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읽었었나, 누군가에 들었었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단편 중의 최고는 단연코 보르헤스의 픽션들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헌책을 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들고 있었다. 그만큼 진도가 쉬이 안 나갔다는 얘긴데...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혹은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만큼 나의 취향은 아니다. 보르헤스, 혀가 입 안에서 토르르 굴러갈 만큼 사랑스러운 이름이지만 나는 두 번 다시 보르헤스의 책을 들지 않을지도 몰라. 첫인상이 중요하듯 첫책도 중요한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