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 우리 근대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정구원.최예선 지음 / 모요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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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우리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러니 이 책이 도리없이 일제시대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건축물 기행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는 프랑스에서 미술사와 건축을 전공한 부부가 한국 전통의 주거문화와 일본과 서양의 주거문화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그때 그 건물을 찾아 전국을 밟는 이야기다. 대구 북성로 골목길에 늘어선 오래된 일본식 목조여관, ㅁ자인 서울의 한옥과 달리 ㄱ자를 그리는 대구의 한옥, 시인 이상화가 말년을 보낸 고택. 마치 옛 일본영화 세트장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구룡포와 영산포의 일본인 가옥 거리. 한국을 다시 보는 여행을 한다면 이런 주제의 여행도 좋겠다 생각이 절로 든다. 책 말미에는 앞서 소개한 건물의 위치를 대략적으로나마 다시 정리해 한눈에 보기 쉽게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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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
리디 쌀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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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의 <유령 작가> 원작인 로버트 해리스의 <고스트 라이터>는 대필작가가 겪는 일을 서스펜스 스릴러로 그렸다. 리디 쌀베르의 <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풍자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윤 추구가 지상 최대의 목표인 세계 최고의 부자 토볼드는 자신의 ‘복음’(남들이 자서전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쓸 젊은 여자 소설가를 고용한다.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현명하고 가장 너그럽고 가장 자부심 강하고 가장 불굴의, 가장 뭐뭐하고 가장 뭐뭐한 가장 거시기한 모두인, 앱셜루틀리 패뷸러스하고 베리 페이머스한 비즈니스맨’이라고 생각하는 재벌 회장의 모습을 묘사한 글을 읽고 있으면 한국형 하드보일드 논픽션의 신기원을 연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가 절로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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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이진우 교수의 철학적 기행문
이진우 지음 / 책세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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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함께한 철학적 기행문. “니체의 발자취를 좇아 한번에 끝난 ‘일주 여행’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니체의 삶과 사상 속에 머문 ‘정주 여행’이다.” 니체가 바그너를 만났던 스위스 루체른, 차라투스트라의 영감을 얻은 고산 지대 질스마리아, 루 살로메를 만난 로마와 그의 생가가 있는 뢰켄 등 많은 곳을 밟는다. 예쁜 장소의 얼짱 사진과 감상평이 있는 여행기와 다른 재미가 있다(말은 이래도 가장 드라마틱한 대목은 역시 니체와 살로메 대목이다). 이런 식의 지적 기행문이 마음에 드는 이에게는 이덕형의 러시아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 판타스마고리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정수복의 <파리를 생각한다>도 나란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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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 피터 래빗의 어머니
수전 데니어 지음, 강수정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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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 포터>에서 가장 좋았던 건 귀여운 영국 토끼 피터 래빗과 더불어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 지역이었다. 영국 전원풍경과 고즈넉한 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보물상자처럼 속속들이 뒤져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피터 래빗 이야기를 만든 베아트릭스 포터의 집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의 죽음 이후 죽을 때까지 혼자 살았던 그녀의 집과 땅은 모두 시민환경운동단체 내셔널 트러스트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집과 정원, 그리고 호숫가 정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타샤 튜더의 정원 이야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꼭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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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다시 생각한다 - 인간, 돈, 빚에 대한 다섯 강의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공진호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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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고양이 눈>을 쓴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빚에 대해 썼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이 쓰는 쉬운 경제 이야기가 아니고 빚이라는 물질적이고도 정신적인 부채에 대한 인류학적이고 문학적인 탐구다. 주택담보대출(morgage)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따져 ‘죽음의 서약’이라고 풀이하기도 하고, 아버지의 채무 때문에 학교 대신 페인트 공장에서 성장했던 찰스 디킨스와 그의 소설 속 파산자들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채무도 자산입니다’라는 붙임성 좋은 유혹이 말하지 않는, 빚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예수보다는 스쿠루지를 훨씬 닮아 있는 우리의 모습을 조망하며 자연과 후대에 빚진 삶을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의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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