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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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읽었었나, 누군가에 들었었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단편 중의 최고는 단연코 보르헤스의 픽션들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헌책을 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들고 있었다.
그만큼 진도가 쉬이 안 나갔다는 얘긴데...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혹은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만큼
나의 취향은 아니다. 

보르헤스, 혀가 입 안에서 토르르 굴러갈 만큼 사랑스러운 이름이지만
나는 두 번 다시 보르헤스의 책을 들지 않을지도 몰라.
첫인상이 중요하듯 첫책도 중요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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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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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어를 강조하기 위한 가장 뛰어난 방법은 그것을 <영원히> 생략해 버리거나, 췌사적인 은유, 또는 뻔히 드러나는 우회적인 언어에 호소하는 방법일 겁니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164쪽

물질적 세계가 정지해 버렸다.
<비밀의 기적>-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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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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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생각, 또 생각.

이곳은 과연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모르는 게 약인 모든 계급의 사람들에겐 유토피아일 것이고
'야만인 씨'에게는 장티푸스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떠나고 싶은 디스토피아.

요즘 동굴 속에 스스로 들어가 닫혀라 참깨를 외친 나는,
멋진 신세계에서 알파 계급으로 환생하고 싶다.
지금 현실 속의 나는 검은 옷의 엡실론 계급 사람들처럼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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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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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 결함은 일종의 의식의 과잉을 낳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뿐만 아니라 역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의식의 과잉은 그 자체의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고독을 택하고 스스로 눈과 귀를 멀게 하여 인위적인 금욕주의적 불능자로 만든다.-87쪽

"하지만 저는 불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 총통이 말했다.
"우리는 여건을 안락하게 만들기를 좋아하네."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 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 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야만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무스타파 몬드는 어깨를 추슬렀다.
"마음대로 하게" 하고 그가 말했다.-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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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전 창비교양문고 6
염상섭 지음 / 창비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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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지식인이라 '자칭'하는 '남자'들의 속내가 어떠한지는
마지막에 주인공 이인화와 큰집 형님이 정거장에서 나눈 대화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인화는 동경 W 대학 문과에 재학중인 유학생이다.

차가 떠나려 할 제 큰집 형님은 승강대에 섰는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서며,
"내년 봄에 나오면 어떻게 속현할 도리를 차려야 하지 않겠나?"
하고 난데없는 소리를 하기에 나는,
"겨우 무덤 속에서 빠져나가는데요? 따뜻한 봄이나 만나서 별장이나 하나 장만하고 거드럭거릴 때가 되거든요!......"
하며 웃어버렸다.


에라이 몹쓸놈의 지식인 식키.
내자가 숨이 끊어진다고 전보를 쳐대도 슬렁슬렁 마지못해 귀국하더니
간다는 놈이 하는 소리가...
그래. 네 덕분에 식민지 조선의 암담했던 현실을 비로소 알겠구나.

재미있는 건, <만세전>의 원래 제목이 <묘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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