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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 미국 정신의 르네상스를 이끈 우정
하몬 스미스 지음, 서보명 옮김 / 이레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지극히 편애하는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이 책엔 소로우와 그의 열두 살 연상(?) 친구 에머슨의 관계가 온갖 자료를 토대로 해서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소로우의 인생에서 에머슨을 뺀다면, 어쩌면, 그래선 안 되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월든>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에머슨은 지식의 성장이나 사상의 확립에 있어서 소로우에겐 중요한 인물.
아, 그리고 좀 쪼잔한 이야기긴 하지만, 에머슨에게서 빌린 10달러가 아니었다면
월든호수의 오두막에서 처음 8개월간을 버텨낼 수도 없었을 테니까.
물론 소로우는 순전히 자기가 번 돈 13달러 34센트라고 했지만.
그런데 왜 난 이 부분에서 소로우가 귀여운 걸까. 아아앙아아아.
이 이야기는 183쪽에 나와 있다.
그리고 소로우의 지출내역을 보고 싶다면 <월든> 85쪽을 보면 된다. (이레출판사)
이 책에는 사진 자료도 꽤나 많이 들어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아, 그런데 그 중 많은 것들이 콩코드 공립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이라는데,
거기까지 언 발로 갔다 온 나는 왜 못 보고 온 거지.
사실은 콩코드 국립 박물관(?)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월든 호수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온 탓에 이미 날은 어둑어둑,
전화해 보니 박물관 문은 30분 후에 닫는다는데, 가는 시간만 20여 분.
결국은 가는 길목에 있던 콩코드 공립 도서관에 간 거였는데, 이건 그야말로 천우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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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공공 도서관보다 훨씬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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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내가 지향하는 '꿈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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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소로우의 방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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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미 시간이 늦어서 관람 시간은 지났지만,
도서관 사서랑 친한 홍반장 스타일 아주머니 덕분에 길도 안내받고 도서관도 VIP급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저 방 하나 가득, 소로우의 친필 사인이며 그의 가족들 사진, 심지어 오두막을 지었던 잔해까지 남아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이 책에 나온 그의 여동생이나 아버지 사진들은 못 보고 왔다는 것.
그건 다른 방에 있었나?
미리 읽고 갔더라면 '이것도 보여주세요, 그것도 보여주세요' 하며 한껏 까탈스럽게 굴 수 있었을 텐데...
다음에 월든에 간다면, 그 땐 이 책도 필독하고 가야지. 암, 물론.
읽고 싶은 책도 하나 늘었다.
소로우가 읽고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랠프 왈도 에머슨의 <자연>.
에머슨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정작 그의 책을 읽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