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전 창비교양문고 6
염상섭 지음 / 창비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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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지식인이라 '자칭'하는 '남자'들의 속내가 어떠한지는
마지막에 주인공 이인화와 큰집 형님이 정거장에서 나눈 대화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인화는 동경 W 대학 문과에 재학중인 유학생이다.

차가 떠나려 할 제 큰집 형님은 승강대에 섰는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서며,
"내년 봄에 나오면 어떻게 속현할 도리를 차려야 하지 않겠나?"
하고 난데없는 소리를 하기에 나는,
"겨우 무덤 속에서 빠져나가는데요? 따뜻한 봄이나 만나서 별장이나 하나 장만하고 거드럭거릴 때가 되거든요!......"
하며 웃어버렸다.


에라이 몹쓸놈의 지식인 식키.
내자가 숨이 끊어진다고 전보를 쳐대도 슬렁슬렁 마지못해 귀국하더니
간다는 놈이 하는 소리가...
그래. 네 덕분에 식민지 조선의 암담했던 현실을 비로소 알겠구나.

재미있는 건, <만세전>의 원래 제목이 <묘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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