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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ㅣ 삼성 어린이 세계명작 (고학년) 18
진 웹스터 지음, 윤보영 그림, 한상남 엮음 / 삼성출판사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때 읽고 대학때, 그리고 나이 마흔을 코 앞에 둔 지금 한번 더 읽었다. 물론 4학년 딸아이를 읽게 하려는 욕심도 있었다. 아직도 근사한 사랑을 꿈꾸는 건지, 아니면 환상을 갖고 있는건지 책을 읽는내내 작은 설레임이 일어났다.
중간 중간 저비스의 짧은 명령조의 글을 읽으면서 혼자 키득거리기도 했다. 간단하게 요점만 정리하면 '농장으로 가시오. 오빠가 있는 샐리네 집은 절대 가지 마시오' 저비스의 질투가 담긴 글은 참 유치하면서도 코믹하기 까지 하다. 이런 글을 읽으면서도 주디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다니.....
상상력이 지나치게 풍부하고 명랑하고 밝은 성격의 주디는 마치 캔디 같았다. 그런 주디에게는 늘 재미있어하고, 큰 힘이 되어주는 친구 샐리가 있고, 뭐든 모든게 시시하고 재미없어 하는 저비스의 사촌동생 줄리아도 친구가 된다. 그래도 줄리아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비스와 만나게 되니 고마울듯.
주디의 어떤 상황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이 참 좋다. 키다리 아저씨가 때로는 할머니가 되고, 삼촌이 되고, 부모가 되면서 힘든 학교생활도 잘 해 나가고, 자랑할 일, 속상한 일, 친구 흉보는 것까지 모두 편지에 써서 보내니 스트레스도 해소 되겠지. 그런 사랑스러운 편지를 받은 저비스는 사랑에 빠질수 밖에 없을듯. 누군가에게 힘들때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 속마음을 모두 털어놀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할 듯 하다. 그 상대가 과연 누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의 행복한 삶 혹은 핑크빛 미래를 상상하며 쓴 글보다는 과거의 어려움, 예를 들면 고아원에서의 힘들었던 삶을 소재로 한 글이 더욱 값진 글이라는 것도 공감대가 형성된다.
주디와 저비스의 해피앤딩도 마음에 들고, 저비스의 모든것을 포용하는 사랑의 방식도 괜히 부러웠다. 자상하기도 하지...... 요즘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있는 딸내미는 무슨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을까 궁금해진다. 당장 러브레터를 쓴다고 하지는 않을까? 마음속에 가상의 키다리아저씨를 한명 설정해놓고 살아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