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친구분들과 베트남 다녀오신지 불과 1주일도 안되어, 이번에도 아버님은 떼놓고 혼자서 프랑스로 날라 가셨다. 아주버님이 출장차 가시게 되어,  아가씨를 보러 가니 힘이 나시나 보다.  3일전에 아주버님의 전화 한통화로 갑자기 가시게 되어 집이 엉망이다.

빨래는 그냥 널려있고, 청소도 안되어 있고, 이틀전에 치른 제사 뒷설거지도 되어있지 않다. 하긴 식기세척기 안에 있는 그릇도 그대로 놓고 가셨으니......  바로 옆집에 사는 슈퍼우먼 며느리가 있으니 덜 걱정 되시겠지. 다행히 아버님이 '절대 신경쓰지 마라'고 당부 하신다. '지난번에 끓여왔던 청국장 맛있으니 그거나 이틀에 한번씩만 끓여오라고.....'

저녁에 퇴근하구 부랴부랴 청국장 끓이고, 호박부침해서 가지고 갔다. 혼자 우두커니 앉아계신 아버님.....괜히 처량해 보이신다.  눈은 아직도 부어 있고..... 병원에 들렸더니 더 부었다고 속상해 하신다.  어머님이랑 열살 차이가 나시니 완전 할아버지다. 하긴 일흔이 훌쩍 넘으셨으니...... 어머니는 아직도 청춘~  워낙 합리적인 분이라, 오로지 영어공부, 전공공부 하라고 채근만 하시는 분이다.

아무것도 하지말고 어여 가서 애들 밥주라고 하시지만, 어디 그런가.... 빨래 개고, 부얶 설겆이 하고,  청소하고......어머님이 아무 말씀 없이 그동안 우리 살림을 해주셨으니 당연히 해드려야지.  결혼 9년이 지나고 보니 그냥 내 부모님 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콩나물 김치국을 시원하게 끓여서 갖다 드릴까?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효도할 기회를 얻은것 같아 괜히 신난다.   아자 아자~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水巖 2004-11-2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보기 좋습니다. 박수쳐 드릴게요.

세실 2004-11-2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감사합니다~ 수암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조선인 2004-11-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수!!!!

세실 2004-11-2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오늘은 콩나물이랑 냉이(요즘도 들에 가면 냉이가 많네요)랑 넣고, 된장국 끓여서 갖다 드렸어요. 맛은 보증 못하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