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이 전산화를 하면서 폐기처분도서를 정리한단다. 땡땡이 잘 치기로 유명한 우리반 도서부원들. 오늘은 담당선생님에게 제대로 걸린 모양이다. 책더미 앞에 앉아서 손을 먼지로 까맣게 만들면서 늦게까지 폐기처분도서의 목록을 작성중. 걔네들에게 한자로 된 책 제목과 지은이, 출판사명을 읽어주다가 책을 몇권 골랐다.

경관 혐오 - 에드 맥베인 (하서출판사 세계추리문학전집)
암야의 소리 - 이든 필포츠  (하서출판사 세계추리문학전집)
0의 초점, 점과 선 - 마츠모토 세이조 (하서출판사 세계추리문학전집)
타인의 목 - 조르즈 심농 (동서추리문고)

후후후, 돈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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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2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님 사라진 시간이나 이와 손톱, 루윈터의 망명 (자유추리문고), 십각관의 살인사건 없나요???

BRINY 2004-10-21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보니 폐기처분이 거의 다 끝난 상태라 책이 별로 없었어요. 그리고 폐기처분대상이라 30년이상된 낡은 책들, 먼지 풀풀, 책장은 바래고, 표지는 너덜거리는 책들 뿐이더라구요. 저도 한번 읽고 재활용품으로 내놓으로고 가져왔을 뿐이여요.
 

9월부터 CSI New York시리즈가 CBS에서 방송되기 시작했다. 그 따끈따끈한 시리즈를 바다 건너에서 내가 볼 수 있다니! 그것도 친절하고 훌륭한 자막까지 딸려서! 정말 좋은 세상이다.


CSI NY

오늘 오후, 매우 열오르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집에 와서 와구와구 먹고, 다운받아 두었던 CSI NY2편을 진정제로 삼았다. 애들 상대로 화내봤자지만, 오늘은 너무 실망해서, 그동안 지켜온 노선을 전면수정해야겠다고 다짐하기에 이를 정도였는데... 음,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차갑기도 하고, 세련되기도 한 블루 그레이의 화면이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라스베가스와도, 따가운 태양광선 사이로 신기루가 아른거리는 듯한 마이애미의 모습과도 틀린 뉴욕. 겉모습은 말 그대로 COOL하지만, 마천루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은 다른 여느 대도시 못지 않다.

CSI 시리즈의 매력이라면 Crime Lab멤버들의 개성인데, 무엇보다도 맥 테일러 반장(게리 시니즈)의 카리스마는 인정해야 겠다. 멤버 한사람 한사람의 개성이라면 원조인 라스 베가스 Crime Lab멤버들이 제일이라고 느껴지지만, 뉴욕의 멤버들도 꽤 기대를 갖게 한다. -위 사진이 전부가 아닙니다- CSI 라스베가스 시즌5와 함께 앞으로도 내 진정제 역할을 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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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udy night

지난 달 출장갔던 동생에게 부탁했던 책들 중 한권. 예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일본에서도 1936년(놀랍게도 영국에서 Gaudy Night가 발표된 다음 해)에 원전의 3/1가량으로 줄인 초역이 소개된 이래, 완역판이 나오기까지 60년이상의 세월이 필요했다. 책을 받아보고서 우선 그 두께에 압도. 717페이지의 문고본! 언제 이 두꺼운 책을 읽을까하다가, 의외로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대학원 수업 발표용 레쥬메를 쓴답시고 일찍 집에 와서는, 이틀동안 레쥬메는 젖혀놓고 자정을 넘기도록 이 책만 붙들고 있게 된 것이다.
전체적인 감상은 미스테리도 미스테리지만, 로맨스 소설, 사회 소설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Strong Poison에서 용의자와 탐정으로 처음 만난 해리엇 베인과 피터 윔지경. 5년에 걸친 윔지의 구애 끝에 드디어 해리엇이 청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혹 이게 스포일러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지? 결말은 알아도, 그 과정이 읽을 만하다. 피터 윔지경이 도로시 세이어즈가 창조한 이상적 남성상이라곤 하지만, 해리엇이 청혼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왠만한 로맨스 소설보다 더 설득력있게 묘사되었다.
그리고 사회소설로서의 측면. 20세기초,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그 때. 그 때의 소위 잘 나가던 고학력, 고수익을 누리던 독신 여성들도 지금과 다를 바 없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아니,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었겠지...해리엇은 성공한 작가이면서도 애인의 독살범이라는 누명까지 쓰고 있었으니 오죽했으랴. 그렇다고해서, 마지막에 범인의 절절한 항변이 상대할 가치가 없었다는 건 아니다. 그 항변도 그 나름대로 가슴에 와닿았다.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신구 세력 중 어느 쪽 손을 들어 줄 수 있을까.
답답하긴 했지만, 어쨋든 끝이 개운해서 다행이었다. 윔지경, 최고! (이러니 눈만 점점 높아진다)
이젠 바쁜 허니문인가, 그걸 구해서 읽어볼 차례인가? 그러고보니, 해리엇이 첫 아이를 출산하던 날 밤에 생긴 자그마한 사건 얘기는 이미 읽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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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18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넘 보구싶어요. 흑... 님 너무 부러워요...

BRINY 2004-10-1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우리나라에도 번역된다고 하잖아요. 다른 책들 읽으시면서 좀더 기다려 보세요.

물만두 2004-10-1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요? 우와^^
 

옆 동네에 Y대학이 있다. 축산, 농업, 조경, 화훼, 조리, 애완동물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다. 전문이 전문이다 보니, 게다가 L모 그룹 재단에 속하다보니, 캠퍼스를 아주 멋지게 꾸며놨다. 건물들은 나지막한 벽돌 건물로 통일, 그 사이사이에 연못, 분수, 숲같은 정원, 화훼 실습장, 실습목장 등이 있고, 학생들의 애완견이 뛰어다닌다. 매점에서 파는 버섯, 야채, 쌀, 달걀, 화훼류도 싸고 좋다. 그러다보니 주말엔 근처 주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좋다. [동물의 의사 선생님]에 나오는 H대학(모델은 홋카이도 대학) 수의학부가 이런 분위기 아닐까?

가을이면 학교 신우회 선생님들이 이 대학을 방문해, 성경 말씀도 나누고 한 때를 즐긴다. 그때는 나도 따라간다. 버섯에 더 맘이 있지만.


셀프 찍기 전

사진을 찍어준 선생님이 예고없이 셔터를 눌러 자연스런 모습을 담아줬다.


세미나실

이건 세미나 전인가, 후인가. 미술 선생님이 간식을 많이 준비하셔서 배불리 먹고 세미나 시간에는 꾸벅꾸벅했으니, 이건 세미나 전인가보다. 모두들 마치 대학원생들처럼 보인다. 후후후.

지금 냉동실은 Y대학에서 사온 버섯으로 가득. 이걸로 겨울날 양식 준비. 판다 배 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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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 Sky

Teahouse에서 로네펠트 레몬스카이 허브티를 구입했다.
커피는 물론이고 녹차와 홍차도 몸을 차갑게하므로 안좋다고 해서, 지난 여름 심한 냉방병에 시달렸던 난 뭘마시나 하던 참에, Teahouse에 허브티로 로네펠트가 여러 종류 새로이 들어왔길래, 이거랑 카모마일이랑 또 한 종류...지금 기억이 안나네. 하여간 이렇게 3상자 샀다.
레몬스카이라고 해서 레몬향이 강하게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전에 로네펠트 레드베리 마실 땐, 타 놓기만 해도 근처에 향기가 확 퍼졌는데.
그런데, 막상 마셔보면 레드베리보다 레몬스카이가 훨씬 느낌이 좋다.
레드베리는 향과 색깔에 끌려 마셔본 주위 사람들이 대부분 신맛에 인상을 찡그렸는데, 레몬스카이는 첨엔 별로네?하다가 마셔보면 바로 깔끔한 레몬맛을 느끼고 감탄을 한다. 투명 유리잔에 우러나오는 레몬홍차 빛깔도 은은하다. 티백 하나로 상큼한 레몬티 기분을 즐길 수 있어서 참 좋다.
어디서 얼마에 샀냐는 사람들은 13,000원에 25팩이랬더니, 티백 하나에 500원꼴? 비싸다~라고 하지만, 이 정도 기호품 사치는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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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10-1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Kel님 서재에 다녀온 사이에 다녀오셨군요. 저는 잎차보다 티백파라서, 정통으로 차를 즐긴다고 하긴 어렵지만...제가 정해놓고 마시는 건 아마드랑 딜마랑 로네펠트입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은 유명하지만 너무 강한 향과 맛이 부담스럽구, 한내 홍차는 그냥 평범한 거 같구, 허브차 전문 브랜드는 때론 너무 밍밍한 맛에 쉽게 실증나구요...아마드, 딜마, 로네펠트는 다 다양한 향차와 허브차를 내놓고 있죠. 딜마랑 아마드는 10개들이 포장도 파니까, 조금씩 사서 시음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얼 그레이는 베르가못 향이 화장품같다고 해서 개인마다 취향이 틀린 거 같구, 브렉퍼스트 티는 가볍고 무거운 정도가 브랜드마다 틀린 거 같구요. 과일향 홍차가 달콤하고 마시기 쉬워요.

Laika 2004-10-23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이 글 읽고 차를 살껄...저 오늘 백화점 갔다가 차를 샀거든요... 잘 몰라서 아무거나 샀는데...차가 몸을 차게 한다는 사실도 몰랐으니...쩝...
BRINY님, 좋은 차 있으면 또 글 올려주세요...따라 마실께요..^^

nugool 2004-10-2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커피도 녹차도 몸을 차갑게 하는군요. 티하우스 저도 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