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익 성적이 곧 만료된단다. 2개월 남았네. 벌써 2년이라니, 씁쓸하다.   

내가 사용하던 토익 최고점수조차 생각나지 않아 사이트에 들러 점수를 확인해 보니 최고점인 7월 점수는 *40점이었는데 이 최고 점수와 거의 200점이나 차이나는 마지막 점수가 왜그런가 하며 과거를 되살려봤다. ㅎㅎ 아, 그 때 그분과 헤어지고 나서 방학 내내 준비했던 한자시험도 망치고, 허탈한 마음에 중학교 의자에 앉아 작은 책상에 토익 시험지를 펼치고 달달거리는 선풍기 바람을 쐬며 문제를 풀었었다. 잘 볼리가-
그렇게 이별의 상처를 보듬을 새도 없이 취업전선으로 내던져졌었다. 얼마나 황폐했던 4학년 2학기였었는지. 

어제, 그 때 즈음 썼던 레포트를 읽었다. 사실 노트에 끄적여둔 레포트 초안이었는데, 뭐 억지로 읽은 소설 감상문따위였다. (이 소설 작가며 제목이며 생각이 안나서 한국 소설 여성 작가로 지식인에 검색했다가 문득 드라마로 만들어졌던게 생각나서 최강희로 검색 후 [달콤한 나의 도시] 검색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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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른 살은 절대로 이러고 싶지 않다.
어리고, 여리고, 방황하는 영혼. 적어도 이러지는 않기를. 조금 더 커 있기를 바래.
징그러울 정도로 삭막한 자기 연민, 자학이다.
절대 독자들은 이렇게 살지 말라고 경고하는 걸까?
너는 소설이니 일기니?
대중이 이 소설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중소설의 반은 미디어가 만드는게 아닐까? 왜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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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쓰여있다. ㅎㅎ 30대의 여자들에게 희망을 앗아가는 글이라고 단정짓기까지- 아, 황폐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메모다. 
정말 최악이었던 수업- 대중문학의 이해였던가. 4학년 2학기 전공생에게 C+을 날려주신 선생님. 모두가 경악했었다. ㅎㅎ
저딴 감상문만 매번 써내니 현대문학을 전공하시던 분의 마음에 안찼겠지만 C+은 너무한거 아닌가, 버리지도 못하는데;

정말이지 요즘은 과거가 너무 멀어져서 더이상 그 끈을 잡아당길 수 없으니까, 미래를 기다리며 어영부영 부유하는 기분이다. 혁명을 혹은 반란이 일어나주기만 한다면 목숨바쳐 열정적으로 휩쓸려줄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걸까? 으, 그런데 서로 죽겠다고 죽을 핑계를 대며 혁명군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왠지 좀 닭살돋잖아~ '저요!', '저에요!'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이런 장면은 언제나 느끼지만 약간 느끼하다.  

왠지 동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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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9-06-2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이 누군가에겐 막연함과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일수도 있지만 옛 추억이 되어버린 지금은 그림자처럼 누워버리더라도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답니다.

Forgettable. 2009-06-29 22:38   좋아요 0 | URL
친하던 언니가 감정의 소용돌이좀 가라앉게 빨리 서른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했었어요, ㅎㅎ 정말 그런가요?
우리 과거에 연연하지 맙시다! 전 스무살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너무 어리잖아요~~! 그 때 했던 수많은 쪽팔린 행각들이라니-_- 앞으로 더 즐겁고 평안한 날들이(공존할 수 있을지..?) 기다리고 있겠죠.

무해한모리군 2009-06-29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벌써 토익점수 만료되서 9월을 목표로 공부해야한다고 마음만(!) 먹고 있습니다.
스물보다 서른이 딱히 나은 인간이 되지 않은 걸로봐서 마흔에도 그럴까봐 걱정중입니다 ㅎㅎㅎ
(서른은 뭘 기대했던 그 이하라는 점만은 말해주고 싶군요 ㅋㄷ)

Forgettable. 2009-06-29 23:44   좋아요 0 | URL
사실 20대 여성의 서른에 대한 환상은 저런 소설이 심어준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 그래서 20대를 살며 한 번 쯤은 서른어쩌고 중얼거려보는거겠죠~
26세가 되면서 왠지 친구들이 꺾였네, 후반이네, 중반이네, 늙어가네 어쩌네 하는 말이 특히나 많았는데 별로 감흥이 없었어요. 외국나이로 1년을 살고 24살을 잃어버린 이후로 나이개념 완전 상실 ㅋㅋ 그래도 스물보단 서른이 좀 더 낫지 않을까요?!!!!!! (이런 기대를 하지 마시란 거죠^^ )

머큐리 2009-06-2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걍 좋은 나이라고 생각하십쇼...에고 부러워라...ㅎㅎ

Forgettable. 2009-06-30 11:10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갖고 있지 않은 걸 더 많이 갖고 있으시면서 부럽긴요^^

라주미힌 2009-06-3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저도 나이 먹어가나봐요.. 저도 걍 부러움만 -_-;; ㅎㅎ

Forgettable. 2009-06-30 11:11   좋아요 0 | URL
이정도 되면 이제 나이 자랑 한 페이퍼같잖아요 -_-;;
어쨌든 완전 동안이시니 패스~

뷰리풀말미잘 2009-06-30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이 너무한 점수라는건.. 오, 꽤 컬쳐쇼크. ㅎㅎ 뽀님 공부 잘 하셨나봐요. (하긴, 잘 하는 사람은 대체로 자기가 잘 하는지 모르죠.)

Forgettable. 2009-06-30 11:15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는 C로 도배를 하고 +이 붙으면 환호하던 2점대의 학점이 있었지요. 계절학기와 피나는 재수강을 통해 모범생(?)으로 등극! 저 제가 공부 잘하는거 좀 잘 알고 있어요- 자랑스러워한다는 ㅋㅋ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교과서로만 공부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6-30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미잘님/그러게요.. c+이면 보통인데요...

그런데 이거 너무 웃긴다.. 리플리님 서재에 리플은 여자 알라디너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뽀님 서재엔 남자분들 댓글이 쪼르르 ^^

Forgettable. 2009-06-30 11:17   좋아요 0 | URL
저 아침이 행복합니다. 으하하하하하 (아 진짜 좋아해 ㅎㅎ)

비로그인 2009-06-30 20:43   좋아요 0 | URL
알겠습니다. 이제부터 Forgettable님과 제가 이 알라딘을 양분하겠습니다.

Forgettable. 2009-07-01 00:32   좋아요 0 | URL
오-
근데 그렇게된다면 우연찮게 이페이퍼에 쪼르르 댓글 남기시게 된 남성 알라디너의 불만을 제가 견딜 수 있을까용ㅋㅋ

2009-06-30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30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zydevil 2009-06-3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는 소설이니 일기니?' <-푸하하하하, 재밌어요. 정머시기의 신작일기 <나의 수다스러운 도배>!!!ㅋㅋ

졸업하구 한 몇년 지나면 C+ 먹은 거 기억두 않나잖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학점이라는 거 그건 보약도 아니고 독약도 아니고 걍 알파벳 하나에 불과할 뿐뿐뿐뿐....^^


Forgettable. 2009-06-30 16:4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정머시기.. ㅎㅎ 오히려 낭만적 사랑과 어쩌고였나.. 이건 참신했던 기억인데 말이죠-

학점은 정말 뭐 평점으로 남으니깐 그렇다 쳐도,
그런데 토익은 이게 2년 유효기간이라는게 있어서-_-; 돈벌려는 수작이라지만 참 뿌리칠 수 없는 권력의 힘인가봐요-

헤헤 그나저나 데빌님 오랜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