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처럼 내용도 아름답고 가슴찡한 이야기들이다. 이 땅의 의사들이 박경철씨 만큼의 사명감과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실천해 왔다면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병원 응급실과 개업의로 근무하면서 겪은 긴박한 상황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쓴 아름다운 실화들을 바탕으로 이야기 하고있다. 물론 발문에 ' 이 글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 전부가 사실이지만 또 전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작가의 뉘앙스에 고개가 갸웃거리기는 했지만  굳게 믿는다. 아름다운 의사의 동행을.

생명이 경각에 달린 내 아이를 남겨두고 출근한 친구 의사가 역시 사고로 생명이 위태로운 남의 아이를 수술하면서 동병상련에 울음바다가 된 아비의 심정. 내 아이를 살린다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의술을 행함으로써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을 하였다니 다행스럽다.

인간시대에도 방영되었던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 일본군에 징용으로 끌려가 50여년을 헤어져 살다가 만난지 두달만에 할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할머니가 울면서 털어놓은 애절한 사랑이야기와 슬픈 과거사는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평생 혼자 밥을 해 먹었을 할아버지를 위해 내 손으로 지은 밥을  드리고, 수발을 들어주고 싶은 소박한 행복마져 앗아간 사고.  그저 남편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사랑에 이기적인 내 맘을 들킨것 같아 또 눈물을 흘렸다.

40대의 장애인이 극약인 제초제를 마시고  곧 죽게 되었지만,  병원비가 없어 퇴원해야 하는 심정. 노모는 자식의 죽음보다 병원비 걱정에 퇴원을 서두른다. 작가는 '매정한 노모'라고 소제목을 붙였지만 빚더미에 앉게될 노모의 앞날은 어찌될까. 

외국계은행의 촉망받는 회사원이었던 20대의 아름다운 여인이 사고로 한쪽다리를 잃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지만 몇 개월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당당히 의사앞에 나타나 사고 전부터 사귀던 애인과의 청첩장을 받았을때의 보람과 기쁨은 컸으리라.

치매에 걸린 노인의 이야기를 접하면서는 섬뜩함에 읽게 된것을 잠시나마 후회도 했지만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마음이 아팠다. 아들과 며느리는 노모를 보면서 평생을 어찌 살아야 할까.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노인성 치매의 위험함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는듯.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작가의 표현대로 힘든 고통과  죄책감으로 늘 가운을 벗는 꿈을 꾸고 사는 의사생활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고자 있는 힘껏 전력질주 하는 멋진 의사선생님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어서 흐뭇했고,  나의 이기적인 마음이 조금은 순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늘 위를 보고 살기보다는 지금도 어디선가 고통속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면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가족의 건강함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예뻤던 말 "의사와 환자가 서로 아름답게 교류하게 되는 심리적 기제를 프랑스어로  '라뽀'라고 한다. 의사들은 때로 그렇게 환자들에게 수호천사가 되기도 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06-03-01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의사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었던 그 어느적 시절이 있었지요 ㅎㅎ
지금 내자리에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진주 2006-03-0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멋진 의사에, 멋진 리뷰로군요! 추천!

세실 2006-03-02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아 의사가 되고 싶으셨군요. 잘 해내셨을듯.....
맞아요.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 참 중요한 일이죠.
진주님. 예...소신대로, 사명감 가지고 일하는 멋진 의사샘 입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