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무연구소
니노미야 토모코 글, 고현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은 "만화가 겸 술주정뱅이이자 음주가무 연구소장 니노미야 토모코"의 이야기.
노다메 칸타빌레를 그린 만화가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이 여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그녀가 술을 미치도록 사랑하기 때문.

암으로 죽으나 사고로 죽으나 술에 진탕 취해 하수구에 빠져 죽으나 다 마찬가지.
하수구에서도 웃으며 죽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멋진 인생!
맥도날드 직원처럼 웃으며 죽자!
술의 신 바커스가 날 지켜주고 있지 않은가!
.... 라는 것이 그녀의 인생관!!!

Ryu와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데,
난 어쩌자고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를 골라
이다지도 무료한 봄날을 보내고 있는고.
술에 관한 책이나 쌓아놓고 읽어야겠다.

그런데, "책"에 관한 책과 "술"에 관한 책은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걸까.
책에 마약 발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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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마지막 잔디밭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한양출판 / 1991년 11월
평점 :
절판


 

하루키의 책은, 판형이 달라지면서 제목이 바뀌는 경우가 꽤나 흔한 것 같은데
이런이런... 것 때문에 이 책을 대방역 헌책방에서 집어와 버렸다.
목차를 보아하니 캥거루 통신이니, 가난한 아주머니의 이야기니 하는
묘하게 익숙한 제목들이 많았지만, 뭐 설마설마 했던 거지요.

아니나 다를까. 한참을 읽다 아무래도 초면이 아니다 싶어서 책장을 뒤져보니...

 

이번에 산 건, 한양출판의 1판 6쇄본 (1996년),
예전에 산 건, 문학사상사의 초판본 (2003년).

이렇게 제목이 다른, 같은 책을 갖고 있는 것도 낭만적이란 생각이 든다.

같은 하루키의 책 중에서 나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대신, 그 전에 나왔던 <일각수의 꿈>을,
<노르웨이의 숲>대신, 나중에 나온 <상실의 시대>를 갖고 있다.
왠지 다 모으고 싶은 수집욕구가 발동하는 걸.

그런데.
제목을 정하는 출판인들의 의도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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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마지막 잔디밭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한양출판 / 1991년 11월
절판


"...삼십 년이나 사십 년 지나고 나서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 같은 것은 백 권에 하나 정도니까요."-164쪽

나는 항상 생각하지만, 물건을 받는 데 익숙하다는 것도 위대한 재능의 하나다.-165쪽

'재실'이라는 표찰이 걸려 있을 때, 나는 대개 사무실 비닐 소파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글렌 글드의 레코드를 듣고 있다. 나는 글렌 글드의 피아노를 무척 좋아한다. 글렌 글드의 레코드만 서른여덟 장이나 갖고 있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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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이대 하서명작선 60
하근찬 지음, 정호웅 해설 / (주)하서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대전시청 벼룩시장에서 그야말로 헐값에 건진 책.
여고생들이 박스에 책을 몇 권 담아놓고 500원, 1000원씩에 팔고 있길래
아이구야 이게 웬 횡재냐 하고 집어왔다.
여고생들 말고도 헌책을 파는 이들이 꽤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개장 시간에 맞춰서 1등으로 도착할 걸 그랬지.
점심 즈음, 근처를 지나다가 급작스레 벼룩시장을 기억해낸 어무이 때문에 가게 됐는데
전리품을 건진 건 다섯 식구 중 나 하나뿐.
비닐봉투 가득 책을 샀는데도 만 원도 안 했었지 아마.
어찌됐건, 나로서는 퍽이나 고마운 일.

<수난이대>는 고등학교 때 수능 준비 때문에 읽었던 작품이다.
그 때,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문학작품들 위주로 시험문제 낸다고 해서
이런 종류의 책 무지하게 팔았고, 무지하게 사댔다.
덕분에 이광수의 무정도 읽었고 사랑도 읽었고
심훈의 상록수도 읽었고 염상섭의 삼대도 읽었으니
이만하면 교육의 효과는 톡톡히 본 셈이려나?
그런데 한 가지 폐해라고 한다면,
요즘 서점에서 한국 근대 소설을 좀 살라치면
대부분 표지에 "고등학생이 꼭 읽어야 할"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는 것.
서른을 진작에 넘겨버린 나로서는 그 책을 지하철에서 읽는다는 건,
좀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 아닌가.
흠. 혹시 나를 여고생으로 봐줄지도 모르니 고마운 건지도. (어머나)

어쨌거나.

다시 읽으니 참 좋다.
단편소설은 모름지기 이래야지, 싶다.
요즘 쏟아져나오는 단편들은 대부분 사건 중심이라기보다는
현대사회를 사는 외로운 주인공들의 사유 세계를 따라가는 스타일이 많은데,
난 이런 "오리지날"스러운 단편이 더 좋달까.
게다가 <수난이대>는 읽고 나면 괜히 짠해진다.
 
그래. 단편이란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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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이대 하서명작선 60
하근찬 지음, 정호웅 해설 / (주)하서 / 2008년 6월
품절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ㅡ오ㅡ하고 슬픔을 토해 놓듯 비련의 시를 쓸 때는 오히려 우수가 더 짙어지는 것 같았는데, 한 편의 소설을 완결시키고 나니 마치 가슴속의 비애를 온통 내쏟아 버린듯한 개운함과 후련함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여제자>-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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