도 언제나 벌벌 떨면서 나간다는;0;
또 프랑스가 위험하기로 은근 소문이 자자하잖아요 ㅠㅠ
 
보브 볼 온 치크
보브
단종


처음에 받았을 땐 생각보다 작아서 약간 놀랐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정도- 좀 더 큰 걸 기대했었는데 ;0; 그런데 오히려 갖고다니기에도 가볍고 나쁘지 않다.

케이스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언뜻 싸구려같아 보이기는 한데 엄청 귀여우므로 패스- 마치 바비인형이 들고다닐 것만 같은 느낌의 케이스다.

보시다시피 리본 퍼프가 왕 귀엽다. 그런데 이 퍼프보다는 아주 큰 브러쉬를 사용해서 얼굴 전체에 발라서 화사하게 해주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생각보다 분홍빛이 강하지 않아서 볼터치용으로만 사용한다면 발그스레하다기 보다는 펄덕분에 볼따구만 번쩍거리기 때문에;;

퍼프를 톡톡 쳐서 바르기엔 좀 불편하니 큰 브러쉬를 사용하는 것이 편하고 발색도 좋다.

솔직히 말해서 가장 찍고 싶었던 것은 향기였다. 난 가끔 음악과 향기, 촉감따위를 찍고 싶어할 때가 있는데 이 향은 정말 찍어서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을만큼 향이 부드럽고 좋다. 어린시절 인형놀이 하던 때를 상기시켜준달까-

올망졸망 구슬들이 참 귀엽다.
(예전에 밖에서 급 화장을 해야할 때 아이섀도가 없어서 이걸 임시방편으로 사용한 적이 있는데 입자가 고와서 오히려 섀도보다 나았다. 이래저래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음)

펄파우더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피부톤이 칙칙해지다보니 이런 화장품까지 찾게 된다. 씁쓸하기도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체험단에 뽑아주신 분들께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은.. 2주 안에 리뷰를 썼어야 했는데 2주가 이렇게 훌쩍 넘어버렸을 줄이야;0;
시간이 참 쭉쭉 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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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 상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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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가.  

재미있는 이야기는 읽어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므로 스토리에 관한 것은 여기서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다. 이사람은 정말 이야기꾼이다. 대부분의 일본 소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느끼한 면모도 없지 않으나 이야기에 흠뻑빠지게 만드는 작가로서의 역량은 정말 대단하다. 옛날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쓰잘데기 없는 책이 출판되는 속도만큼이나 빨리 없어지는 시대이니만큼 작가가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 리뷰에서는 책을 읽으며 눈은 텍스트를 따라가나 딴생각으로 빠지게 되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써보겠다. 얘기했듯이 스토리 자체는 흠을 잡을 수가 없고, 칭찬을 해봐도 그저 무색할 뿐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여러 시점에서의 반복적인 서술은 지루하기 보다는 낯선 사건을 바라보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일본문화의 이해' 과목을 듣고 수많은 매체들을 접해도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던 일본을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고 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아주 조금 알 듯하다. 

내게는 일본인 친구들이 꽤나 많은 편인데, 언제라도 도쿄에 가면 반갑게 나를 맞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친한 친구도 몇 있다. 그렇지만 그 친구들의 공통적인 일본적인 캐릭터를 이 책을 읽으면서야 이해 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 친구들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테다.  

어찌보면 굉장히 쿨한데 속으로는 너무나도 연약하고, 감정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부모님보다는 애인이 중요하고, 그런데 또 어찌보면 부모님에게 너무 의존적이고, 사랑에 빠진다는 걸 쉬쉬하고, 뭐든 가볍게만 생각하려 하고, 가끔 보이는 진지한 모습들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정말 알 수 없는 면모들이 이 책을 보면서 이해가 간다. 

사무라이 정신.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는 이 정신이 그들의 뿌리였던 것이다.  
미루야마 겐지가 그려내는 마초적인 사무라이 정신일 수도 있겠고, 미야모토 무사시의 영웅적인 면모를 존경해 마지 않으며,
아, 칼이든, 가족이든, 천왕이든, 가문이든 간에 믿는 바를 초지일관으로 따르며 자기 일신의 안위는 포기해버리는 이 정신이 그들의 뇌 구석구석 어디엔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존경해 마지 않았으며 우리의 마음 속 어디엔가 꼭 존재하고 있는 선비정신이랑은 아예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 이게 웬만한 로맨스보다 더 마음을 친다.
낯선 것에 대한 로망이랄까- 일본인마저 낯설다는 이 새롭게 바라본 사무라이 정신은 이 책 속에서 지극한 아름다움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런말을 하면 좀 이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전쟁이 일상화된 시절을 보낸 군인들, 자신의 목숨을 이미 내어 놓았기 때문에 적의 목숨, 심지어 동료의 목숨이라도 명령이라면 언제든지 끊어버릴 수 있었던 시절을 보낸 일본인들이 한국을 침략해서 강탈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테다. 

우리는 피해자로써 그들의 잔악한 면만을 보고 듣고 배웠지만, 연이은 흉년과 전쟁으로 황폐화된 토지에서 어떻게든 자기 휘하의 백성들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조선 침략을 강행한 쇼군들의 심정은 아마 의를 저버리면서까지 자기 가정을 지키고배불리 먹이고자 했던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이게 애국심을 위협하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현 일본 정부의 오만함은 나도 싫지만, 이렇게 생각해본다면 지금 한국인의 왜곡된 반일감정에서 약간의 타협점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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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5-0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진짜 아사다 지로의 모든 작품 중에서도 한 레벨, 아니 한 세 레벨 쯤 위에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이 '칼에 지다'만큼은 정말 요즘 유행하는 말대로 우월하죠.
이 책을 읽고 울었다는 말씀은 진부한 것이 아니라 솔직하신거죠 ^^ 저는 차마 리뷰도 쓰지 못했네요.
번역도 정말 좋죠? 이 책 읽고 양윤옥씨 블로그 찾아가서 인사드렸다는 -_-;;;

Forgettable. 2009-05-04 12:21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철도원]같은 분위기의 책을 별로 안좋아해서 아사다지로를 그냥 좀 제쳐놨는데, 이 책은 정말 우월해요 ㅋㅋ 그 시대를 온전히 살려낸 것만 같은 역사소설(특히 전기류)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스토리가 탄탄한 책은 정말 리뷰도 쓰기 어렵죠, 그래서 저도 리뷰랍시고 이런 잡생각만 끼적끼적ㅋㅋ

정말 오랜만에 저절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책 읽은 것 같아요- ㅎㅎ

lazydevil 2009-05-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작품이 신선조에 관한 이야기군요.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 사무라이 정신은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때론 극우적인 시각으로 남용되는 일본 역사와 문화의 뿌리같은데,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살펴봐야 될 거 같군요^^

Forgettable. 2009-05-04 12:04   좋아요 0 | URL
오 신센구미를 신선조라고 하는거죠-!?
저는 사실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약간의 로망같은게 있었어요. 영화에서 잠깐씩 스치는 검객들이라던가 뭐 배가본드같은 만화나,, 미야모토 무사시는 정말 멋있잖아요 ㅠㅠ 전집도 다 읽었어요 ㅋㅋ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제 로망을 배제하고 사무라이 정신이 아예 새롭게 보여요.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일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