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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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추어리에 대한 개념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결국 콜롬비아나 볼리비아를 선택했더라면 나도 엘 파르케에 도달했으려나.. 하며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자원봉사는 어떤 것일지 호기심에 책을 집어 들었다.

야생동물을 학대하고 사냥하는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구조하고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정글의 열악한 환경은 무자비한데, 오히려 동물들과의 교감보다 자연과 시스템 앞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설명한 부분이 더 감동적이었다.

시시때때로 찡해지는 코끝을 달래가며 책을 읽어 나갔다. 자아를 찾기 위해 혹은 고양잇과 동물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유야 무엇이 되었든 야생동물 보호단체에 들러서 혹독한 정글에 적응해 나가고 사람들과 동물들과 연대하고 무력함을 느끼지만 굴하지 않고, 또는 포기하고 그러다가 다시 돌아가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다움을 보았다. 이런 것이 진정한 인간다움이 아닌가.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 그 안에서 부분이 되어 분투하는 인간에 대한 애정, 반대 지점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은 인정)에 대한 안타까움, 편안한 침대에서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알 수 없는 갈등 (나도 당장 가야하나! 하지만 내가 저런 환경을 견딜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다 던지고 가서 겪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못할거야 등등) 등 여러가지 감정을 동시에 겪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생추어리나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주려는 목적도 있었는데 중간 중간 로맨스 이야기가 나와서 줘야할지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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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1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세요....

Forgettable. 2024-03-15 14:03   좋아요 0 | URL
중1 남학생인데.. 괜찮겠지요 ㅎㅎㅎ
 
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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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소설은 예측할 수 없는 트릭이 유행인 것 같다. 그것이 소설의 완성도를 높여주지는 않지만 본격+신기한 트릭은 새로운 장르가 되어가는 중. 하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 오히려 너무 예측 불가능한 트릭은 소설의 재미를 줄이기도 한다. 그와는 별개로 슬랩스틱과 코미디는 심각한 미스테리의 윤화제가 되어 실없이 웃겼고 페이지터너 재미도 상당하다.
비행기에서 읽기 좋음.
근데 외모 가지고 농담하는 아재개그는 일본에서 아직 먹히는 걸까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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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에 관한 기록
단야 쿠카프카 지음, 최지운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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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2인칭 시점이라 적응하기 좀 어려웠다. 몇몇 여자들의 이름이 아무런 정보 없이 나오고 어렴풋이 피해자들일 것이라 가정하고 읽었는데 나중에 책을 마치고 다시 첫 챕터를 읽으니 그저 이름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나간다.

범죄자의 서사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은 시작일 뿐.. 피해자의 눈으로 시점이 바뀌며 독자를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끌어당긴다. 솔직히 말해서 그러면 안되는 거 알면서도 불행하고 잘생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하니까 나도 흥미로워하는 시선으로 안셀을 바라본 것은 인정하겠다. 하지만 작가는 매우 영리하게 우리의 색안경을 벗기고 피해자와 같이 앉게끔 한다. 마지막 결말에서는 뭉클하고 울컥해서 잠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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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하우스
피터 메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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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읽은책 중 베스트. 주변 지인들에게 모두 추천했고 다들 좋아했다. 문장이 수려하고 내용도 좋다. 스릴러인지 알 수 없고 언제까지 추억은 방울방울이냐는 평도 있는데.. 나 역시 순문학을 못 놓는 작가의 작품을 거칠게 평가한 적이 있는지라 ㅎㅎ 할 말은 이 어둡고 아름다운 책을 꼭 끝까지 읽으세요!! 스코틀랜드의 잔혹한 아름다운 스릴러 문학의 진수! 2권 번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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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24-02-07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가지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6세가 너무 어른 같이 말하고 생각한다는 것;;
 
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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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보게 되는 본격추리소설.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웃음이 난다니 사이코패스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는데 정말이다. 나만 그런가?
젊은 감각의 통통 튀는 매력의 대척점에 묵직한 글쓰기와 미스테리소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어 보는 내내 즐거웠다. 가볍게 하루만에 읽을 수 있었지만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맥주 한 잔 하면서 호로록 읽기 좋고 퇴근길에 한편씩 읽어도 좋고 자기 전 한 편씩 읽어도 부담없이 즐거울 것이다.
여러모로 예측 불가의 새로운 재미. 19세기 소설 읽다가 넘어가서 더 재미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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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2-0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투했다요 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24-02-01 21:04   좋아요 0 | URL
오 다락방님 취향은 전혀 아닐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락방님 취향 예측은 불가해서 또 모르겠긴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