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부딪쳐라 - 위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힘
이명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의외로, 평전이나 자서전류의 책을 좋아한다는 걸 가끔 책장을 보면 느끼곤 하는데.. 이번에도 '이명박'이라는 개인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책 종류가 '자서전'류이기 때문에 선택한 케이스다. 세상에 제법 이름이 알려진 사람은 일단 훌륭하다고 치는 지극히 개인적인 습성상, 이명박도 욕을 많이 들을지언정 개인적으로는 참 대단하고 열정적이고 다부진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지인 중 하나는 내가 이번에 이 책을 샀다는 얘길 하는 즉시 '너랑 안 놀아' 라고 하던데, 일단 욕을 하더라도 알고 욕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주먹까지 불끈 쥐게 되니, 욕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도 얻고 삶의 의지도 얻고 독서로 인한 재미까지 얻고, 그야말로 일석삼조, 욕심쟁이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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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부딪쳐라 - 위기를 성공으로 이끄는 힘
이명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품절


실패를 걱정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집착해보는 것이 큰 성과와 보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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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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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처럼 사랑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때도 드문 것 같다. 책을 읽어도 다 내 얘기, 노래를 들어도 다 내 얘기, 철지난 섹스 앤 더 시티를 봐도 다 내 얘기 일색이다. 긍정적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상대를 이해하는 법도 배웠다는 점. 참을 인 자를 만 개쯤 그렸나보다, 그동안. 내적 성장에 알랭 드 보통 씨가 지대한 공헌을 했으니 참으로 고맙다.  

하지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여운이 너무 크고 길었던 탓일까. 전작에 비해 꽤나 말랑말랑하고 가벼워진 느낌이다. 철학적 사유는 줄어들었고, 스토리는 늘었는데, 공감 게이지는 전작에 훨씬 높게 주고 싶다.

주옥같은 구절들은 여전하다. 몽땅 밑줄 그어놓고 감상에 젖을 때 한번씩 훑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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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구판절판


워홀이 물감으로 한 일과, 오랫동안 있는 줄도 몰랐던, 코나 손의 점들을 애인이 칭찬해주는 일은 비슷하지 않을까?-30쪽

"...유혹하는 남자를 믿느냐 마느냐는 여성들의 영원한 고민이지요. 남자를 믿지 못한 채 좋아할 수도 있지만, 또 상처받는 것은 피하고 싶을 테구요."-60쪽

말은 커다란 체 같아서 앨리스가 아침에 느낀 짙은 행복감을 쏟으면 가여운 에릭에게 남는 것은 그녀의 기분이 아주 좋다는 사실뿐이었다.-78~79쪽

평소에는 멀쩡한 사람도 사랑을 하면 편집증에 걸리고, 별별 최악의 생각을 다 한다 - 그 남자/그녀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아, 싫증 내고 있어, 적당한 때가 되면 이 사람은 모든 걸 없던 일로 돌릴 거야...... 편집증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따르는, 극히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상대를 높이 평가하니 내가 버려질 가능성이 점점 커질밖에. 하지만 일단 재앙의 시나리오에 끌려들면 사랑은 상처를 악화시킬 뿐이다.-165쪽

특정한 학문 영역에는, 명쾌한 설명에 편견을 갖고 난해한 글을 존중하는 오랜 경향이 있다. 칸트나 헤겔, 후설, 하이데거의 빡빡한 글에 몰두하는 학자들은 그들의 뛰어난 발상에만 끌리는 게 아니다. 학자들은, 문외한은 알아들을 수 없는 배배 꼬인 언어를 헤치고서 그 사상을 찾아내는 작업의 순수한 어려움에 매혹을 느낀다.-193~194쪽

그 남자가 곧잘 무심해지거나 딴청을 부리거나 앨리스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는 것은 [예의 바르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 자신이 그만한 애정을 받아 마땅하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 남자는 감상에 뜨악해서 제대로 대응을 할 수가 없었고, 상대의 애정에 받아들이기 힘든 [그리고 못마땅한] 역겨움을 경험했다.-197쪽

몽테뉴는 수상록의 '고독에 관해'란 부분에서 이렇게 썼다. '한 사람이 소크라테스에게, 어떤 사람이 여행을 하고도 전혀 성숙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데려갔거든요.''-290쪽

누구와 사귈 때, 사람만 달랑 올 수가 없다 -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문화가 따라오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관습이 따라온다. 특정한 지역성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함께 온다.-298쪽

개성이란 읽는 이와 쓰는 이 양쪽이 다 필요한 언어와 같다. 일곱 살 아이에게 셰익스피어 작품은 말도 안 되는 허섭스레기이며, 만약 그의 작품이 일곱 살 아이들에게만 읽힌다면 셰익스피어는 그 아이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 마찬가지로 앨리스의 가능성도 애인이 공감해주는 한도에서만 뻗어나갈 수 있다.-318~319쪽

문제가 있는 사람[사랑을 받기만 하는 사람, 질투가 심한 사람, 감수성이 무딘 사람, 다른 성에 더 관심 있는 사람, 결국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사람......]을 사랑할 경우, "문제는 그의 탓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가장 흔한 반응이다. 물론 그에게 문제가 있지만, 그것은 그 성격의 중심적인 특질이 아니라 우연히 생긴 일면일 뿐이라는 것이다.-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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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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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던 새벽에 집어든 책. 그런데 몇 장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고 결국 밤을 꼬박 새고야 말았다. 케케묵은 '사랑' 이야기일 뿐인데, 진부하고 일상적인 '연애' 이야기일 뿐인데, 이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남자의 언어를 알아야 연애에 성공한다거나, 남자에게 잘 보이려면 이런 화장법과 이런 옷차림과 이런 화법에 능숙해져야 한다는 시중의 그렇고 그런 연애지침서들을 보란듯이 불태워버리고 싶을 정도다. 연애가 잘 안 풀릴 때마다 점집에 점을 보러 가는 대신 집어들었던 책들이었지만, 그것들이 한참이나 어린 연하 애인과 시시덕거리는 놀이 수준이었다면, 이건 다섯 수레의 책을 읽고 철학에도 조예가 깊은 연상의 남자와 수준높은 '어른의' 연애를 하는 느낌?!!

꽤 오래 전 일인데, SBS 야심만만에 최강희가 나와서 했던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었다. 그녀는 애인에게 '나는 너를 마시멜로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어느 책에서 읽었다며 닳고 닳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마시멜로한다는 말로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고.. MC와 게스트는 물론 방청객까지 순간 '오~' 하며 감동했었고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이런, 그게 알랭 드 보통의 책이었구나. 책 속 마시멜로 구절을 발견하면서 또 한 번 감동하고 말았다. 이것도 그들만의 '집안 언어'겠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마시멜로해 라는 말을 속삭이고, 오늘 상대를 좋아하는 정도를 10점 만점으로 점수화하고, 클로이 대신 티지라는 이름을 만들어주고.. 나는 집안 언어를 쓸 만큼 사랑에 빠졌던 때가 언제였던가 되돌아본다. 아, 3년이나 됐구나. 그와 내가 쓴 집안 언어들. 곰(고마워), 별(별 말씀을), 즐똥(화장실 주문) 등 지금 생각하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그때는 우리 둘만 아는 언어란 생각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곤 했다. 그 후로 두 번의 연애를 더 했지만 '집안 언어'는 쉽사리 나오기 힘들더라. 사랑을 하기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

간혹 올인하는 연애를 한 후 헤어질 때마다, 머리 밀고 절에 들어갈까, 죽어버릴까, 혹은 죽여버릴까 등등 온갖 험한 상상을 했었는데, 진작 이 책을 알았더라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영혼은 낙타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그 낙타는 시간을 따라 걸으면서 무거운 사랑의 짐을 내려놓고 오아시스까지 뛰어갈 수 있다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내가 죽으면 상대는 충격을 받겠지만 정작 죽은 나는 상대가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볼 수가 없고, 그 충격받은 모습을 보려면 살아 있어야 하고.. 죽느냐 사느냐 햄릿에 대한 대답은 사는 동시에 죽어야 한다는 것. 어렵지만, 위로가 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또 훌륭한 자살방지서다.

시작하는 연인들이라면, 격정적인 사랑 중인 연인들이라면, 헤어지려는 연인들이라면, 그리고 헤어져서 수렁에 빠진 연인들이라면, 알랭 드 보통에게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단체로 런던대학교에 유학이나 가자고 꾀고 싶다. 박식하고 착하고 분명히 잘 생겼을 알랭 드 보통,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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