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도서관이 시끄러웠다. 선배가 6급으로 승진해서 (6급은 달랑 한자리인데 대상자가 3명이라 소문이 무성했다. 다행히 좋아하는 선배가 되어서 기쁘다)  관장으로 가고(난 대략 5년은 남았다. 흑), 사무실에서 평생교육업무를 담당하는 계장님이랑 7급 선배도 떠나고...그러면 남아있는 사람은 과를 옮기기도 하고, 담당업무가 바뀌기도 한다.

사무실 평생교육담당 업무. 당장 9월에 전국평생학습축제도 치러야 하고, 10월에 충북평생학습축제도 치러야 하는 바쁜 자리이다. 관장님이 내 의중을 물어보셨다....... 적어도 1년전이라면 난 "OK" 했을텐데 머리속으로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갔다. " 당장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하고, 전국 축제땐 5박6일 또는 6박 7일씩 집도 비워야 하고, 사무실에서 알라딘은 꿈도 못꾸고, 책 읽는 시간도 없을테고, 6개월이면 어차피 중앙도서관도 떠나야 하고..." 결국 싫다고 했다. (물론 내가 넘 필요하면 싫다고 해도 가야 한다고 했을 터이지만 그냥 그만이네.....)

내심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일이 힘든만큼 보람도 클테고, 난 새로운 일 하는것 좋아하고, 기획하는거 좋아하고, 바쁜것도 좋아하는데........

결국 혼자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맡게 되었다. 머리로는 "그래 잘된거야, 그 일 하면 매일 늦게 들어와야 하고, 스트레스 무진장 받았을텐데......" 하지만 괜히 아쉽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도 떠올리면서 괜히 후회도 하고...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인 듯 하다. 누가 나의 멘토가 되어 이렇때 조언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가 아닌 이상 퍼팩트한 조언은 해줄수 없겠지? 에구...괜히 심난하다.

선배나 동료는 그 일을 맡을 사람은 너 밖에 없다고 하더만....나 아니어도 할 사람 있네...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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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8-2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길을 선택하지 않은 대신에 아이들과도 좀 더 재미있게 지내고, 알라딘도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읽으면 되지 않을까요? ^^
무엇보다도 보림이랑 규환이가 아직 어리니까 좀 더 보살펴줘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덜 심난하실것 같아요...^^*

울보 2005-08-28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셨어요,
아직 아이들곁에 그래도 조금더 있는것이 나을것 같아요,저도,,

세실 2005-08-28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새벽별님, 울보님 세분 모두 같은 생각하신거죠?
와..이렇게 말씀해주시니 한층 더 위로가 됩니다. 맞습니다..맞고요~
아직은 아이들에게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할때죠~ 일 욕심은 나중에 보림이가 중학교 가면 부려볼까요? 제가 정년까지 한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20년이나 남았네요~~~
지금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책 많이 읽고 알라딘..열심히 하고~~~
세분 정말 고마워요...그리구....사.랑.해.요~~~
근데 심심하다고 하는 규환이 (보림이는 합창단 연습갔어요) 저렇게 짱구나 보게하고 알라딘 하는건 뭐라고 설명을 해야되는 걸까요???

클리오 2005-08-28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약간 서운한 그 마음도 이해될라 하구요.. ^^

세실 2005-08-2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글쵸...제가 선택했으면서도 왜 그런거 있잖아요. 누가 간절히 부탁하면 못이기는 척하고 할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그런거.....
그냥 아이들 육아에 좀더 신경쓰라는 예수님의 깊은 뜻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보내야 겠습니다.....
이해하신다는 맘 왜 이리 흐뭇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