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부제는 ‘우리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러니 이 책이 도리없이 일제시대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건축물 기행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는 프랑스에서 미술사와 건축을 전공한 부부가 한국 전통의 주거문화와 일본과 서양의 주거문화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그때 그 건물을 찾아 전국을 밟는 이야기다. 대구 북성로 골목길에 늘어선 오래된 일본식 목조여관, ㅁ자인 서울의 한옥과 달리 ㄱ자를 그리는 대구의 한옥, 시인 이상화가 말년을 보낸 고택. 마치 옛 일본영화 세트장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구룡포와 영산포의 일본인 가옥 거리. 한국을 다시 보는 여행을 한다면 이런 주제의 여행도 좋겠다 생각이 절로 든다. 책 말미에는 앞서 소개한 건물의 위치를 대략적으로나마 다시 정리해 한눈에 보기 쉽게 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