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청주시내 초등학교로 '즐거운 독서교실'이란 타이틀로 순회독서지도를 나가야 한다. 원래 나는 목요일부터 나가면 되는 것이었지만, 계장님과 나랑 달랑 둘이서 나가야 되는데 그 계장님이 상중인 관계로 대타를 뛰는 것이다. 처음 생각은 교재를 인쇄해서 아이들에게 한권씩 나눠주고 수업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관장님이 반대를 하신다. 학교가 한두군데가 아닌데 예산낭비라고... 맞는 말씀이기는 하다. 하지만....ㅠㅠ
결국 파워포인트로 작업을 하기로 했다. 사실 고백컨데 난 아직 파워포인트를 모른다. 지금까지 꿋꿋하게 모든 강의를 그냥 프린트물 나눠주고 질의응답으로 진행해 왔다. 유능한 강사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는데....물론 나를 보는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아야~ 돌멩이에 맞는 소리)
그런데...타이틀부터 막히는 거다. 제일 쉬운 책을 갖다 놓고 처음부터 시작하는데 서서히 가슴이 답답해 온다. 이래서 언제 하냐고...오늘 날이 새도 못하겠다. 저녁때 약속도 있는데....ㅠㅠ 성당 신부님도 잘도 하시더만....노브레인 서바이벌처럼 꾸며놓고 퀴즈도 내신다......시간은 없지...당장 내일 오후에 수업나가야 하는데... 결국 유능한 나의 베스트 프랜드 <나야나>에게 부탁을 했다. "음 나도 책 보고 해야 하는데... 알았어 일단 원고 넘겨봐" 참 시원스럽게도 대답한다. 호호호. 상황 종료~ 이제 퇴근전까지 멋진 파워포인트 자료가 날라오겠지?
처음 직장생활 시작했을때 '하나'프로그램이 있었다. 한글3.0보다 무진장 떨어지는 프로그램이지만 난 그때 행복했다. 마음대로 수정이 가능하지, 웬만한 문서 다 할수 있지.....90년도부터 93년 6월까지 그 프로그램만 있는줄 알았다. 93년 9월에 중앙도서관으로 오니 '한글3.0'을 쓰는 거다. '하나'랑은 체계도 틀리지 한타, 영타는 왠만큼 치는데도 너무나 버벅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참 초라한 인생이었다. 그러다가 한글 97이 나오고....
오기로 그때 워드프로세서 시험공부를 했다. 물론 승진에 가점도 부여한다기에..... 처음에는 '워드프로세서 2급과 3급을 공부했는데 한 선배가 1급과 2급을 준비한단다. 그래도 그 선배보다는 내가 더 잘하는데.... 그럼 나도 1급을 해봐? 결국 1주일동안(넘 긴가?) 공부를 하고, 가볍게 1, 2급을 땄다. 나의 자격증 취득에 힘입어 주위 사서들이 너도 나도 딴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검증된 바는 없다...... 1급 자격증은 나만 있다는 설이.......
암튼....파워포인트랑 엑셀 공부좀 해야겠다. ㅠㅠ 남들은 엑셀로 점수 매기는데 나만 혼자 한글로 작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