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서관 현장학습으로 특정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하루에 2반씩 오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이 걸어서 온다는 것. 덩치는 산만하고, 목소리는 고음불가인듯 '워어어' 하는 학생들이 오자마자 '더워!'를 외치고, 에어콘 앞에서 떠날줄을 모른다. 그리고 수업이 시작되면 바로 엎드려 잠자기 바쁜 학생들.
선입견을 갖지 말자고 다짐을 하건만 이 학생들은 인문계가 아닌 실업계 고. 물론 그 친구들 중에는 대학 가는걸 목숨보다 싫어하는 학생이 있을수도 있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도저히 대학갈 형편이 되지 않아 실업계로 온 착실한 학생들이 있을수도 있다. 아니 있겠지.
하지만 왜 눈빛부터 다른지, 의상부터 다른지, 심지어 몇 안되는 여학생 대부분은 퍼머를 했고, 남자가 보기에도 금방 알 수 있는 화장도 했다. 나보다 더 진한듯. 70명중 10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DVD를 틀자마자 엎드리기 시작하여 교사가 찌르건 말건 그저 '나 죽었소' 하고 누워있다.
다행히(?) 수업은 후배가 진행하느라 열이 덜 받긴 했지만, 그래도 분을 참지 못하여 중간 중간 소리를 버럭 지르는 악행을 저질렀다. 수업도 도서관 홍보 DVD 틀어주고, 간단한 도서관 설명 위주로 하는지라 부담은 덜하겠지만, 지켜보는 나도 맥이 빠지는데 진행하는 후배는 얼마나 힘들꼬. 경험도 별로 없는데......
참 안타까웠다. 책 이라도 많이 읽지.... 도서관에 와 본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니 대부분 달랑 1명만 손을 든다. 그나마 반장, 부반장은 맘에 든다. 이것도 선입견인가? 흐
물론 신랑 친구중에는 고등학교때 꼴등을 도맡아 하던 '꼴통이라고 표현하더라' 사람이 버젓한 회사 사장으로 그랜다이저를 끌고 다니고, 와이프도 대학 나온 여자랑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도 하더라만 그래서 학교 우등생이 사회 우등생은 아닐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는 오전이다.

아! 점심이나 먹고, 초롱초롱한 초등학교 4학년 독서수업하러 나간다. 아는 동상이랑 커피 한잔 하기로 약속도 했으니 우울한 기분 날려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