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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지음, 김선진 그림, 강명순 옮김 / 좋은생각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가을이라는 단어를 읖조리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도 빛 바랜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면 사랑시가 눈에 들어오고, 아름다운 시 몇 개 정도는 암송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아직은 가슴 한켠에 낭만이 남아 있나보다.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일중 하나는 대학시절에 사랑에 관련된 문학작품을 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독일인의 사랑>, <오만과 편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위대한 개츠비>등을 그 당시 읽었더라면 좀 더 깊이 있는 아름다운 사랑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 '내'가 마리아를 처음 만난 순간과 오랜기간의 헤어짐, 애틋한 사랑의 감정, 그리고 영원한 이별을 회상하는 장면 장면이 한편의 아름다운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다. 어른이 되어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때 책상위에 놓여있던 단테와 셰익스피어의 책, 타울러의 설교집인 <독일신학>, 뤼케르트의 시집, 테니슨과 번즈의 시집, 칼라일의 저서 <과거와 현재>가 그의 서재에도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이미 주인공은 사랑에 빠진 것이리라.
마리아의 병이 깊어지면서 주치의가 그만 오라고 했을때 "그녀를 다시는 보지 말라고? 그녀 옆에 있을 때에만 살아 있음을 느끼는데 그녀를 다시는 보지 말라고? 그녀 옆에 있을수만 있다면 아무 말을 못해도 좋다. 그녀가 잠을 자며 꿈을 꿀때 그냥 창가에 서 있기만 해도 좋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는 참으로 애틋하고 감미로운 구절이다.
죽기 얼마전에 마리아가 고백한 "나는 당신 것이에요. 그건 신의 뜻이에요. 지금 이대로의 나를 받아주세요. 내가 살아 있는 한 나는 당신 것이에요. 신께서 우리를 보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다시 하나되게 하시어 당신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게 되기를 빌게요." 가슴아파라.
이 책에는 워즈워드, 괴테,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시들이 나온다. 지금까지 읽어본 사랑을 이야기한 책중 가장 보석같은 책이라고 하면 어울릴까?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사랑, 깊이있는 사랑을 원하는 아름다운 청춘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왠지 써놓고 보니 나도 이미 구세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