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랑스식 서재 - 김남주 번역 에세이
김남주 지음 / 이봄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아즈 사강, 아멜리 노통브, 알베르 카뮈, 로맹 가리... 번역가 김남주를 통해 우리는 당신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책 띠지에 적혀 있는 글이 작은 설레임을 갖게 한다. 고등학교때 진로를 생각하면서 잠시 번역가에 대한 꿈을 꾸기도 했는데 "번역은 내 삶의 징검다리 같은 것이라고 여겼다. 강 저편으로 가기 위해 딛고 가는, 오랫동안 내 시선은 내가 딛고 있는 그 징검다리가 아니라 내가 당도해야 할 강 저편 기슭에 고정되어 있다고 고백한다. 문화와 정신을 전달한다는 감동과 자부는 대개는 무능과 게으름과 악조건 속에서 사그라들고, 표현과 내용의 좌충우돌 속에서 많은 밤들을 새웠다. 저울의 한쪽에 착실히 말들을 올려 놓으며 한 권의 번역을 마치고 나면 머릿속 말들이 모두 빠져나간 듯 일상적인 대화조차 더듬고 버벅대고 순서를 바꾸기 일쑤였다."는 번역가로서의 고단함과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선택하지 않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든다. 물론 그때나 지금의 내 영어실력으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나의 프랑스식 서재>는 프랑스 문학을 꾸준히 번역한 저자의 번역서중 '옮긴이의 말'을 모은 것이다. 5장으로 나누어 사랑, 문학, 내면, 그림, 음악, 사람 등의 주제로 구분한 각 장의 제목이 시적이다. 1장은 사랑, 그 성스럽고 치명적인 탐닉이라는 제목으로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아멜리 노통브의 <오후 네시, 로베르 인명사전>, 안느 그로스피롱의 <이제 사랑할 시간만 남았다> 등 사랑과 관련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다가온 사랑을 붙잡지 않고 흘려보낸 당신에게 평생 외로움 속에 살아야 할 고독형을 선고합니다."라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한 구절이 로맨틱하게 다가온다. 2장은 문학, 지금 여기를 넘어서서 라는 제목으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이방인>,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의 또 다른 이름 에밀 아자르의 <가면의 생>,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녹턴, 나를 보내지마>등을 소개한다. 3장은 내 안의 니콜라에게 말 걸라는 제목으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장루이 푸르니에의 <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꿈꾸는 소년 푸르니에>, 실비아 플라스의 <침대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은 그림과 음악과 사람에, 마음을 두다로 <레몽 장의 <세잔, 졸라를 만나다>, 엘렌 그리모의 <엘렌 그리모의 특별 수업>을 소개했고, 5장은 발길 닿는대로 걸어도라는 제목으로 장 지오노의 <진정한 부>, 에드워드 베르의 <미국 미국 미국>등을 소개했다.

 

프랑스 문학을 거의 접하지 않았지만 막연한 동경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햇빛, 반짝이는 커피, 반들거리는 크루아상, 그리고 코끝을 간질이는 입맞춤과 함께 나는 잠에서 깼다. 최고의 순간은 언제나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지는 법"이라는 <솔로몬 왕의 고뇌>의 한 구절이 사랑스러움으로 다가온다. 몇년전에 제목에 반해서 구입해놓고는 잊고 있던<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이 책을 읽고 구입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당장 읽어야 겠다. 당분간 프랑스 문학에 푹 빠질듯.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3-07-1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새로운 책을 알게 되었네요. 관심 가네요.
검색해 봐야겠어요.
좋은 아침!!!!!!!!!!!!

세실 2013-07-15 09:42   좋아요 0 | URL
페크님 굿 모닝~~~~~
표지랑 내용이 매력적인 책이예요^^
제가 사는 청주엔 어제 소나기가 몇차례 쏟아졌고, 지금도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았습니다.
행복한 한주 되세요^^

다크아이즈 2013-07-1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벌써 읽고 리뷰를!
저도 빨리 접수해야겠어요.
누군가에게도 말한 것 같은데 김남주식 문체가 궁금해요.

세실 2013-07-17 10:28   좋아요 0 | URL
이 책 읽으며 프야님이 생각났어요.
얼마나 좋아하실까.....
내일 가져가려구요^^
김남주식 문체 섬세하고, 멋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