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자 인사 발령이 났다. 제주도 여행중인 후배의 축하 문자에는 "너무 쎄게 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만 2년 2개월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2시간씩 운전하고, 후배의 공석으로 현재까지 4개월여를 혼자 실무를 해야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부터 머리속은 복잡. 두 몫을 하려니 늘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머리속엔 그 날의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바빴다. 다행히 대학 후배가 임시로 빈자리를 메꾸어 주었지만 행정적인 일이나 디테일한 부분은 늘 챙겨줘야 했다.
유치원생들에게 "책 읽어주는 사서선생님"이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싶었는데 초기 몇번의 기회 이외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도서관 프로그램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게 했으며, 한달에 2번씩이나마 들어갔던 유화반에는 수개월째 고개만 삐죽, 그저 행정사서로서 도서관 살림 꾸려나가기에 바빴다. 물론 그동안 전혀 해보지 않았던 행정, 예산 업무를 알게되었고, 예산이라는 딱딱한 분야에 조금은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 발령지는 충청북도교육청에 새로 생긴 "학교도서관 업무지원 및 독서교육" 파트. 그동안 장학사님이 맡고 있던 업무였는데 사서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법으로 사서가 처음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초창기엔 많이 힘들겠지. 아마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학교도서관 업무 지원과 배치되어 있는 사서교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것이 주 업무일듯. 생소한 분야라 한동안은 책과 씨름하면서 학교도서관 업무를 신속하게 익히는 것이 급선무.
걱정이 되어 요즘 밤새 뒤척인다. 예전에는 새로운 업무가 즐겁기만 했는데 나이가 든걸까?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