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독서회. 모임이 10년 넘게 지속되다 보니 이사가서 못 나오는 분을 제외하고는 대략 아이 낳고 1년 휴식기간 후에 나오는 분, 직장 생활할때는 나오지 못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나오는 분 등 어쨌든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현재 소강상태. 한때 20여명씩 나오던 분들이 요즘은 12-3명 내외로 나온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좀 맥이 빠진다고나 할까.
오늘 반갑게도 신입회원이 3명이나 왔다. 한 명은 지난 달 새로 오신 분을 따라 나온 분. "먼저 하고 있는 회원이 느무느무 좋다"고 해서 따라 나왔단다. 신입회원이면 별 말도 못하고, 시킬까봐 불안해 할텐데 선뜻 나서서 한다고 하신다. 적극적인 편.
또 한명. 시집을 낸 회원따라 온 친구. 역시나 처음 왔음에도 어찌나 할 말을 다하시는지 신입회원 같지 않은(?) 신입회원이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수필공부도 하고, 도서관에서 시창작교실도 들었으니 지식도 많으실듯 ^*^
세번째 회원은 얼떨결에 따라왔단다. 별 말씀이 없고, 표정이 경직되어 있다. 안경은 왜이리 도는지. 내가 렌즈 빼면 저 모습이겠지? (별 생각을 다한다. 흑 슬퍼!) "저는 그냥 왔습니다. 다음주에 안 보이더라도 절대 맘에 안들어서 안나오는것 아니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네.
대부분 3-40대 아줌마들인지라 할말이 많다. 작년만 해도 별 말씀들이 없어서 시키기도 했는데, 올해부터는 한 사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계속 말꼬리가 이어진다. 하지만 중요한건 책 이야기를 비껴나서 삼천포로 빠진다는 사실. 물론 시댁이야기, 남편이야기, 아이이야기 할말이 많겠지만 난 그런 이야기 싫은데.... 계에서나 하시지.
오늘도 책을 읽고 온 사람은 5명 정도. 계속 시어머니 이야기가 이어진다. 시어머니 병 수발한 이야기, 시집살이 이야기....
참고 있다가 한 마디 했다. "제발 책좀 읽고 오세요. 책 안 읽고 오니 집안 이야기 하게 되잖아요. 다음부터는 책 안읽고 오는 분 자진해서 과자 사오세요". 이러다 과자파티만 매일 하는것은 아닌지.
다들 좋아하는데 나만 문제인가? (혹시 신입회원들이 수준높은 독서토론 기대하고 왔다가 신변잡기에 실망해서 다음주에 안나오면 어쩌나? 하는 소심함도 있었다)

정작 이 책에 대해서는 뭔 얘기 했더라?
아 맞다. 도종환 시인 재혼이야기, 아프고 나니 삶을 관조하시는 듯 하다.
자연을 벗삼아 사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월든'을 읽어보자.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