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독재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경제가 어려울때는 평일에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상주하는 이용자가 많다자료실에 근무하면서 도서 연체자에 대해 제재를 했는데 자신을 비웃었다며 갑자기 언성이 높아졌다. 나는 친절하게 대한다고 웃음을 머금고 이야기했던 것이 그의 눈에는 비웃음으로 비쳐진 것이다죄송하다는 말을 연신하면서 그의 화가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렸던 적이 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감정노동자의 설움을 그때 느꼈다감정노동자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을 말한다산업이 고도화되고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등장한 노동형태다대표적인 직업으로 연예인, 승무원, 홍보 도우미, 판매원, 외판원 등이 있다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면서 참을성이 부족하고 생각을 깊게 하지 않는다.  타인을 배려하기 보다는 내 감정에 따라 상처가 되는 말을 공개적으로 쏟아내기도 한다. 무슨 일이 생기면 원인을 알아보기 보다는 문제해결에 급급한 현실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전북대학교 강준만 교수는 사람 탓이 아닌 문제에 대해 왜 그러는지, 한 단계 더 나아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게 필요하고 이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감정독재'는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이라는 부제로 다양한 분야의 학자에 의해 논의된 이론을 접목해 답을 제시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복권을 계속 살까? 는 몬테카를로의 오류를 대입해서 다룬다이 오류는 몬테카를로에서 일어났던 카지노 사건을 말하며 도박사의 오류라고도 한다. 복권이 당첨될 확률이 낮은 것을 알면서도 계속 구입하는 이유는 그 다음에 사면 당첨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그동안 잃었으니 이번엔 딸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카지노에서의 잘못된 기대를 의미한다. 도박, 복권 등은 잃을수록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에는 재산까지 탕진하는 경우가 감정 독재의 가장 큰 손실일 것이다.

 

부작위 편향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는 손실보다 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손실에 덜 민감한 현상으로 개입하지 않음을 최선으로 삼는 태도를 말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속담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런 현상은 자칫 도덕불감증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짜약을 통한 플라시보 효과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준다. 불쾌하거나 지루한 현상을 잘 견디게 해주는 통제의 환상은 나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취업에 성공하면 내 실력 때문, 실패하면 세상 탓을 하는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이기적 편향은 개인주의, 지역주의를 양산한다.

 

감정은 우리가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적절한 감정의 표출은 열정, 긍정의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지나치거나 무심한 감정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저자가 다룬 50가지 이론에 수긍이 가지만 이론에 얽매이기 보다는 감정과 이성이 적절히 조화된 판단이 필요하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행동하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고 했다는 저자의 인용이 와 닿는다.

 

우리는 우리보다 뒤처져 있는 사람들을 보고 행복해하기보다는 우리보다 앞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불행해한다.

                                                                                                           - 프랑스 사상가 미셸 몽테뉴

 

현실보다는 비교가 사람을 행복하거나 비참하게 만든다.

                                                                                                           - 영국의 성직자이자 작가인 토머스 풀러

 

행복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 프랑스 작가 쥘 르나르

 

거지는 자신보다 많은 수입을 올린 다른 거지들을 시기할망정 백만장자를 시기하진 않는다.

                                                                                                           -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셋

                                                                                                      

                                                                                                              p.143

 

 

문전 걸치기 전략은 상대에게 처음엔 부담감이 적은 부탁을 해 허락을 받으면 그 다음엔 점차 큰 부탁도 들어주기 쉽게 된다는 것으로, 마케팅 분야 등에서 활용하는 테크닉이다.

                                                                                                             p. 149

 

예전에 너를 한번 도와준 일이 있는 사람은, 네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욱더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p.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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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4-07-1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맞는 말이네!! ㅎㅎㅎ예전에 너를 한번 도와준 일이 있는 사람은, 네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욱더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정말 그런가?? 갸우뚱~~~~ 막 수긍이 가려고 함~~~.ㅋ(귀가 얇아서리;;;;)
그나저나 '책은 도끼다' 사랑은 여전하시구려!!!!!^^
공감과 댓글 풀서비스!!ㅎㅎㅎㅎ

세실 2014-07-18 17:27   좋아요 0 | URL
그쵸? 맞는 말.....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었을때 그 사람이 기뻐한걸 보고는 또 도와주고 싶은 그 느낌? ㅎㅎㅎ
아롬님 돌아오시니까 느무 반갑네요.
아롬님 서재도 막 활기가 넘쳐요~~~
책은 도끼다에 대적할 책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용.
공감도 댓글도 땡~~~~~ 큐!
굿 나잇*****

페크pek0501 2014-07-1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이퍼에 인용한 적이 있는 책입니다. 읽으셨군요?
인간을 이해하는 열쇠를 주는 이런 책들을 좋아합니다. 제가 가장 알고 싶은 건 인간에 대한 것.
그리고 가장 흥미로워요. 인간이면서 인간을 모르기 때문이죠.

"예전에 너를 한번 도와준 일이 있는 사람은, 네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욱더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 이 이유는? 나를 좋게 생각할 텐데 이번 일로 실망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심리 때문인가, 생각해 봅니다. ^^

세실 2014-07-22 17:25   좋아요 0 | URL
페크님 서재에서 봤어요~~~
저도 이런 책 좋아해요.
읽고 나면 '너는 모르는 사람의 심리를 나는 알고 있다' 하며 선점한 느낌? ㅎㅎ
요즘 집에서 선풍기 틀어놓고 책 읽으며 뒹글거리는게 좋아요^^

이 이론은 의외였어요. 나를 한번 도와준 사람은 내가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더 나를 좋아해 준다니....
님 말씀 듣고 보니 수긍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