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구판절판


사랑에 빠지면 고통이 시작된다. 사랑의 고통이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의 몫이다.-50쪽

"나이가 좀 들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알게 된 게 하나 있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모든 게 간단해지는 것 같아. 뭔ㄱ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원래 그럼 사람이려니 하면 그만이거든. 마찬가지로 누가 나에 대해 뭐라고 해도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야."-63쪽

영국 속담에 1주일 동안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라는 말이 있다.-102쪽

의심이란 그런 것이다. 행동을 의심하게 되고 행동에 꼬투리 잡을 것이 없으면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의도마저도 결백이 입증되면 그다음에는 무의식을 의심하게 된다.-226쪽

한 사람이 알게 되면 이내 열 사람이 알게 된다. 그 다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만 모르게 된다.-311쪽

"사는 게 원래 그런 거 아닌가요. 삶의 계획을 미리 세운다 해도 사실은 모두가 다 그때그때만 넘기면서 살아가는 거 아닌가요."-321쪽

로버트 하인라인이 1961년에 발표한 소설 Stranger in a Strange Land는 SF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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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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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맞다면, 예전의 그 대단했던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는
장서희가 자신의 친아빠한테 눈 시퍼렇게 뜨고 대들면서 장장 10여분 이상을 기관총처럼 쏘아댄 장면이 있었다.
몇십년간 말하지 못했던 모든 울분과 한과 노여움과 증오, 그리고 서운함까지 그 안엔 다 들어있었다.
씬도 바뀌지 않고 그냥 그 낡은 집의 주방에서만 이루어진 장면이었는데, 와우 그 폭발력이란.
아마 그 씬은 두고두고 회자됐었지.

96쪽에서 월터가 키티한테 드디어 하고야 마는 말.
후련함으로 따지자면 장서희의 100배다. 
그런데 나는 속시원하기도 하면서 가슴이 미어지더라.
아, 불쌍한 월터.
나는, 키티보다는 월터 편이다.

서머싯 몸은 단테의 신곡 중 <연옥편>의 한 구절을 이 소설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바람 피운 게 분명한 아내를 차마 죽일 수는 없어서 다른 고장으로 데려가 서서히 죽이려 하는 남편.
하지만 마음대로 죽어주지 않자 결국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만다는.
그런데 어쩌자고 서머싯 몸은, 아내가 아닌 남편, 그러니까 키티가 아닌 월터를 죽게 했을까.
다시 말하지만, 나는 정말로 월터 편.
바람 피는 건 사형에 처할 정도로 중죄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내가 바람 피고 안 들키는 건 제외시킵니다.

참, 앞표지의 그림은 게오르게 람베르트의 <헤라>다.
꽤나 어울리는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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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셋 모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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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에게 피아가 이탈리아 시에나의 귀부인이며 남편이 그녀의 부정을 의심했지만 그녀의 가족들이 무서워 그녀를 죽이지는 못하고 마렘마에 있는 자기 성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의 유독한 가스를 이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죽는 데 시간을 너무 오래 끌자 조바심이 난 그는 그녀를 창밖으로 던져 버렸다고 한다.

<저자의 말 - 현대의 키티로 태어난 신곡의 피아>-10쪽

"나는 당신에 대해 환상이 없어. 나는 당신이 어리석고 경박한 데다 머리가 텅 비었다는 걸 알고 있었어. 하지만 당신을 사랑했어. 당신의 목적과 이상이 쓸데없고 진부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당신을 사랑했어. 당신이 이류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하지만 당신을 사랑했어. 당신이 기뻐하는 것에 나도 기뻐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내가 무지하지 않다는 걸, 천박하지 않다는 걸, 남의 험담을 일삼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멍청하지 않다는 걸 당신에게 숨기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생각하면 한 편의 코미디야. 당신이 지성에 얼마나 겁을 먹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당신이 아는 다른 남자들처럼 당신에게 바보처럼 보이려고 별짓을 다했어. 당신이 나와 결혼한 건 편해지기 위해서라는 걸 아니까. 그래도 나는 당신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어.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사랑에 보답받지 못하면 불만을 풉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어..."-96쪽

"현실의 땅 위에 조용하고도 평화롭게 걸어다니는 사람은 부인과 내가 유일합니다. 수녀들은 하늘 위를 걷고 당신 남편은...... 암흑 속을 걷죠."-145쪽

"내가 그녀를 정말 떠나면, 결단코, 그녀가 자살할 거라는 데 추호도 의심이 없어요. 나에 대한 원망 때문이 아니라 그녀는 나 없이는 살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을 알게 되면 흥미로운 느낌이 들게 마련이죠. 어쩔 수 없이 어떤 의미가 생긴다고나 할까요."-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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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 미국 정신의 르네상스를 이끈 우정
하몬 스미스 지음, 서보명 옮김 / 이레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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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극히 편애하는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이 책엔 소로우와 그의 열두 살 연상(?) 친구 에머슨의 관계가 온갖 자료를 토대로 해서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소로우의 인생에서 에머슨을 뺀다면, 어쩌면, 그래선 안 되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월든>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에머슨은 지식의 성장이나 사상의 확립에 있어서 소로우에겐 중요한 인물.
아, 그리고 좀 쪼잔한 이야기긴 하지만, 에머슨에게서 빌린 10달러가 아니었다면
월든호수의 오두막에서 처음 8개월간을 버텨낼 수도 없었을 테니까.
물론 소로우는 순전히 자기가 번 돈 13달러 34센트라고 했지만.
그런데 왜 난 이 부분에서 소로우가 귀여운 걸까. 아아앙아아아.
이 이야기는 183쪽에 나와 있다.
그리고 소로우의 지출내역을 보고 싶다면 <월든> 85쪽을 보면 된다. (이레출판사)

이 책에는 사진 자료도 꽤나 많이 들어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아, 그런데 그 중 많은 것들이 콩코드 공립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이라는데,
거기까지 언 발로 갔다 온 나는 왜 못 보고 온 거지.
  

사실은 콩코드 국립 박물관(?)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월든 호수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온 탓에 이미 날은 어둑어둑, 
전화해 보니 박물관 문은 30분 후에 닫는다는데, 가는 시간만 20여 분.
결국은 가는 길목에 있던 콩코드 공립 도서관에 간 거였는데, 이건 그야말로 천우신조!

뉴욕 공공 도서관보다 훨씬 예쁘다.



그야말로 내가 지향하는 '꿈의 도서관'!


 

게다가 소로우의 방이 따로 있다!



물론 이미 시간이 늦어서 관람 시간은 지났지만,
도서관 사서랑 친한 홍반장 스타일 아주머니 덕분에 길도 안내받고 도서관도 VIP급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저 방 하나 가득, 소로우의 친필 사인이며 그의 가족들 사진, 심지어 오두막을 지었던 잔해까지 남아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건, 이 책에 나온 그의 여동생이나 아버지 사진들은 못 보고 왔다는 것.
그건 다른 방에 있었나?
미리 읽고 갔더라면 '이것도 보여주세요, 그것도 보여주세요' 하며 한껏 까탈스럽게 굴 수 있었을 텐데...
 

다음에 월든에 간다면, 그 땐 이 책도 필독하고 가야지. 암, 물론.
 

읽고 싶은 책도 하나 늘었다.
소로우가 읽고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랠프 왈도 에머슨의 <자연>.
에머슨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정작  그의 책을 읽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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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 - 미국 정신의 르네상스를 이끈 우정
하몬 스미스 지음, 서보명 옮김 / 이레 / 2005년 12월
절판


훗날 그는 <자연>이란 책으로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노라고 고백했다.-20쪽

"에머슨은 주변 사람들이 대개 자신을 모방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감에 찬 사람을 보면 신선함을 느꼈다."-130쪽

"헨리는 섬세하고 예리하게 자연을 관찰한다. 이런 특이한 관찰자는 독창적인 시인만큼이나 드물다."-130쪽

지적인 대화가 우정을 다져주는 것이라면, 사상이 완전히 일치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원인을 정확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 관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일이었다.-136쪽

에머슨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사'가 될 수 있는 글들을 쓰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집필 습관은 "별다른 연결점이 없는 수많은 주제의 글을 많이" 쓰면서 많은 분량을 "균형감과 일관성을 기준으로 줄여가는 것"이었다.-174쪽

헨리가 월든 호수로 옮긴 얼마 뒤 에머슨은 유언장을 고쳐 그 '외딴 집'의 땅을 헨리에게 상속했다.-183쪽

헨리는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서 처음 8개월을 지내는 데 필요한 생활비가 손수 일해서 번 13달러 34센트뿐이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그 중 10달러는 에머슨에게 빌린 돈이었다. (이레출판사의 월든 85쪽)-183쪽

"[소로우는] 고독을 생활을 즐기고 비사교적이고 침묵을 즐기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만 자신의 말은 아끼는 게 습관이 돼 있다. 말을 해야 할 때도 침묵했다. 그러나 한 번 말문을 열면 어떤 꾸밈도 없는 단순명료한 진실이 튀어나왔다."-227쪽

어느 날 야외소풍에서, 에드워드가 넘어져 열심히 딴 허클베리를 쏟아버렸다. 소로우는 우는 아이를 껴안고 내년에 더 많은 열매를 따려면 이렇게 일부는 땅에 흩어놓아야 한다고 위로했다. "바로 이 자리에 가지가 무성해져 베리가 잔뜩 열릴거야. 그럼 그게 다 네 덕이지." 이 말에 에드워드는 곧 밝아졌다.-258쪽

<월든>은 '책의 주인공'과 '현실의 소로우'를 혼동하게 한다는 평이 있다. 소로우의 경험에 기초한 책이지만, 내용이 서술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주인공은 실제보다 더 위대한 인물이었다. 이 "헨리 소로우"는 다른 이들의 삶을 좌우하는 사회 경제제도에서 벗어난 사람, 주변상황을 통제하는 사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일상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볼 충분한 근거를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또한 자연과 신비적인 관계를 유지해가면서도 그것을 엄밀한 눈의 과학적 관찰로 탐구해가는 자연주의자였다. -266쪽

소로우의 <월든>은 첫 일기를 쓴 1837년부터 해온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서 <콩코드 강과 메이맥 강에서의 일주일>보다 더 폭넓고 다양한 지지를 받았다. 출판사는 책이 첫 해에 738권밖에 팔리지 않아 실망했지만, 소로우는 독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데서 용기를 얻었다. 하버드 대학의 한 학생은 당시 캠퍼스에서 자주 들리는 질문은 "소로우란 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273쪽

그는 최후의 나날을 끝없는 피로 속에서 보냈지만 끝까지 여유를 잃지 않았다. 5월 6일 소피아에게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의 마지막 장을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나슈아 어귀를 지나쳤고, 곧 새먼 부룩도 지나칠 즈음, 우리의 배를 가로막는 것은 바람밖에 없었다." 이때 그는 나직이 중얼거리듯 이야기했다.
"이제야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군."
그리고 잠시 후 숨을 거두었다.-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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