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 클래식 05: 코기빌의 크리스마스 - 코기빌 시리즈 3 타샤 튜더 클래식 5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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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코기빌 시리즈 세 권 가운데 3권인데, 사실 2권인 <코기빌 납치 대소동>과 함께 봤다. 1권을 먼저 봐야 느낌도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사정이 그렇게  됐다. 동물들 마을인 코기빌에서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지 그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다.  




브라운 톤의 그림이 원래 많지만 눈 내리는 겨울 묘사가 많아서 그런지 하얀 바탕의 그림도 꽤 들어있어 더 느낌이 좋다. 워낙 잘 알려진 타샤 튜더의 정원, 삶이나 철학 등의 명성에 비해 그림이나 스토리는 좀 평범한 감이 있긴 하지만 스토리도 평탄하고 그림도 무난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정성을 들인 모습이 좋다.  

여러 동물들 가족이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모습, 조용한 마을에서 서로 다른 동물들이 이웃해 사는 모습, 크리스마스 때 특별한 준비를 하는 모습 등등이 잘 그려져 있다. 그 크리스마스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는 사이, 마침내 크리스마스 날 밤이 된다.

‘드디어 12월 25일 밤, 브라운 씨 집에는 친척들과 친구들이 모여 있습니다. 응접실 문이 서서히 열립니다. 촛불과 반짝이는 장식들로 꾸민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뚝 서 있네요. 다들 놀라서 말도 못하고 트리 주위를 빙빙 돌며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제 시리즈의 시작, 1권 만나러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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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 클래식 04: 코기빌 납치 대소동 - 코기빌 시리즈 2 타샤 튜더 클래식 4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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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 그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노구이면서도 노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육체로 다정하게 강아지를 또는 염소를 쓰다듬고 19세기의 긴 드레스를 입고 꽃을 가꾸는 그런 모습이 떠오른다. 할머니이면서도 전혀 할머니답지 않은 그런 모습 말이다.

난 그림 작가 타샤 튜더보다 그렇게 30만평이나 되는 자신의 정원을 가꾸면서 행복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사는 특이한 할머니를 더 먼저 만난 것이다. 그리곤 곧 그녀의 삶에, 그녀의 그 삶의 철학에 매료되어 버렸다. 정말 이 세상을 그렇게 멋지게, 그렇게 꽉 차게 살고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분이다.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시지만 지금도 천국에서 열심히 물레질을 하거나 화덕에서 빵을 굽고 계실 거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그녀 주위엔 여전히 사과나무, 복숭아 나무가 열매를 매달고 있고 그 곁을 염소들이 지킬 것 같다.

그렇게 그녀를 추모하면서 그녀의 그림책을 집어 들었다. 간혹 그녀의 정원 관련 책에서 그녀의 그림을 봤었다. 연필로 정밀 묘사하듯 곱게 그린 동물들의 모습, 그 위로 수채화처럼 퍼지던 파스텔 톤의 멋진 분위기 등등 그런 그림을 그리는 분이었다.

그래서 사실 이야기도 그림도 그녀 자신의 명성보다는 좀 덜한(워낙 다방면에, 삶에 뛰어난 분이니 더 말해 뭣하랴!)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그림책이라는 한정된 분야에서 꽤 긴 스토리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게다가 꼬마들이 추리에 말려들게 된다. 납치다. 즉 추리물인 것이다. 꼬마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한 부분이다. 스토리도 제목처럼 간단하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브라운 계통이라 약간 어둡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1, 2, 3권으로 코기빌 시리즈인데 난 2권과 3권을 먼저 잡았다. 암튼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이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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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
성석제 엮음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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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유쾌하고 즐겁고 꼬인 데 없이 깔끔하고 맑은 느낌의 작가 성석제가 이번엔 우리 문학의 좋은 문장들을 찾아 배달해주는 문학 집배원이 되어 돌아왔다.

문체가 시원스럽고 황당한 이야기도 시치미 뚝 떼고 술술 풀어내는 글발로 봐서는 말발도 시원, 유창할 거 같았는데, 실제로 강연을 들어본 성석제는 어찌나 수줍어하면서 주저주저하면서 말을 이어가던지 살짝 안쓰럽기도 하고 심지어는 조금 실망이 될 정도였다. 그건 사실 <소풍>에서 입가에 검은 소스를 잔뜩 묻히고 정신없이 자장면을 먹는 소년 같은 모습이기도 해서, 곰곰 생각해보면 맑은 소년 같은 얼굴의 아저씨라고나 할까. 내게 성석제는 그런 편안한 느낌의 작가였다. 그런 옆집 아저씨가 내게 문학 편지를 배달해주는 집배원이 된 거다.   

‘저는 저수지 가득한 잘 익은 술과 같은 아름다운 빛깔의 문장이 많은 사람의 가슴과 머리로 흘러갈 수 있도록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일을 잠시 맡았습니다.
문장에는 아름답고 슬프고 즐겁고 힘찬, 인생 희로애락애오욕의 모든 특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장이 냇물과 도랑을 따라 흘러갈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십시오. 냇가를 따라 달리셔도 좋고 도랑에 발을 담그셔도 좋습니다. 문장으로 푸르러진 마음의 풀밭에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시든가요.
저수지의 물로 세수를 하고 둑 위에 서서 얼굴에 묻은 물을 바람에 말리던 때를 떠올립니다. 수문 반대편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에 바람이 집을 짓던 것처럼 모든 문장은 자연스럽게 제자리에 깃들이는 법이니 이 자연스러움에 흔연히 함께해주시기를.’

사실 처음에 책을 보고서는 별로 땡기질 않았다. 그냥 뭐랄까. 스테이크면 스테이크, 김치찌개면 김치찌개 또는 라면이면 라면... 한 맛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음식 대신에 왜 잡탕 찌개의 느낌이랄까. 이것저것 마구 때려 넣어서 그 어떤 맛도 아닌, 그저 먹을거리 정도랄까, 그랬다. 그랬는데, 막상 저녁마다 조금씩 읽다 보니 정말 각각의 글이 각자의 맛을 곱게 내고 있었다. 마치 구절판 같다고나 할까. 따로 각각의 맛을 간직하면서도 함께 먹으면 최고의 맛을 내는 구절판 말이다.

왜 아니겠는가. 성석제 집배원이 찾아낸 우리 문학의 최고 문장들이니 말이다. 이문구, 김유정, 이기호, 채만식, 박완서, 황순원, 김구, 로얼드 달, 김중혁, 공선옥, 백가흠, 윤성희, 양귀자, 김승옥, 최명희, 박지원, 김연수, 권여선 기타 등등 또 기타 등등의 작가들이다. 거기에 성석제가 곁들이는 잔잔한 해설 또한 공감 백배다. 이 책은 문학의 햇살과 봄비를 한꺼번에 맞이하게 해준 이 봄의 문학 전령사다. 

자신을 둑이라고 고함치던 4만명의 ‘개자식들’에게 헌사를 바치는 빠블로 네루다의 자서전 얘기엔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춘향전>에서 찾아낸 문장을 소개하고 난 뒤의 성석제의 권고는 정말 꼭 받아들이고 싶은 심정이다.

‘소풍을 가십시오.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시절, 고운 태도 아장 걸어 소풍을 가십시오. 거추장스러운 옷 훨훨 벗어 걸어두고 답답한 구두 벗어던지고 바람 따라 흔들흔들, 실근실근 해보십시오. 풀잎도 입에 물어보고 꽃향기에 온 인생의 몇초라도 맡겨보고 세상 인물 아닌 것 같은 날 훌쩍 소풍을 나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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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 2009년 제3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연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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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이상문학상은 김연수가 수상했다. 평소 내가 읽었던 그의 작품들과는 달랐지만 나름, 그럭저럭, 그런대로 다름도 좋았다. 작가나 작품을 대하는 변덕스러운 내 마음도 있으면 작가는 같은 스타일을 작품을 쓸 권리도, 완전히 다른 작품을 쓸 생각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품과 우수상들을 읽다보면 늘 드는 생각은 그래도 이렇게 좋은 문장들, 이렇게 신선한 작품들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구나, 하는 것이다.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은 예전에 정말 즐겁게 읽은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 수록된 작품이었다. 그러니 새 작품과 옛 작품을 함께 읽는 기쁨도 있는 거다.

코끼리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다음과 같은 산책의 즐거움에 대해 얘기한다.

‘1. 짧은 시간에 척척
2. 코끼리도 재울 수 있으며
3. 침대에서는 잠만 자고 섹스만 하고
4. 결국 혼자서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며
5. 거리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될 것이다’

이 외에 판타지를 가장한 <완전한 항해>는 읽으면서 좀 짜증이 났다. 판타지 만화 같다는 느낌과 함께 소설치곤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냥 편하게 만화를 본다고 생각했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 판타지가 와 닿지 않아 그런 지도 모르지. 환상의 매력은 사실 소재나 주제의 신선함에 있으니 그런 면에선 칭찬해줄 만하겠지만.

제일 즐겁게 읽은 작품은 정지아의 <봄날 오후, 과부 셋>이었다. 물리적인 나이로는 늙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어린아이이고 소녀인 세 할머니가 이웃해 살며 일상을 나누는 그 모습이 정말 읽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머금게 했다. 사실 우리 모두, 나이만 먹었지, 다 어린애나 매 한가지 아닌가. 정지아의 다른 작품도 모두 찾아봐야겠다. 아주 매력 넘치는 작품으로 단번에 반했다. 

 ‘“나 없을 때 또 비밀 이야기하면 죽어!”
그녀는 쾅, 요란하게 문을 닫는다. 아무리 엄포를 놓아도 저것들은 또 그녀가 모르는 뭔가를 속닥일 것이다. 어려서부터 그랬다. 시멘트로 포장된 빌라 주차장에 거칠 데 없는 봄볕이 가득하다. 부신 눈을 함초롬히 뜬 채 그녀는 씩씩하게 걸음을 옮긴다. 앞으로 몇 년을 더 살까? 일 년? 혹은 십 년? 아직 그녀는 아픈데 없이 건강하다. 허리도 굽지 않았고 그 흔한 관절염도 없다. 그래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나이긴 하지만 그녀는 살아 있는 한 재미있게 살 작정이다. 살비듬 부스스 떨어지는 노파지만 추근대는 남정네도 있다. 대서소를 하는 김 영감이다. 김 영감 팔베개를 베고 자다 죽은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녀는 봄볕 속으로 네 활개를 치며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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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황정아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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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말 대단한 필력이다. 스토리를 끌어가는 힘이 마치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듯하다. 귀찮아서(!) <속죄>를 영화로 보고는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귀찮아서 책으로 굳이 읽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계속 들려오는 그의 작품에 대한 리뷰들을 보면서 그래, 한 권 정도 읽어주자 했었다. 그래서 골랐는데 세상에... 이렇게 대단한 필력이라니. 내용 때문에 읽는 내내 짜증이 좀 나기도 했지만 정말 멋진 작품이다.

나레이터가 스토리 초기에 밝히듯이 정말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정말 사소한 일(!)로 이 대단한 작품은 시작한다. (사실 비극으로 마무리 되는 그날 일을 어찌 사소하다고 볼 수 있으랴. 그저 한편에선 거대 풍선을 타고 몇 명은 들에서 일을 하고 또 누구는 피크닉을 하는 그저 평범한 어느 오후를 이렇게 표현한 것뿐이다.) 여자 친구와 들에서 피크닉을 하려던 나레이터는 그날 들에서 일어난 일로 충격에 휩싸인다. 물론 그 충격이 엄청나긴 했지만 그 일만 있었다면 이야기는 그저, 삶에서 우리가 사건, 사고로 인해 겪을 수 있는 비극적인 에피소드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 만난 제드라는 인물로 인해 이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는 사랑 아닌 사랑, 이런 사랑으로 빠져 들어간다.

<사랑하면 죽는다>는 일종의 비뚤어진 사랑에 관한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 일종의 병리학적 심리 소설이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커플들에게 일어나는 갖가지 왜곡된, 일방적인, 지배-피지배 간의 관계를 보여주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을 법한 드 클레랑보 신드롬이 이 작품의 실마리이다.   

‘궁전은 버킹엄 궁전, 왕은 조지5세, 궁정 밖의 여자는 프랑스 인, 때는 1차 세계 대전 직후였다. 그녀는 수차례 영국에 와서, 사모하는 왕을 얼핏이라도 보기만을 바라며 궁 문밖에 서 있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었다. 그녀는 왕을 만난 적도 없었고 또 그 이후로도 만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깨어 있는 매 순간 왕을 생각했다. (...) 그녀가 확신하는 것은 오로지 왕이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그에 답하여 그녀도 왕을 사랑했지만 동시에 그에게 심하게 분개하고 있었다. 왕은 그녀를 내쫓으면서도 계속해서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그는 그녀만이 알 수 있는 신호를 보냈다. 아무리 불편하고 아무리 당혹스럽고 부적절하더라도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며 앞으로 언제나 그러리란 걸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왕은 버킹엄 궁전의 창문에 달린 커튼을 이용하여 그녀와 의사소통을 했다. 그녀는 평생을 이런 미망의 감옥 같은 암흑 속에서 살았다. 버림받은 울분으로 가득 찬 그녀의 사랑은 그녀를 치료한 프랑스 정신과 의사에 의해 하나의 증후군으로 분류되었고, 그 의사는 그녀의 병적 열정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바로 드 클레랑보 신드롬이다. 처음엔 그 제드라는 남자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나중엔 그의 행동에 짜증이 났다. 그런데 결국 그게 일종의 정신병이라는 걸 알게 되자 그때부터는 안쓰러움이 함께했다. 물론 이 작품을 형성하는 게 이게 다는 아니다. 이 큰 줄기로 인해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 일상 변화 그리고 곁가지로 엮여있는 인물들의 행보 등등도 흥미로웠다. 또한 각 인물들의 태도를 보면서 ‘만약 이게 나라면...’이라는 순진한 대체, 비교도 저절로 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또 한편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이언 매큐언의 필력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의 사랑은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형이었다. 설사 그 영향이 나한테서 온 것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세계는 내면에서 결정되고 개인적인 필요성에 의해 추동되며, 외부에 의해선 좌우되지 않았다. 그가 그르다는 것을 그 무엇도 증명할 수 없을뿐더러 그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줄 그 무엇도 필요 없었다. 내가 그에게 열렬한 사랑을 토로하는 편지를 보낸다 한들 뭐가 달라졌겠는가. 그는 자신이 만들어 낸 작은 방에 웅크리고 앉아 조몰락거리며 의미를 만들어 내고, 있지도 않은 우리의 상호작용으로 희망과 실망의 드라마를 써 내려가는데. 그는 언제나 물리적 세계를 세밀히 들여다본다. 물리적 세계에 놓인 사물들의 우발적인 배치, 혼란스러운 소음과 색채를 들여다보면서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와의 연관성을 찾아내려 한다. 그렇게 해서 또 늘 만족스러운 결론에 도달한다. 그는 자신의 감정으로 세상을 조명하고 세상은 그의 감정이 택하는 모든 변화를 용인해 주었다. 절망이 솟는 것은 대기의 어둠이나 새 소리의 변화에 나의 경멸이 담겨 있는 탓이었다. 즐거움은 어떤 예기치 않은 즐거운 원인, 가령 꿈속에서 내게 받은 다정한 메시지라든가 기도나 명상 중에 ‘일어난’ 직관 같은 것으로 정당성을 부여받은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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