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자 인사 발령이 났다. 제주도 여행중인 후배의 축하 문자에는 "너무 쎄게 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만 2년 2개월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2시간씩 운전하고, 후배의 공석으로 현재까지 4개월여를 혼자 실무를 해야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부터 머리속은 복잡. 두 몫을 하려니 늘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머리속엔 그 날의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바빴다. 다행히 대학 후배가 임시로 빈자리를 메꾸어 주었지만 행정적인 일이나 디테일한 부분은 늘 챙겨줘야 했다.  

유치원생들에게 "책 읽어주는 사서선생님"이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싶었는데 초기 몇번의 기회 이외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도서관 프로그램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게 했으며, 한달에 2번씩이나마 들어갔던 유화반에는 수개월째 고개만 삐죽, 그저 행정사서로서 도서관 살림 꾸려나가기에 바빴다. 물론 그동안 전혀 해보지 않았던 행정, 예산 업무를 알게되었고, 예산이라는 딱딱한 분야에 조금은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 발령지는 충청북도교육청에 새로 생긴 "학교도서관 업무지원 및 독서교육" 파트. 그동안 장학사님이 맡고 있던 업무였는데 사서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법으로 사서가 처음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초창기엔 많이 힘들겠지. 아마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학교도서관 업무 지원과 배치되어 있는 사서교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하는 것이 주 업무일듯. 생소한 분야라 한동안은 책과 씨름하면서 학교도서관 업무를 신속하게 익히는 것이 급선무.

걱정이 되어 요즘 밤새 뒤척인다. 예전에는 새로운 업무가 즐겁기만 했는데 나이가 든걸까?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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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8-08-28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면서 변화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당 ^ㅇ^

세실 2008-08-29 23: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 변화를 느껴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아주 많이 힘들듯 합니다. 고난과 시련이예요. ㅠㅠ

글샘 2008-08-3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고육청으로 발령이 나셨군요. ^^ 거리는 가까워도, 퇴근이 더 늦어진다면...
고육청이 아닌 교육청에서 근무하시길 바랄게요.

세실 2008-08-31 13:18   좋아요 0 | URL
앞으로 최소한 2년은 고생해야 할듯.
그냥 맘 비우고 열심히 살렵니다.
읽고 싶은 책 이젠 사서 봐야 한다는 사실이 슬퍼요..
주말에 도서관을 이용하던지...히

하양물감 2008-09-06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늦은 댓글이 아니길 바라면서....씁니다...
저는, 새로 시작하는 분야나 파트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할일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할일이 많아서요...(^^) 여기서 제 셩격이 드러나죠...찾아서하기보다는 시키는 일을 더 잘하는....ㅋㅋㅋ
세실님은 어떤 자리에서건 그 존재감을 드러내실 수 있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화이팅입니다...

세실 2008-09-06 21:23   좋아요 0 | URL
ㅎㅎ 하루에 한번씩은 댓글 확인하고,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았으니 늦지 않았죠. 이제 일주일 된걸요. ㅎㅎ
저두 그렇긴 한데 기관이 크고, 무에서 유를 창출해야 하니 좀 걱정되긴 합니다. 올해 남은 기간이 고비일 듯 한데 뭐...그저 열심히 하면 되겠죠?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요즘 열심히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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